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직접 대면 없이 통신망으로 연결된 의료장비를 통해 환자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인 원격진료 도입 문제가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창궐 시대에 도입의 필요성이 부쩍 증가한 상황에서 청와대·정부가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격진료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도입이 논의되었으나 의사단체의 반대와 정치권의 역학관계로 미뤄져 왔었다. 반대여론에 대한 정부·여당의 설득 리더십이 더없이 요긴한 시점이다. 원격진료 도입 논의는 지난 13일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운을 떼고, 다음 날인 14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화답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어서 15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국민 건강을 지키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해 조기도입이 가시화하는 추세다. 사실상, 그동안 이념적 이유로 영리병원 논리와 엮어 원격진료에 관한 논의조차 차단해온 쪽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원격의료를 추진할 때마다 시민단체와 함께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2018년에는 오지 군부대 장병과 벽지 주민에 한해 허용하는 제한적인 의료법 개정조차 막아섰었다. 그러나 달라진 시대 현실에 맞춰서 종래의 주장을 뒤집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된 것
갑질과 폭력을 행사해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주민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한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에는 17일까지 40만 여명이 동의했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입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자기 가족인 것처럼 자기 일인 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성실한 분”이었다면서 “부디 약자가 강자에게 협박과 폭행을 당해서 자살을 하는 경우가 없는 나라가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그동안 언론에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수난이 끊이지 않고 보도됐다. 2018년 7월에는 경기도 화성시 한 아파트에 근무하는 70대 경비원이 ‘주인에게 짖는 개’ 취급을 받았다. 입주민에게 주차장 차량으로 등록해야 차단기가 열린다고 설명했다가 “경비면 경비답게 짖어야지, 아무 때나 짖느냐. 주인한테도 짖느냐, 개가”라는 폭언·폭행을 당했다. 같은 해 11월 서울 서대문구 한 아파트 경비원은 술에 취한 입주민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최근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가 경비원, 미화원, 가전기사 등의 ‘갑질’ 피해
광주광역시 무등산 자락 망월동 공원묘지 입구 한쪽에 쇠로 긁어서 아무렇게나 쓴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 민박기념 표지석’이라는 조그마한 대리석이 흙과 수평으로 누워있었다. 사람들은 굳은 표정으로 사연을 알 수 없는 표지석을 밟고 들어갔다. 생겨서는 안 될 신군부의 선두에서 민주화를 부르짖는 광주시민들을 무참히 살해하도록 지시한 무소불위의 전두환. 1980년 5월, 광주 민주 항쟁을 진압하기 위해 군 헬리콥터에서 전일빌딩에 사격한 목격담을 당시 고 조비오 신부가 증언했다. 그러나 전두환은 그의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이 거짓이라 주장하여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4월 27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던 그도 늙어 초라한 모습이었다. 당일 검찰 측은 재판과정에서 나온 헬리콥터 사격 목격자의 증언과 헬리콥터 사격에 의한 전일빌딩의 과학적인 탄흔을 위시한 2018년 국방부 헬리콥터 사격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제시하였음에도 그는 부인했다. 나는 광주시에서 살다 80년도 말에 경기도로 직장을 옮겼다. 당시 경기지역민은 광주 민주 항쟁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었다. 지식인인 직장 상사마저 일게 지역의 불만을 표출한 폭동이라며 역정을 냈다. 외국에서 방영되었던 그때의 참상
못 코치. 오래 전에 코칭 스터디 모임에 참가했을 때 내가 자주 들었던 애칭이다. 참가자 10명 중 나만 코치 자격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이미 자격 인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고 스터디 모임에서는 나름 인정을 받는 실력이었는데도 말이다. 선의의 자극을 주려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못 코치라는 말을 들으면 귀에 거슬리기 일쑤였다. 그럴 때 마다 내 대답은 한결같았다. 1년 만 기다려 주시면 금방 뒤따라 가겠노라고. 그러고 나서 1년이 조금 넘긴 했지만 인증코치를 넘어 전문코치 자격까지 취득했다. 못 코치의 약속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후 나는 코치 양성을 위한 스터디 모임을 운영하면서 10명이 넘는 코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간접적으로 기여한 것까지 따지면 그 보다 훨씬 많지만 말이다. 스터디 모임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내가 최대의 수혜자라는 것이다. 코칭 강의도 하고 코치를 양성하려면 이런 저런 정보를 찾고 자료도 만들어야 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론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이해해야 한다. 실기를 생생하게 지도하려면 이론뿐 아니라 실전 경험도 있어야 한다. 이 모두가 결국엔 내 것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못 코치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국민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선언하면서 정부가 다양한 준비에 돌입한 모습이다. 많은 이들이 우려하듯이, 전국민고용보험 도입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그러나 이 제도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과목이 아니다.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서야 할 시대적 관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리얼미터가 최근 한 언론사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약 6명이 전국민고용보험 도입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계적 추진’ 응답이 34.2%로 가장 많았고, ‘전면적 도입’ 응답도 29.1%에 달했다. 두 응답을 합하면 63.3%인 데 반해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0.0%에 그쳤다. 추진 자체가 만만치 않음에도 꼭 필요하다는 절실한 민심이 깊이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고용보험은 정부가 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사회보험제도다. 실직 근로자에게 일정 기간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직업 능력개발 및 적극적 취업알선을 통해 재취업을 지원할 목적으로 운영한다. 현재는 1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
