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 어느 날 화사한 봄날이었지만 아침은 조금 쌀쌀했다. 조금 일찍 사무실에 나와 업무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 책상에 전화벨이 울렸다. 조금은 퉁명스럽게 사무적으로 전화를 받았다. 전화상으로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가느다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느 장애인 아들을 둔 어머니의 전화였다. 나는 보통 공무원들의 전화대화처럼 우선 용건부터 물었다. 용건을 묻자 어머니는 너무 감사할 일이 있어 바쁜 아침이지만 전화를 했노라고 했다. 그 어머니는 리어카를 끌면서 휴지를 줍는다고 했다. 어머니는 가족이 이북에서 내려왔다고 했다. 일가친척도 없는 낯선 이곳 인천에서 아들딸 셋을 혼자 키웠다고 했다. 어머니는 삶이 모질어 5년 전 암 진단과 당뇨합병, 관절 통증 등 아프지 않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세 명의 아들 딸 중 큰아들과 딸만 조금 벌고 있는데(한달 100만원정도) 일자리가 불안정해 일이 없을 때도 있고 병원비와 악값, 빚 등 이것저것 떼고 나면 쓸 것이 없다고 했다. 막내아들은 인천에 유명축구고등학교를 나왔으나 교통사고로 축구를 못하게 됐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여러 지인들의 도움으로 모 초등학교 축구코치생활을 했으나 공익근무 때문에…
요즘 껌이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자일리톨 껌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차에 자일리톨 껌 한통씩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롯데의 자일리톨 껌이 인기가 있는 상황에서 오리온이 사포딜라나무에서 추출한 껌을 내세워 혹자는 껌 시장에 나무전쟁이 불붙었다고 표현하기도한다. 그런데 식후 입 안을 상쾌하게 하고, 운전자의 졸음을 깨워주는 이 껌이 문제가 되고 있다. 껌 자체가 문제를 낳는 것이 아니라 껌을 씹고 난 후 길바닥에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의 태도가 문제를 낳는다. 우리는 길바닥에 붙은 더러운 껌을 쉽게 볼 수 있다. 길바닥의 시커멓게 달라붙은 껌은 도시 미관을 해쳐, 도시의 이미지를 버려 놓는다. 길바닥의 껌이 너무 많다보니 G20(주요 20개국) 회의를 앞두고 전문적으로 껌을 제거하는 일까지 생겼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무단투기 단속 전담반’을 꾸려서 별도 인력을 편성하여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를 단속하고 끌칼로 보도블록이나 배수로 주변 등에 붙어 있는 껌을 제거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껌을 뱉는 것은 쉽지만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름에는 끈적끈적해서, 겨울에는 돌처럼 딱딱하여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껌을 떼는 행위는 고단한 육체노동이 되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곳이며 나쁜 오명이 대명사처럼 되어 있는 곳이다. 어디를 가든, 어디서 왔느냐 고향이 어디냐 물으면 화성이라고 한다. 그러면 대다수 사람들이 연쇄살인사건으로 유명한 곳 하고 말하기가 일쑤다. 교도관 생활을 30년 하는 동안 살인 사건 외에 잡다한 범죄자도 있었기에 직원들은 화성에서 왔다고 하는 수용자가 있으면 모두 내 고향 사람이고 안면 있는 사람인양 연락을 취하곤 한다. 그러면서 화성 사람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서울이나 지방에 있는 대학으로 상급학교를 진학하는 것이 아니고 어찌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교도대학으로 입학을 하는 사람이 많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사실은 그러하지 않았으나 유독 안면 관계나 일가 친척 동문들이 남들보다 많고 인간관계를 원만히 맺고 있다 보니 지나칠 정도로 범죄자가 많은 것처럼 보여 이같은 비아냥거림을 들었던 것 같다. 이제는 30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사회에 나와 요즈음은 내 고향 학생이 되건 어른이 되건 불문하고 범죄자가 돼 구치소나 교도소에 가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스스로 법무부범죄예방위원회 활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관내 중고교나 노인대학 공공단체를 다닌다
