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와 조선을 거쳐 일제 강점기까지 한반도의 상업을 주름잡았던 개성 상인은 송방(松房)이란 독특한 조직체계와 차인제도(差人制度.자식에게 경영수업을 시키기 위해 다른 상인의 상점에 수년간 취직시켜 일을 배우게 하던 관습)라는 경영제도, 사개치부법(四介治簿法)이라는 자신들만의 복식회계장부를 고안해 탁월한 상술을 펼쳤던 상인집단이다. 또한 신용과 절약, 절제, 근면, 성실, 협동정신 등 상업의 원칙이 될만한 상도와 상철학을 남겼다. '개성상인'(홍하상 지음. 국일미디어刊)은 현재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개성상인 출신 경영자 18명의 기업경영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자린고비 정신으로 기업을 일궈 눈부신 경영실적을 올리고 있는 개성상인의 후예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개성상인의 정신으로 한 푼이라도 아끼면서도 쓸 데는 아낌없이 쓰며, 신용을 최고의 상도로 삼고, 한눈팔지 않으면서 신뢰경영, 무차입경영, 한우물경영을 실천하는 경영철학을 꼽았다. 334쪽. 1만3천원.
1987년 시인으로 등단해 김달진 문학상과 강원문학상을 수상하고 목회자 생활을 통해 영혼의 성찰을 해온 고진하가 최근 일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에세이를 펴냈다. '이 아침 한줌 보석을 너에게 주고 싶구나'(큰나무 간)라는 에세이에서 고진하는 쉼없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라고 나직히 말한다. 여러 전작을 통해 예민한 감수성과 통찰력을 인정받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일깨우고 있다. 소설가 김훈은 고진하의 전작 '부드러움의 힘'에 대해 "모든 빛깔은 시간 속에서 빛과 더불어 태어나고 죽는다. 빛은 모든 색을 드러나게 하지만 빛속에는 색이 보이지 않는다. 사물의 색은 빛을 만날때만 빛깔이 된다. 인간의 언어는 빛깔을 기술하지 못한다. 그러나 고진하의 글은 가여이도 사물을 비추는 빛이 되려 한다.'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김훈의 표현처럼 저자는 이번 신간에서도 독자들에게 일상을 통해 색색의 빛을 투여해 저마다 맞는 색의 옷을 입힌다. 원주 치악산 아래에서 산의 맑은 정기를 호흡하며 살고있는 저자는 자신을 둘러싼 자연과 생명을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하루하루를 신의 선물인 양 감사해 한다. 고진하는…
격세지감이다. '조선삼재'라는 칭호로 불리었지만 한때는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던 홍명희(1888~1968)가 최근 우리사회에서 조명받기 시작한 반면 한때는 대표적 근대문학가로 추앙받다 지금은 친일문학의 대명사로 오명을 쓴 최남선과 이광수를 대비해보면 그렇다. 지난 1985년 오랫동안 금서로 묶여 그늘에 가려졌던 대하소설 '임꺽정'이 재발매됐지만 정작 민족문학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임꺽정'의 작가이자 독립운동가의 삶을 살아온 벽초 홍명희에 대한 생애는 해방이후 월북작가라는 이유로 그리 조명되지 않은 것이 그간의 사실이다. 이러한 벽초의 생애와 사상을 추적, 복원한 '벽초 홍명희 평전'(사계절 간)이 최근 전문연구자에 의해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임꺽정'을 20여년간 연구해온 상명대 국어교육과의 강영주 교수가 저자 홍명희까지 연구영역을 확장한 연구결과를 총결산해 평전을 내 놓은 것. 저자인 강 교수는 당시 역사소설 대다수가 지배층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궁중비화나 권력투쟁 등 통속적 흥미를 담아냈던 데 반해 천민인 임꺽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에서 민중을 역사적 주체로 보는 홍명희의 진보적 역사관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정작 벽초 자신은 유년기
헌법재판소가 최근 관습헌법을 적용해 행정수도이전특벌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자 성균관(관장 최근덕)이 호주제 폐지 입법안에 대해서도 위헌신청을 준비할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이승관 성균관 전례위원장은 25일 "서울이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의 수도였다면 호주제는 고려시대부터 전해내려온 고유한 전통"이라며 "호주제 폐지를 주요내용으로하는 민법개정안에 대한 위헌 소송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승관 위원장은 "내부토론을 거친 뒤 이번 주중 위헌 소송 제기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은 국무회의를 통과해 현재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극단 반도는 다음달 2-7일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대극장에서 '투란도트'를 공연한다. 푸치니의 동명 오페라가 원작이지만 '바리공주''거타지' 등 전래설화를 차용하고, '도솔가'에서도 모티브를 얻었다. 연극의 배경은 두 개의 태양이 떠오르는 불나국. 부모들 사이의 악연으로 얽힌 투란도트와 거타지가 결혼을 놓고 벌이는 결투와 목숨을 건 사랑을 그렸다. 한지와 묵을 사용한 무대로 신화 시대의 동양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짝을 짓지 못하면 날지 못하는 새 비익조(比瀷鳥)와 두 개의 태양, 끝없이 쌓은 돌탑 등도 미니멀하게 표현할 예정. 해학적 인물로 묘사된 천지인 3대 신(神)과 거타지의 부하가 되려는 순진무구한 해적들이 등장, 긴장의 완급을 조절한다. '암흑전설 영웅전''조선제왕신위' 등의 차근호씨가 쓰고, 극단 반도 대표이자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인 주요철씨가 연출한다. 프랑스에서 무대미술을 전공한 임창주씨가 무대미술을 맡았다. 조성희 강신구 남상백 이광수 한동현 권동렬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각 화-목요일 오후 7시30분. 금.토요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일요일 오후 3시/6시. 1만5천-3만원. ☎744-0300.
