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부터 오는 일상의 번거로움 속에서도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는 38개 사업지역에서 도시재생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공사례를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도시재생법 제2조). 인간의 공동생활을 위한 구성체를 사회라 부른다. 그리고 사회에는 항상 사회적 규범과 사회법이 따른다. 과연 이 규범과 법의 근본정신이 무엇일까. 사회 속 인간은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꼴을 갖추어야 하며 그 가운데 생활 지역이 구분되고 삶의 터전이 마련됨으로써 인간은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가르침이 있고 지혜가 흘러나오는 사회, 인간들의 사회의식을 깨우쳐주는 사회, 잘못된 제도나 관습을 바로잡아 가는 사회가 우리가 바라는 사회일 것이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는 사회 안에서 시민들이 추구해야 할 바는 무엇일까? 도시 속에서 시민에게 주어지는 역할과 책임
얼마 전 자영업자가 하루 평균 609명꼴로 폐업자 신세로 전락하며, 가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창업에 나설 때는 누구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지만 현실의 경쟁은 얼마나 치열하고 냉혹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물며 수많은 임직원이 함께 운영하는 거대 기업은 오래 살아남기가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재벌닷컴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2만2637개 기업을 대상으로 생존주기를 파악한 결과, 평균 17.6년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가 집계한 국내 10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28.8년으로 조사되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일본 3만 3079개, 미국 1만 2780개, 독일 1만 73개, 네덜란드에는 3357개사가 창업 후 100년 이상 생존해 있다. 장수기업 범위를 ‘200년 이상’으로 좁혀보면, 일본 3937개, 독일 1563개, 프랑스 331개, 영국 315개, 네덜란드 292개 등이다. 중국도 200년 업력을 지닌 기업이 9개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어디일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1위 기업은 두산이다. 1896년 서울 종로에서 면직물을 판매하는 ‘박승직 상점’으로 시작해 125년 동안 맥을…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복지관, 체육시설 등이 공공시설들이 다시 문을 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 가운데 몇몇 공공시설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미 재개관되어 운영 중이다. 프로야구도 26일부터 10% 제한 입장을 시작했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공공시설 운영과 공공행사가 중지됐다. 그러나 지난 20일 최근 수도권 내 확진자 발생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 공공시설·행사를 운영하도록 했다. 물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모든 공공시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소독하고, 발열 체크를 한 후 입장할 수 있다. 관리자 안내에 따르지 않으면 시설 이용이 제한된다. 정부의 공공시설 운영 재개 발표에 경기·인천지역 지방정부들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을 중단했던 공공시설을 속속 재개관하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공공 실외체육시설 172개소와 실내체육시설 23개소는 운영을 재개했으며 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경로당, 주간보호시설, 장애인 복지시설도 문을 열었다. 동 주민자치센터는 수강생을 모집한 후 프로그램 운영을 재개 한다. 공연장, 전시·관람 시설, 교육·체험시설은 운영 관련 위험도를 자체 평