어느덧 따뜻한 햇살아래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계절인 봄이 다가 왔다. 이 시기에는 밤이 줄고 낮이 길어지면서 자연히 활동량이 늘고 계절적 변화에 생체 리듬이 즉각 적응하지 못한다. 이는 곧 건망증 또는 부주의로 이어지고 화재와 같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불행이 있겠으나 부주의로 인한 화재로 귀중한 생명을 잃고 재산이 일시에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평소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화재 예방에 관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이러한 피해를 최소한 절반 이상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경기도 화재통계를 살펴보면 화재가 1만 479건이 발생, 그중 우리가 생활하는 주거용 건물에서 2천185건의 화재가 났다. 인명피해별 주요 화재원인을 살펴보면 부주의가 30.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음식물 조리중 화원 방치, 쓰레기소각, 담뱃불, 불장난, 전열기구의 취급 부주의 등이 대부분이다. 소방서에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매년 주택화재 발생 빈도를 줄이기 위해 각종 점검 및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가정에서도 문어발식 전기콘센트 사용안하기, 외출 전…
올 봄에는 비가 많이 내려 저온, 과습, 일조 부족 등으로 토마토, 수박, 딸기 등 시설하우스 과일재배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중국 남서부지방에서는 100년만의 가뭄을 기록하는 등 기상이변으로 아시아 곳곳에서 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새로운 병해충의 출현으로 일부 지역에서 벼 수확량이 크게 감소됐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이는 기후온난화로 겨울철에 살아남은 해충이 매개한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작물 생산이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세계인구는 68억 명에 달하며 오는 2050년에는 9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인도 등 여러 국가의 경제발전으로 육류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육류 1kg을 생산하기 위해 식물 8kg이 필요하므로 더 많은 곡류생산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곡물 수입국으로서 전락해 2008년 국제 원유가가 급등하자 바이오 연료 소비가 증대되고 콩, 옥수수, 밀 등의 곡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지구의 농지 면적은 한정돼 있고 기상재해가 빈번해 생산성은 저하되고 먹여 살릴 인구는 증가하는 상황에서 생산성 증대를 위한 새로운 생명공학기술의 필요성이 제
하루의 시작은 차량이 움직이는 시간부터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은 여러 조건들을 무시한 체 내가 가는 도로만이 교통소통이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도 많은 교통경찰관들이 근무하는 장소에서 한 건의 교통사고라도 줄이기 위하여 애쓰며 교통경찰과 운전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단속의 줄다리기는 계속 되고 있다. 교통 법규위반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왜 나만 단속하느냐’ ‘재수 없이 걸렸다’ ‘싼 것 끊어 달라’고 항의하는 구 시대적인 사고는 이제는 사라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교통경찰관도 시민과 똑같은 사회인이며 직업인이다. 경찰관이라는 신분 때문에 감정적인 언행에도 묵묵히 감수하며 속으로 ‘내 가족이다’ ‘우리 친척이다’라는 마음을 수 없이 되새기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 민족은 아무리 어려운 과제라도 할 수 있다는 신념하나로 해결하는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인이 놀란 월드컵 질서의식을 꺼내지 않더라도 통일된 한 마음으로 여러 번에 걸쳐 높은 질서의식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하루의 시작에서 하루의 끝까지 오고가는 도로 위의 운전자들은 이런 자긍심을 잊어버리고 운전대를 잡는다. 과속을 하면 목적지까지 빨리 갈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빨리…
따오기 흰 날개를 펼치고 공중을 날라 다닌다는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의 봄은 오지 않는가! 몇 년전 봄 이맘때 본 아름다운 서해5도 백령도는 하늘은 높고 구름한점 없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 고요함 속에서 창공을 힘차게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바위에 앉아 볕을 쬐는 물범들의 한가로운 일상과 심청각에 올라서면 효녀심청이 바다에 몸을 던졌다는 임당수가 시야에 들어오고 길게 펼쳐진 콩돌해안과 백사장 장군바위의 위상이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담고 있는 듯 하다. 백령도의 관문 선착장에서 야트막한 섬길을 따라 길게 하늘을 이고 핀 개나리와 목련꽃들이 꽃망울을 피우며 봄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을때 바다에서는 꽃게잡이로 만선을 이룬 어선들이 뱃머리를 돌려 부두에 정박하여 마중나온 주민들과 어울려 풍어가가 울려 퍼졌던 몇 해전의 넉넉했던 백령도 봄을 뒤돌아본다. 지금 백령도에서는 해군초계함 침몰현장에 실종된 병사와 어부들이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약관의 젊은이들을 구하겠다고 검게 출렁이는 바다에서 가족들의 만류에도 뱃머리에 서서 어떻게 해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의지를 태우며 거침없이 바다에 뛰어든 고 한주호 님의 살신성인 정신과 고기잡이를 하다가 나랏일이라며 도와야 된다며…
