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 중국 개혁개방을 이끈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가장 적확한 비유로 표현한 이 흑묘백묘론(黑猫白描論)은 원래 중국 쓰촨(四川)지방의 속담인 황묘흑묘(黃猫黑猫; 노란 고양이, 검은 고양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데올로기나 선입관에 구속받지 않고 오직 경제발전의 결과를 놓고 어떤 정책과 제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자는 덩샤오핑의 경제이론은 여기서 착안한 것이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최근 기본소득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불붙고 있다. 기본소득제의 원조(元祖)격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기본소득’ 논쟁에 대해 “2012년 기초연금의 데자뷰가 느껴진다‘”고 지적하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머뭇거리는 사이 2012년 대선 박근혜 후보의 경제교사였던 김종인 위원장이 기본소득을 치고 나왔고, 어느새 기본소득은 통합당 어젠다로 변해가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취임 후 진보·보수를 넘어선 실용주의 노선이 전면에 등장해, 코로나 확산 이후 심화되고 있는 소득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이지사는 자신을 ‘진보
지난달 29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난지원금으로 국민 1인당 20만원씩 추가 지급하기 위해 10조3천685억원 규모의 예산편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후 이에 대한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 이지사의 2차 재난지원금 건의는 추가 지급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의 생활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6월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제2차 재난지원금 지원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코로나19 창궐 훨씬 이전인 지난 대선 때부터다.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목적세인 국토보유세로 환수하고, 이를 국민에게 기본소득 형태로 돌려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지사의 주장에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동조했다. 김의원은 현 상황이 어떤 면에서는 IMF보다 더 위중하다고 진단한 뒤 “2차 재난지원금과 함께 3차 재난지원금의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경기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고,…
9세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7시간이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40대 계모 사건의 충격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 가해자 엄벌과 실질적 보호 체계 마련을 요구하는 7건의 청원이 잇달아 게시됐다. 아동학대 범죄는 엄벌만으로는 근절할 수가 없다.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최소한의 국민교육, 범국가적 ‘부모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달 초 천안 서북구 한 가정집에서 9살 소년 A군이 가로 44㎝·세로 60㎝ 여행용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이송 후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의붓어머니 B(43)씨가 A군을 7시간 넘도록 가방을 옮겨가며 가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방 속 A군을 두고 3시간가량 외출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져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A군을 살릴 기회가 있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한 달 전에도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돼 A군의 아버지와 의붓어머니가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경찰의 조사의뢰를 받은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은 학대가 의심되는데도 원 가정 복귀를 결정했다. 그 이후 20여 일…
그는 눈과 목이 마르다. 특히 밤에는 너무 말라서 잠이 깬다. 눈에는 인공눈물과 눈 보호제를 포함해서 4가지 종류의 안약을 넣는다. 1년 몇개월째 원인과 치료법을 찾기 위해 온갖 검사와 병원순례를 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검사상 이상은 없으나 일상에서는 너무 힘든 상태, 그냥 가끔이 아니라 매일 밤 여러 번 깨면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기에 더욱 힘들다. 수분이 부족하니 물을 자주 드세요. 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물을 많이 먹기도 힘들다. 물만 먹으면 소변이 마려워서 화장실을 가야하는데 그렇게 화장실을 여러번 가기가 부담스럽다고 한다. 문진을 거듭할수록 물 한잔 먹기가 부담스럽고 넘치는 물량에 간단한 식사로 때우며 저녁 늦게까지 뛰어다니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지난 2월 코로나 19로 전국이 움츠러들기 시작할 때 내가 마주한 15년차 베태랑 택배기사의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바빠진 몇 개 안되는 직업군 중 하나, 나날이 느는 물량에 체력이 소진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인간은 타인의 얼굴을 마주함으로서 나를 넘어 다른 세계로 통한다고 했던가? 그렇게 한의사인 나는 다른 삶들에 닿는다. 몸의 고통은 우리의 생활과 분리되지 않는다. 이해하려고 노력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의 공연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전과 같이 공연을 실행하기도 관람도 힘든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물론 온라인 콘서트와 같은 대안의 공연이 이뤄지기는 하지만 그 역시 대안일 뿐이다. 현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좋은 모니터와 오디오 시스템을 갖춰도 실제의 느낌과는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속에서, 나는 예전의 기억을 하나 꺼내보고 싶어졌다. 2015년 5월 2일 나는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내 올림픽 주경기장에 있었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보기 위해서 일찌감치 자리를 틀고 그를 기다렸던 것이다. 그날의 인파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폴 매카트니와 비틀스(Beetles)의 오랜 팬부터 어렴풋이 히트 넘버들을 몇 곡 알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부모 손잡고 따라온 아이들까지 약 4만 5천 명이 집결했다. 단독 콘서트로 이 정도의 티켓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국내외 아티스트가 몇이나 되겠나 싶었다. 공연 전에는 사실 반신반의했다. 아무래도 그의 나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지난 타국 투어에서의 긴 러닝 타임을 비슷하게 한다고 했을 때, 그 넓은…