귀하는 특별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1998년 8월 집중호우로 많은 수해를 입은 동 주민의 손과 발이 되어 수해복구 작업에 많은 힘을 경주하여 조속한 시일에 복구되어 생업에 종사토록 한 공로에 보답고져 동 주민들의 정성을 모이 본 패를 드립니다. 1998년 10월 10일 동두천시 생연4동 11통 주민 일동. 이 패를 시청 월례조회에서 전하시겠다 하시므로 아니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동장근무를 마치고 수원으로 복귀하면서 소중하게 품에 간직하였다. 1998년 동두천 수해는 아주 심했다. 당시에 동사무소 공무원들이 모두 나서고 시청에서 지원나온 공무원들의 힘을 보태서 이재민을 구호하고 피해를 복구하였다. 중간에 공무원들이 힘들다 할때마다 참고 견디자 말했다. 22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어르신들과 1년에 두세번 통화를 하고 한두번은 상호 방문을 한다. 지난해 장인의 빈소에도 여러분이 오셨고 당시의 공무원중에도 간부가 되어 먼 길을 달려왔다. 발령이라는 것은 인사부서의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이러저리 결정되는 것이지만 그 발령장 이후의 상황은 참으로 긴긴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운명적인 일이라고도 한다. 이후에 더 큰 인연으로 만나게 된 것도 이미 그런 운명이 있
코로나19의 위기로 시장경제와 기술산업 쪽에서 변화의 강력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재택근무와 원격노동을 더욱 쉽게 만들 사회연결망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생활의 혁신, 소비의 혁신, 시민사회의 혁신이 이러한 ‘접속’의 산업을 타고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다음으로, 보험과 안전 분야의 서비스가 꾸준히 발달하고 있다. 2014년 메르스와 세월호 사건 이후 한국사회는 공공영역에서 안전문제를 강조했다. 이를 받쳐주는 서비스군이 발전했다. 보장과 보안, 경호 등의 분야 서비스가 발전하고 일반 시민들이 소비하는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재난으로 훼손된 것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기술, 이에 관련된 보험 서비스 등도 가시적인 변화를 보일 것이다. 핀테크, 블록체인을 비롯하여 공인, 보증에 관련된 기술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으며, 금융거래, 공유경제 등에서 개인재산의 보장과 안전에 관련된 각종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게 된다. 한편으로,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생태환경에 관한 시민운동이 주류 사회운동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시적 현상은 아니다. 이는 환경기술, 생태적 기술이라고 부르는 분야를 발전시키고 있다. 에너지, 바이오, 쓰레기저감, 보건, 의약 등을 아우
골목은 집과 집이 돌아앉은 등뼈 같다. 깜깜한 밤, 돌아앉은 집의 온기는 담 안으로 고이고, 온기로부터 소외된 골목에 가로등 불빛만 서성인다. 서성이는 것들은 서성임으로 고독을 견디는 법이어서 멈추지 못하고 담을 따라 걷는다. 돈벌이에 지친 살림살이가 좁은 담과 담 사이를 따라 길이 되어 흐른다. 돌아앉은 등뼈와 등뼈 사이에서 기도할 의미조차 상실한 길이 고개를 수그린다. 골목길이 꾸부정 걷는다. 반듯하게 걸을 수 없어서 골목길이 내뱉는 숨소리는 고달프다. 비틀리고 꾸부정한 골목길을 걸을 때, 걷는 것들의 어깨는 담과 담의 틈에 짓눌려 주눅이 든다. 내 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떠날 때, 아버지는 지금의 내 나이보다 한참 젊었다. 나보다 젊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건 암癌때문이었다. 위장에서 시작한 암은 췌장과 소장을 따라 번지다가 길을 잃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흩어진 암세포들은 죽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아서, 멀쩡해야 할 정상세포를 차례로 죽였다. 세 번째로 수술대에 올랐을 때, 의사는 손을 쓰지 못하고 열었던 수술 부위를 그냥 덮었다. 마약성분이 첨가된 진통제를 처방 받았음에도 퇴원한 아버지는 한 달을 버티지 못했다. 숨을 거둬들일…
염태영 수원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했다. 그리고 첫 관문인 예비경선을 통과, 내달 29일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게 됐다. 염 시장은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에서 지방정부 수장으로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했다. 선출직 5명을 뽑는 본선에서는 염 시장과 함께 노웅래(4선·마포갑)·이원욱(3선·화성을)·김종민(재선·논산계룡금산)·소병훈(재선·경기광주)·신동근(재선·인천서을)·한병도(재선·익산을)·양향자(광주서을)의원 등이 올랐다. 그러나 재선의 이재정 의원(안양동안을)은 탈락됐다. 이의원은 그동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에다가 당 대변인까지 역임한 터여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기초정부 시장인 염태영 수원시장이다. 염 시장을 제외하곤 모두 현역 국회의원인데다 염 시장의 전국적인 지명도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본선에서 최고위원으로 뽑힌다면 기초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첫 번째로 기록된다. 염 시장 전에도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2016년), 황명선 논산시장(2018년)이 최고위원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염 시장이 최고위원에 도전한 이유는 “지자체가 쌓은…