시골 출신이어서 그런지 어릴적 부모님이 논밭에서 두렁이나 마른 작물찌꺼기 등을 태우던 장면을 많이 보아왔다. 그땐 마냥 불구경이 좋아 그 옆에서 놀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는 어릴적 하나의 추억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위험했던 기억이란 생각이 든다. 그때 만약 불씨라도 다른데로 옮겨 붙었다면 하는 아찔한 생각 말이다. 최근에도 금지는 되었으나 어김없이 논밭두렁을 태우는 분들이 있다 하겠다. 그러면 도대체 왜 시골 분들은 논밭두렁은 태워야만 하나? 그 이유인즉 오래전부터 논밭두렁의 마른 풀과 비닐, 볏짚, 고추대등 영농 잔해물(쓰레기)을 정리하여 편리한 농작업을 추진하려는 의도와 논밭두렁에서 겨울을 넘긴 병해충이 방제된다는 고정 관념에서 그렇게 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병해충이 방제 된다는 것은 근거가 없는 이야기 이며 오히려 병해충을 방지하는 천적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한다. 또한 논밭두렁 소각시 인근 야산으로 불씨가 비화되어 산불로 이어지고 다시 인근 주택이나 농장 및 공장에도 연소가 확대되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전 년도 3~4월 오산소방서 화재현황을 살펴보면 산불이나 들불 화재가 전체 화재 출
현대 사회의 특징은 건축물의 고층화, 주거지역의 밀집화, 인구의 과밀화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고층건물은 사무실용도 뿐만 식당을 비롯해 각종 점포, 쇼핑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고 내부의 유동인구가 수천 명이 넘어 하나의 도시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그만큼 화재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이며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가 뒤따르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화재는 사무실용 건물보다도 호텔이나 복합건물 등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고층건물 화재 시 소방차의 고가사다리가 미치지 못하는 고층건물이 많고 건물이 밀집돼 있어 헬기조차도 접근하기 어려워 화재 시 구조작업의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층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많은 인명피해가 따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럼으로 화재예방이 최우선이라 할 수 있겠다. 고층건물 화재예방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째, 화재시 계단 및 기타 수직개구부는 연소확대의 통로가 될 뿐만 아니라 연소를 돕는 작용을 하므로 모든 계단은 층별 방화구획이 되도록 피난계단 또는 특별피난계단 구조로 하고 냉난방닥트 등에는 방화댐퍼와 간은 유효성 방화설비를 설치한다. 둘째, 화재발생 가능성이나 유독가스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
중국 당나라때 어느 시인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봄은 왔지만 봄같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웠던 것 같다. 더군다나 서해 ‘해군 초계함 침몰’ 사건은 국가적인 참사로 아직도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의 얼굴에는 눈물이 마를날이 없다. 어쩌면 봄이 왔다는 것도 사치에 불과한지 모른다. 이 자리를 빌어 먼저 그 분들이 고귀한 희생과 애국심에 형언할 수 없는 마음으로 경의를 표한다. 그럼에도 ‘사시무상위(四時無常位)’와 같이 혹독한 겨울도 이 찬란한 봄을 이길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본래의 자연은 이렇게 말없이 ‘때’를 알려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재난과 위험으로부터 단 하루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현대인은 늘 불안에 노출돼 있다. 다만 어떠한 예상사태에 대한 치밀한 준비와 대비만이 그나마 우리에게 어느정도 안정과 평화를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오늘날 지구온난화 때문에 빈발한다는 자연재난과 우리 인간의 욕망과 부주의에서 오는 인적.사회적 재난이 그것이다. 최근에 발생한 자연재난 중 아이티 지진이나 칠레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