국립극장장을 지낸 작고 극작가이자 연출가 허규 선생의 작품 '물도리동'이 프랑스에 본격 소개된다. 이종일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은 프랑스 '파리 공연 축제' 초청으로 12월1일부터 5일까지 메동 드 메탈 극장에서 '물도리동'을 공연한다. 고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물도리동'은 하회탈에 얽힌 전설을 판소리, 무가, 탈춤 등 전통 연희를 이용해 재구성한 작품. 굿의 연극적 기능에 선도적으로 주목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공연은 최근 프랑스 인문과학 출판사 이마고에서 한국 희곡 총서 첫권으로 고인의 '물도리동' 프랑스어 번역본을 출간한 데 뒤이었다는 점에서 뜻깊다. 이로써 전통 연희의 발전적 수용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온 고인의 연극 세계가 프랑스에 본격 소개되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연출자인 이종일 씨는 "주최 측에서 축제 초청 의사를 밝히며, 한국의 민족 정서를 반영한 작품을 공연해줄 것을 요구해 '물도리동' 공연을 추진하게 됐다"며 "내년에는 이 작품을 독일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망인인 박현령 시인은 "전통의 동시대적 수용에 남다른 공을 쌓아온 허규 선생의 작업이 유럽에 본격 소개되어 무척 기쁘다"며 "특히 희곡집 출판과…
"강 검사, 당신 지금 표적수사하고 있다고 광고하는 거야" "계속해! 검찰청 안에서 수사관련 소견발표도 못하면서 검사 계속 할거야""검사짓도 계속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쪽팔려서요" 23일 토요격주 휴무제로 텅비다시피한 서울중앙지검에서는 강력부 검사를 소재로 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공공의 적2' 촬영이 진행돼 눈길을 모았다. 제작 준비단계에서부터 검찰의 전폭적인 협조를 받았던 이 영화는 연기파 배우설경구씨가 역할을 맡은 강력부 검사 `강철중'이 갖은 난관 속에 비리기업 일당 섬멸에 나선다는 내용. 강 감독과 주연배우 설씨, 보조출연자 등 140여명은 오전 6시30분부터 서초동서울중앙지검 2층 대회의실에서 검사장, 중간간부, 평검사 등의 역할을 맡아 휴무일 검찰청사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촬영분은 보이지 않는 외압 등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강철중 검사가 긴급회람을 돌려 서울중앙지검의 검사장 이하 검사들을 대회의실에 모아놓고 자신이 내사를 진행중인 사건 내용과 수사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장면. 영화에서 5분 정도 분량인 이 장면에서 주인공은 단상에 올라 프로젝터까지 동원해가며 수사의 당위성을 강변했고, 이를 제지하는 선배 검사와 계속할 것을 요구하는 다른 간부
역시 한석규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주홍글씨'는 한석규라는 배우의 가치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영화다. 함께 연기한 이은주의 파격적인 연기도 화제이지만, 이 영화의 기본적인 존재가치는 한석규에게서 나온다. 한동안 잊혀졌전 이름 한석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함께 해온 그의 축적된 에너지가 약간의 속도 조절을 거쳐 아주 알맞게 폭발했다. 뜨거운 태양을 맛본 후 한동안 어두운 지하에서 묵묵히 숙성된 와인의 맛. 스크린이 한석규라는 진한 레드 와인으로 물든다. 마침 '주홍글씨'는 그의 영화인생 10년을 기념하는 10번째 영화. 이래저래 한석규를 돌아보게 된다. 그의 부활은 한국 영화계를 한층 풍성하게 하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석규, 파우스트로 돌아오다 한석규는 '주홍글씨'에서 파우스트가 된다. 그는 능력있고 자신있다. 그러나 이기적이고 차갑다. 결정적으로 나약하다. 주인공 기훈의 세련된 외투를 벗기면 그 안에는 불안과 비겁이 숨어 있다. 기훈은 즉물적이고 탐욕적이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구순기'를 벗어나지 못한, 현실 도피적이고 의지박약인 인물. 배우로서 욕심나는 캐릭터. 한석규는 이렇듯 복합적인 캐릭터를 기다렸다는 듯 완숙하게 소화해냈다. 특유의 백지…
성우 장정진 씨 사망 사고로 물의를 빚은 KBS 오락프로그램 '일요일은 101%'가 결국 폐지된다. KBS는 가을 개편에 맞춰 11월 7일부터 새 프로그램 '해피선데이'를 선보인다. 장씨는 '일요일은 101%'의 코너 '골목의 제왕' 녹화 도중 사고를 당해 결국 사망했다. '일요일은 101%'는 사고 직후 '골목의 제왕' 코너만 폐지하고 프로그램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KBS 국정감사에서 정연주 KBS 사장이 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밝혔다. 신설되는 '해피선데이'는 정보전달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KBS '열린음악회'가 오는 11월 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내 크렘린대극장에서 한·러 수교 120주년 기념 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양국의 대중음악, 클래식, 민속음악, 무용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꾸며진다. 패티 김, 조영남, 신효범, 구준엽을 비롯해 국악인 김영임, 소프라노 김원정, 팝페라 가수 임태경 등이 출연하며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등 러시아를 대표하는 유명 공연단들도 함께 한다. 열린음악회 모스크바 공연은 11월 14일 오후 5시 10분부터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