지난 횡금연휴 기간 코로나19가 서울 이태원 클럽을 통해 집단으로 전파,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서울, 경기, 인천, 충북, 부산, 전북·경남·제주 등 전국에서 100명을 넘었다. 인천시에서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20대 학원강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그와 접촉한 중고교 학생과, 학부모 등 8명이 잇따라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 학원강사는 당초 역학조사 과정에서 본인의 직업과 동선에 대해 거짓으로 진술하고 학원 강의 사실 등을 숨긴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인천시는 이 청년을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에 의거 고발 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에 정부는 전국 클럽, 룸싸롱, 노래바 등 유흥업소 운영자제 권고 행정명령을 내렸다. 경기도는 한발 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도내 모든 유흥주점 5천734곳에 대해 24일 24시까지 집합금지 행정명령과 함께 국내 처음으로 이태원 클럽과 강남구 블랙수면방 등 출입자에 대한 ‘대인접촉금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들로 인해 학생들 개학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부가 등교일을 일주일씩 미뤘지만 이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월은 신규 예술원 회원을 발표하는 달이다. 몇몇 사람은 환호하겠지만 그보다 몇 배 많은 사람들은 한숨을 지을 것이다. 예술계 인사들의 예술원 회원을 향한 열망은 뜨거울 정도다. 평생을 헌신해온 자신의 활동에 대해 공인받는다는 자부심이 있고, 얼마간의 수당도 받는다. 국가가 인정하고 후원하는 국립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과 같다고 여길 정도다. 예술가 여정의 마지막 완성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예술원회원 선정기준이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가의 문제에 이르면 대답은 복잡하다, ‘예술가’의 범위가 넓어 졌는데도 여전히 명가 중심으로 선발이 이루어지는데다 그나마도 객관성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954년에 설립된 예술원은 문학(정원 28명/현원 25명), 미술(정원 25명/현원 18명), 음악(정원 22명/현원 21명), 연극·영화·무용(정원 25명/현원 25명) 등 4개 분과로 구성하고 있으며 정원은 100명이다. 당초에는 25명 정원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는 동안 분야별 활동 인원이 많아진 것을 반영하려는 듯 50명(1966), 65명(1981) 75명(1988), 100명(1996)으로 늘어났다. 6명의 회원을 배당받고 있는 영화
근대 ‘개항장 인천’은 상당히 매력적인 지역 고유의 문화관광 콘텐츠 자본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의 ‘커피’와 설탕을 발효시킨 6% 알코올 음료에서 발전된 청량음료 ‘사이다’, 신포시장의 ‘신포만두’·‘쫄면’·‘닭강정’, 차이나타운에서 비롯된 ‘자장면’, ‘공갈빵’, ‘월병’, ‘옹기병’ 등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도입되거나 시작된 그것이다. 또한 동북아의 허브 공항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 인천시 중구를 중심으로 원도심 속에 펼쳐진 근대 개항장의 유서가 깊은 건축물들도 상당시 남아 있다. 또한 동북아시아의 경제 중심이 될 신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 등도 향후 인천의 미래 전략적 발전의 기초가 될 문화자본의 요소들이다. 인천 중구 일대에는 1883년 개항 당시의 역사적 건물들이 많이 보존돼 있다. 개항 당시 각국의 건축 양식에 따라 지어진 건축물들은 그 이국적인 풍모로 매우 흥미로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시작된 원도심 재생사업인 ‘인천 중구미술문화공간 조성사업’은 과거 물류창고였던 유서깊은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인천아트플랫폼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을 탄생시켰다. 또 이곳에는 또 근대문학관이 개관
4월 20일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 3차 개학을 시작으로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원격 수업에 돌입했다. 초등학교 1, 2, 3학년은 모두 137만여 명으로 기존에 온라인 개학을 한 초, 중, 고등학생까지 합하면 모두 540만 명이 온라인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됐다. 이에 따라, 초·중·고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과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다. 쌍방향수업을 위해 장비를 사비로 구입하는 교사, 수업에 필요한 영상을 밤새워 찍어 올리는 교사, 다양한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연수를 신청하는 교사 등으로 교사의 열정과 헌신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기에 도전과 모험 정신으로 무장하여 교육의 본질을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은 코로나19의 여파로 학교, 가정, 직장의 모습은 전혀 새로운 상황으로 슬기롭게 전개되고 있다. 온라인 개학과 수업을 준비하는 가정에서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라고 말한다. 학생들은 온라인 조회, 오전 수업, 점심, 오후 수업, 종례로 이어지는 수업을 하루에 최소 6시간 내외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뒷바라지하는 부모는 삼시세끼 챙겨야하고, 결석하지 않도
‘한국의 협조 요청에 인도는 공항을 열어주고 일본은 비행기를 내줬다.’ 간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은 결코 쉽지가 않았다. A양은 5월2일 급성 백혈병으로 인도 뉴델리 인근 구루그람 한 병원에 입원했다. 증세가 악화해 국내 치료가 시급했지만 바로 올 수가 없었다. 인도는 코로나19로 국가 봉쇄령을 시행, 국제선 항공편은 운항을 전면 중단했고 우리 정부가 마련하는 특별기는 이달 중순 혹은 하순에나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한시가 급한 이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이후의 과정은 실로 영화 같은 이른바 “백혈병 아이 구하기 3국 공조” 작전이었다. 1. 한국대사관메신저 ‘왓차앱’ 단체 채팅방에 “긴급히 귀국해야 하는 국민이 있다”고 도움을 요청. 2. 주인도 일본대사관 4일 띄우는 전세기가 있으니 자리를 내주겠다 화답. 3. 일본 측은 두 자리까지 가능, 어머니, 한 살 터울의 A양의 언니까지 함께 가야 해서 꼭 세 자리가 필요하다 부탁, 다시 검토한 끝에 세 자리 확보. 4. 일본은 현재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고 일본대사관 전 직원이 재택근무 중인데도 출근해 곧바로 당일에 비자를 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