민주노총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 합의안을 대의원대회 투표로 부결시켰다. 합의를 주도해온 김명환 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애초 민주노총의 제안으로 시작돼 어렵사리 도출된 합의안을 스스로 무산시켰다는 점에서 허탈하기 짝이 없다. 문제는 민주노총이 환난에 빠진 국가 경제를 배려하지 않고 강경파에 휘둘리고 있다는 점이다. 민노총이 갖는 국가 사회적 비중에 걸맞은 ‘책임감’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지난 4월 코로나19에 따른 노사 위기를 사회적 대화로 해결하자며 ‘원 포인트’ 노사정 대화를 먼저 제안한 게 민노총이다. 지난 2017년 노사정 대화 복원을 공약으로 내걸며 당선된 김명환 위원장이기에 기대감도 컸다. 실제로 40여 일의 논의를 거쳐 최종 합의안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러나 합의안은 결국 민노총 내부 강경파의 반대로 파기됐고 협약식도 무산됐다. 민노총 강경파들이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합의안에 ‘해고 금지’가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경영계 요구로 ‘휴업수당 감액’이 들어갔는데 ‘해고 금지’는 빠지고 ‘고용유지’라는 추상적 요구로 대체됐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해 인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해고 금지’가 강
지금의 돈암서원에는 사계 김장생 선생 외에도 아들 신독재 김집과 동춘당 송준길, 우암 송시열도 함께 모셔져 있다. 김집은 김장생의 둘째 아들로 선조7년에 태어나 효종7년까지 살았던 인물이다. 아버지와 함께 예학의 기본체계를 완성한 인물로 송시열의 스승이기도 하다. 송시열은 김집과는 33년의 나이차가 있다. 송시열은 처음에는 김장생에게 예학을 배웠으나 김장생이 죽자 그의 아들 김집에게서 학문을 마쳤다. 송준길은 이이와 김장생으로부터 학문을 배웠으며 김집의 천거로 효종에게 발탁된 인물이다. 돈암서원에 배향된 네 분은 예학 이외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학자로서는 최고의 명예라 할 수 있는 문묘에 배향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돈암서원은 네 분 선정(先正) 신(臣)을 모신 선정서원이기도 하다. 문묘에 배향된 대학자들을 논산 돈암서원에서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다. 이 네 분이 함께 모셔져 있는 곳이 돈암서원의 제향공간인 숭례사이다. 숭례사는 양성당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데 돈암서원에서는 가장 높은 영역이다. 숭례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삼문을 통과해야 한다. 3단의 기단 위에 자리한 내삼문은 아주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보
내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운 영어는 알파벳이 아니라 ‘room for rent’라는 관용어였다. ‘세 놓음’이라는 이 관용어는 기지촌에서는 흔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지촌에서 자랐는데 어느 집 대문에나 이 관용어가 붙어 있었다. 동네 사람들은 손바닥만 한 방이라도 있으면 세를 놓았다. 부대 안이 아니라 밖에서 지낼 수 있는 미군들이나 지역의 위락시설 등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세를 얻었다. 세를 얻은 여성들 중 상당수는 미군들과 살림을 차렸거나 드물게는 결혼한 사람들이었다. 내가 살았던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방 다섯 개를 세 주었는데, 우리 집은 빈방이 생기면 금방 사람이 들어왔다. 세가 잘 나간 편이었는데, 마당 한 가운데에 작은 정원이 있었고 믿지 못하겠지만 당시에는 구경하기 힘들었던 좌변기와 욕조가 있었던 덕이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 가족은 볼일을 보려면 집의 가장 어두침침한 곳으로 달려가야 했다. 화장실이 집의 구석자리에 있었던 때문이었다. 화장실로 가는 길이 어둠침침했고 골목을 밝히는 등이 없어서 어렸을 때는 밤이 무서워 아침까지 참았다가 볼일을 보곤 했다. 그런 집에 방마다 좌변기와 욕조를 놓아주었던 터라 미군들과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