우리가 전쟁과 빈곤에 허덕이고 있을 때, 필리핀은 아시아 선진국이었다. 풍부한 광물과 천연 및 해양자원에 비옥한 토지 등 천혜의 혜택은 미국의 원조를 만나면서 제조업 성장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최소한 1970년대 이전까지는 아시아 경제를 이끄는 경제 선도국이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창설을 주도한 국가였다. 이제는 아시아 빈국 중 하나로 전락, 반세기 만의 롤러코스트다. 국민들은 일본이나 한국 대만 등지에 흩어져 단순막노동을 하거나 가정부로 일하고 있다. 이들이 송금하는 돈이 필리핀 전체 GDP의 10%를 넘을 정도라고 한다. 종교·인종적 갈등과 반군 활동으로 인한 끊임없는 유혈사태는 물론, 정부의 통제권이 미치지 않는 지역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 나가던 필리핀을 누가 망가뜨렸을까. 그 안에는 장기독재와 실패한 경제정책, 부정부패로 점철된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부인 이멜다가 있었다는 사실을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GNI)이 2만달러를 넘나들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세계 속에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한민국 호’를 파멸로 이끌…
‘엘니뇨(El Nino)’는 원래 19세기 페루 어부들이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적도 부근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따뜻한 바닷물을 지칭하던 명칭이었다. 엘리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또는 ‘아기예수’라는 뜻으로 남아메리카 열대지방의 서해안을 따라 흐르는 바닷물이 유난히 따뜻해지는 이례적인 현상을 말한다. 엘리뇨와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주변보다 낮은 상태로 일정기간 지속되는 현상을 ‘라니냐(La Nina,여자아이)라고 한다. 라니냐는 엘니뇨가 시작되기 전이나 끝난 뒤에 찾아오는 경향이 있다. 엘니뇨가 기온 상승을 불러 폭우와 가뭄 등의 이상 기온 현상을 일으킨다면 라니냐는 기온 하강을 불러 해당 지역마다 반대의 기온 현상을 일으킨다. 미국 미주리 주에서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 토네이도가 600여차례 발생했다. 조플린 시에서만 138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기록적인 폭우로 미주리 강이 범람하며 최근까지도 물난리가 계속되고 있다. 호주에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내린 폭우로 독일과 프랑스를 합친 면적에 해당하는 지역이 침수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우리나라에 때 아닌 태풍이 찾아왔다. 올해 5번째로 발생한 태풍 메아리는 6월 태풍으로
혈연·지연 ·학연 등 일차 집단적 연고를 다른 사회적 관계보다 중요시하고, 이런 행동양식을 다른 사회관계에까지 확장·투사하는 문화적 특성을 말한다. 연고주의의 뿌리는 가족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연고주의는 조직 내에 가족적·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해 인간 관계를 개선하나, 파벌적·할거주의적 행태를 조장함으로써 대내외적 정책 및 조직관리의 공평성과 합리성을 저해하는 역기능을 초래한다. 현실의 우리사회 문제는 아직도 혈연, 지연, 학연 등의 끈을 우선하는 연고주의가 만연하는데 있다. 객관적 원칙이나 합리적 능력평가보다는 어느 지역, 어디 학교, 어떤 부처 출신이냐가 우선기준이 되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친다. 왕따는 아이들이 아니라 지도자들이 만들어 내는 부정의 산물이다. 특정부처나 고시출신들의 패거리 문화, 정실인사, 법조삼륜의 유착관행이 다반사다. 요즘 여기저기서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야기로 시끌시끌하다. 정치권에서도 서로 “네 탓”이라고 떠넘기기 바쁘다. 어디서도 “그래 우리 탓이다”라고 하는 곳이 없다. 왜냐하면 모두가 가족관계는 물론 정계, 재계, 학계가 얽히고 설켜있는 연고주의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평소엔 국민의식의 선진화를 역설하다가도 정작 투표할 때는 ‘우
처음엔 누구나 잘 하지만 끝까지 잘하는 예는 드물다. 누구나 일을 시작할 때는 잘 하지만 그 시작했던 마음을 끝까지 지속하려 고 유지히는 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고 하면 처음은 그 일을 성공하기 위해서 긴장하고 열정을 쏟아부어 성공할 확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이 계획대로 순탄하게 잘 되어가면 마음이 느슨해지고 나태해지게 된다. 이 때에 실수가 생기고 일이 꼬여들게 된다. 이럴 때 ‘처음처럼’이라는 마음을 다잡아 있는 힘을 다한다면 바로 세울 수가 있겠지만 방심하거나 쓰러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된다. 우리 인간의 행로를 가로막는 벽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을 없으니 벽이라기보다 성공하기 위한 과정을 겪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성공이란 가장 끈기있는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생은 실패할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할때 끝나는 것이다. 유정유일(惟精惟一) ‘오직 정성을 다해 한결같이’란 뜻으로 처음처럼이란 말과도 통한다. /근당 梁澤東 한국서예박물관장
실재를 넘어선 예술 세계, 순수한 관능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 마음의 눈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 신현옥(61). 그의 시리즈 ‘현유도(琅流道)’를 보면 긴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강건함과 필치에 묻어나는 열정을 느낀다. 일상의 아름다움과 인간에의 순수함 등 서정적인 풍요로움을 화폭에 담아내는 신현옥 작가가 1일부터 8일까지 서울 아산병원갤러리에서 ‘현유도(琅流道)’ 전을 연다. 전시는 서울 초대전에 이어 12일부터 17일까지 수원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열려 경기도민에게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현재의 올바른 마음을 가지고 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항상 긍정적으로 정도를 갈 수 있게 하는 예술적 수양과 깊은 내면의 다짐을 뜻하는 현유도(現流道)의 뜻처럼 풋풋함을 가진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세월의 시간 속에 성숙함이 묻어나는 작품들을 공개한다. 신 작가의 그림 속 정물화는 기존의 정물화가 요구하는 여러 가지 조형적인 패턴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자기만의 감각을 살리고자 하는 그녀의 의지가 힘으로 변환되어 삶의 활력을 이끌어내는 힘이 느껴진다. 그림이란 아름다움을 통해 정서적인 순화를 유도하든지, 또는 넘치는 에너지로 피곤한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정화기