수원(을)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불법적인 다단계 영업 등 유사수신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내용은 유사수신행위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가중처벌, 5억 원 이상~50억 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사실상 사형폐지국가이므로 무기징역형은 법정 최고형인 셈이다. 불법 다단계 영업 등 유사수신행위에 대한 처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관대했다. 현행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최고 형량은 ‘인가·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유사수신행위를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사기죄 가중처벌 규정 적용이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유사수신행위 자체에는 기망행위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재의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유사수신 행위의 주 피해
더불어민주당의 ‘뒤끝 작렬’ 행태가 깊은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금태섭 전 의원에게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 본회의 표결 당시 기권표를 던진 것을 문제 삼아 ‘경고’ 징계 처분을 내린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문제를 놓고 당 내외에서 논란이 일자 이해찬 대표는 또 한 번 ‘금언령’을 내렸다. 금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이 나라 ‘정당 민주주의’가 위태롭다는 심각한 반증으로 읽힌다.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조 전 장관을 비호하는 당의 분위기와는 달리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공수처법 논란 때도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여기는 민주당이 또다시 두 권한을 다 갖는 공수처를 만드는 것은 논리상 모순”이라면서 반대한다는 견해를 줄기차게 표명했다. 금 전 의원은 나아가 작년 12월 공수처 안건의 본회의 표결에서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기권표를 던졌다. 당사자인 금 전 의원부터 당의 징계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금 의원은 당에 재심신청서를 제출하면
돈암서원의 이름은 현재의 위치로 옮겨 오기 전이었을 때 서원 근처에 ‘돈암’이라는 큰 바위가 있어서 돈암 서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전해온다. 돈암서원에는 ‘돈암’이라는 이름과 어울리는 건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응도당이다. 응도당은 돈암서원의 강당이다. 양성당이 형식적인 강당이라면 응도당은 실질적인 강당이다. 응도당은 크고 웅장한 건물이다. 보통의 서원 건축물들은 아담한 사이즈인데 반해 이곳은 좀처럼 보기 드문 사이즈다.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모두 15칸짜리 건물이다. 원기둥 밑에 초석을 기둥과 한 몸처럼 맞춤으로 잘 다듬어 세운 뒤 원기둥을 올렸다. 기둥마다 주련이 걸려있다. 가운데 칸에 ‘凝道堂(응도당)’ 편액 글씨가 힘찬 것이 건물과 잘 어울어진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면 응도당 편액 아래로 ‘遯巖書院(돈암서원)’이라는 편액이 나란히 시야에 들어온다. 역시 글씨가 응도당처럼 힘차다. 돈암서원 편액은 마루 안쪽에 걸려 있다. 응도당으로 올라서면 모두 마루로 이루어져 있다. 가운데 3칸은 하나의 대청마루로 좌우 한 칸은 바닥은 구분은 되어 있지만 문이 없어 역시 전체적으로 확 트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제일 뒤 칸 좌우에는 벽을 만들어 마루
『독립정신』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이 쓴 책으로 융희사년(1910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동신서관에서 펴냈다. 이에 앞서 이승만은 조선의 정치제도에 대하여 왕정제를 없애고 공화정으로 바꿀 것 등을 주창하다가 1899년 박영효 등과 반역죄로 한성감옥에 수감되었는데 이때 옥중에서 쓴 저술이다. 그는 서문에서 ‘한성감옥에 투옥되어 있을 때 거적자리와 착고(죄인에게 씌우는 형틀)밑에 감춰가며 원고를 썼고 석방된 뒤 감시의 눈을 피해 1905년에 다른 사람의 트렁크 밑에 감춰서 태평양을 건너 미국이라는 자유 세계에서 책을 간행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출간된 지 110년이 지났으나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저자인 이승만은 외교사적으로 뛰어난 독립운동가면서 대한민국을 건국한 초대 대통령이지만 정권에 따라 공과(功過)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는 3·1 독립선언서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15년 전 뿌리인 『독립정신』을 외면해 온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근대 독립국가 건설의 큰 비전을 담고 있는 큰 저술이며 역사적 텍스트이기에 더욱 그러하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았다는 평가는 그 자신 삶의 보람과 성공도 있지만 세상을 떠나는 시점에 배우자나 자녀들이 물질적 어려움 없이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잘 마련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본다. 부동산으로만 100억 원 넘는 부자라도 갑자기 사망하면 40% 넘게 상속세를 내고, 급매과정에서의 손실을 감안 한다면 상속인들에게 혜택은 커녕 부담만 지울 수도 있게 된다. 따라서 생전에 재산을 잘 분산하여 상속세를 최소화하고, 어렵게 모은 재산을 남은 가족들에게 잘 넘겨 걱정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산 관리가 자녀 교육을 잘 시키는 일 만큼 이나 중요하다. 배우자에 대한 증여재산 공제액이 6억 원까지 된다는 점을 활용하여, 생전에 부동산을 구입할 때 배우자 명의로 구입하고 이를 10년 단위로 한다면 상속세 과세 가액을 많이 낮출 수 있다. 상속개시일 전 10년이 넘는 기간에 증여된 재산은 상속재산에 가산되지 않는다. 수익형 부동산이라면 2차·3차 자산 구입 때는 임대료수입을 자금출처로 활용할 수 있다. 자녀의 경우에도 미성년일 때는 10년 단위로 2천만 원, 성년일 때는 5천만 원을 공제해주기 때문에 자녀에게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사전 증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