아름다운 계절 산속에서 불어오는 산바람과의 맞으며 산행을 즐기는 것은 건강에도 좋고 기분도 상쾌하게 만드는 우리의 휴식처이자 안식처다. 직장인들의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말끔하게 씻어주는 산행을 무턱대고 해서는 사고위험 등 안전하게 즐길 수 없다. 특히 요통이 있다면 배낭의 무게나 등산 자세까지도 신경 써야 한다. 산행은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는 운동이므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넘어지거나 발을 헛디뎌 다칠 위험이 많고, 산행 내리막길에서 발목이나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평지의 3배 이상이다. 그래서 산을 내려온 뒤 며칠씩 다리가 찢어질 듯한 근육통 등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부작용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을까? 산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천히 걷는 것인데 평지 보행의 절반 속도로 해야 한다. 따라서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면 무릎관절에 부담이 심해진다. 또한 체력을 과신하기위해 빠른 속도로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이 많다. 이 과정에서 체력 소모가 심해지고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 산행도 기술이다. 비슷한 체력인데도 어떤 사람은 가볍게 산을 오르고, 어떤 사람은 죽을힘을 쓰며 오른다. 어떻게 하면 힘들이지 않고 산
모든 기업에서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몇 개든 자유롭게 만들 수 있게 됐다. 노조법 제정으로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된 지 14년 만이다.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로 법적 근거를 만들어놓고도 오랫동안 시행을 유보했던 것은 국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개정 발효된 노조법에 따라 복수노조제가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관심의 촛점은 삼성에 노조 깃발이 꽂힐지 여부다. 삼성 미래전략실과 각 계열사 경영진이 초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이니만큼 노조 설립을 물리적으로 막거나 방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계열사에 노조가 생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은 ‘무노조’ 또는 ‘비노조’ 그룹으로 알려졌지만, 78개 계열사 가운데 실제로는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정밀화학, 삼성메디슨, 호텔신라, 에스원 등 7곳에 노조가 있다. 이들 노조는 동방생명, 국제증권, 안국화재, 한국비료, 메디슨 등을 인수·합병해 계열사에 포함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설립된 노조가 유지되고 있거나 노조원이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30여명인 ‘무늬만 노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여덟 번째 노조 깃발이 삼성에 꽂힐 지
수원시가 경기지역 야구팬들의 숙원인 제10구단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수원시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 계획안을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안을 통해 수원시는 기존야구장에 200억원을 들여 스카이박스와 풀컬러 동영상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기존 수원구장을 리모델링하고 10구단 창단 기업에 야구장 명칭사용권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수원·화성·오산 통합시대에 대비, 새로운 야구장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야구장 장기임대(3~25년)를 통해 신생 구단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제안 내용을 보면서 수원시가 얼마나 제10구단 유치에 열정적인지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수원시는 시민이 참여하는 '10구단 추진위원회'도 내달 중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수원은 10구단이 올만한 도시다. 인구가 110만명이나 되며 인근 화성과 오산, 용인, 평택, 안양, 군포, 시흥 등 한수 이남의 야구팬들을 흡수할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또 임시연고지였다고는 하나 한국시리즈를 수차례 제패한 현대 유니콘스가 홈구장으로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침엽수, 가지마다 얽혀있는 넝쿨 식물의 춤사위는 바람의 리듬을 타고 더욱 현란하게 일렁거린다. 햇살이 가려진 음지로 드는 순간,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이 연상됐다. 얼기설기 얽힌 나무사이로 등허리를 아찔하게 날아오르는 아바타에 나오는 이크란의 날갯짓이 펼쳐질 듯 바람조차 술렁거리는, 6월이지만 제법 쌀쌀한 날씨. 알프스산자락은 똬리를 튼 길을 굽이굽이 내어놓았고 우리는 그 품속으로 유유히 접어들었다. 유학중인 딸을 만나러 생전 처음으로 파리에 갔다가 온 가족이 함께 스위스의 알프스산을 오른 날이다. “딱 한 시간이라도 알프스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는 아들의 제안에 우리 가족은 다음 역까지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 시간으로는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알프스의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었다. 자연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신선한 바람과 공기 그리고 그것을 통해 얻는 행복감이 아닐까. 온 몸으로 쏟아지는 산소덕분인지 힘든 줄도 모르고 걷고 또 걸었다. 길섶에 나앉은 민달팽이, 이름 모를 나비, 야생화에 묻혀 앞서거니 뒤서거니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는 우리는 이미 알프스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발등 뼈가 부러진 부상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