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 중국 남동부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에서 서쪽으로 60여㎞ 떨어진 린안(臨安) 근교의 울창한 숲. 잎을 모두 떨군 은회색의 수삼(水杉)나무가 빽빽이 들어찬데다 밤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올라 당장이라도 구미호가 튀어나올 듯한 귀기(鬼氣)가 흐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소복 차림으로 피를 흘리고 있는 여인 하나가 두세 길 높이에서 허공을 가르며 스쳐지나간다. 이를 본 사람들은 혼비백산하기는커녕 비명 대신 탄성을 지르며 손뼉을 쳐댄다. 이곳은 영화 「천년호(千年湖)」(제작 한맥영화)의 중국 야외 로케장. 한국과 중국, 그리고 홍콩 스태프 150여명이 밤도 잊은 채 분주히 오가며 촬영에 한창이다. 리허설이 끝나고 "안징(安靜)!"이란 메가폰 소리가 흘러나오자 연기자와 스태프의 얼굴에는 긴장한 빛이 감돈다. 이어 "준베이(準備) 이, 얼, 싼!" 하는 구호와 함께 자운비(김효진)의 몸을 빌려 요귀로 환생한 아우타의 원혼이 천년의 한이 서린 천년호를 향해 날아가고 자운비의 연인이자 신라의 간성(干城)인 비하랑 장군(정준호)이 말을 타고 힘겹게 뒤쫓는다. 비하랑을 태운 말이 동선을 벗어나고 카메라의 위치가 맞지 않는 등 몇 차례의 NG가 거듭된 뒤 비로소…
흑색이나 그 밖의 한가지 색채만을 이용하는 모노크롬(monochrome) 미술 기법은 형태와 색채의 극단적 절제를 드러낸다. 1950∼60년대 현대회화에서 이러한 경향이 많이 보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크게 유행했다. 하지만 서양에서처럼 다색화에 대한 반대 개념으로서 모노크롬 기법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물질을 정신세계로 승화시켜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중성적 논리를 펼친 것이 특징이다. 과천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이 마련한 기획전 '사유와 감성의 시대전'은 모노크롬의 대표적인 한국작가 45명의 작품 140여 점을 통해 19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중반까지 전개됐던 다양한 실험적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모노크롬 미술의 정체성에 대해 이론가들은 '평면'이라는 구조적 형식과 '동양적 정신성'이라는 내용의 문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밝히며 김복영은 이를 '평면주의', 이일은 '내재적 모노크롬', 오광수는 구조로서의 '평면주의'와 정서로서의 '단색주의'라 정의를 내렸다. 모노크롬 미술가들은 당시 사상적으로 노장사상에 주목해 화면이 물질적, 감각적인 세계 너머의 무한대로 확산되는 공간을 그 속에 내포했다. 그 공간은 정신공간이면서 자연의 생성과의…
부천문화재단은 어린이를 위한 한국화 체험교실을 개설키로 하고,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먹으로 그려보는 재미있는 세상'이란 제목의 교실은 2월 4∼28일 매주 한차례씩 모두 4차례 복사골문화센터 2층에서 개설된다. 5∼7세반인 유아반(오전 10시)과 초등학생들을 위한 초등반(오후 2시 30분) 등 2개반이 있으며, 시간은 70분씩이고 각 반 수강생은 40명씩이다. 수강료는 1만5천원이며, 재단회원은 1만원이다. 326-6923
예술에도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대(?)다. 경기도내 종합문화예술 회관들이 신년들어 다양한 문화회원제도를 마련, 단골 회원 확보에 나섰다. 올해 들어 가장 먼저 회원제도를 유료로 전환한 곳은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지금까지 해오던 회원제도를 확대해 2003년도부터 여러 형태의 신규 문화회원을 모집한다. 회관은 무료회원 제도를 없애는 대신 회원 종류를 세분화해 혜택의 폭과 범위를 다양화했다. 회원종류는 특별회원과 으뜸회원, 버금회원 3종류로 연회비는 각각 5만원, 3만원, 1만원. 회원자격 유효기간은 회원등록 후 1년간이다. 연회비 5만원을 내는 특별회원의 경우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예술단 정기공연과 기획공연 입장료가 회당 4매씩 20% 할인되며, 예술단 정기공연 2회(회당 4매), 회관 기획공연 1회 등 연간 3회에 걸쳐 모두 10장의 초대권이 무료로 제공된다. 회관 문화교실 수강료도 10% 할인된다. 으뜸회원은 연회비 3만원으로 예술단 공연 및 기획공연 입장권이 1회당 20%씩 2매 할인, 예술단 정기공연 초대권은 연간 2회(총 4장) 무료다. 문화교실 수강료는 5% 할인. 학생을 겨냥한 버금회원은 연회비 1만원으로 청소년여름예술여행의 모든 공연에 대해 1회당
영화 `천년호' 중국 항저우 촬영현장의 정준호.
서울셀렉션 김형근 대표(오른쪽)가 1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내 금호리사이트홀 앞에서 '영문자막 한국영화'를 관람하려는 외국인과 관광객들에게 한국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극단 로얄씨어터는 15-19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페미니즘극 「오중주」를 공연한다. 사내 아이에 집착해 배다른 딸을 넷이나 낳은 김기풍과 그 딸들간의 불화와 애증에 관한 작품이다. 중풍 후유증으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김기풍이 흩어져 살고 있는 네 딸을 불러모은다. 이들 다섯이 모이면서 과거 서로 주고 받았던 상처들이 기억 속에 되살아난다. 김기풍은 그런 딸들에게 유산은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사촌의 아들을 양자로 들이기로 했다고 말한다. 가부장제와 남아선호사상에 희생된 네 딸과 그 자신도 결국 가부장제의 희생자였던 아버지 김기풍의 상처가 하나씩 펼쳐진다.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던 극작가 김윤미가 썼고 극단 대표 류근혜가 연출한다. 류 연출자는 "나는 이 작품이 남자들을 위한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오중주」가 말하는 것은 페미니즘이 아니라 휴머니즘"이라고 말했다. 윤여성을 비롯해 강태공 도영희 김정남 송정화 한선희 박아롱 등이 출연한다. 극단은 공연과 함께 여성단체와 연대, 호주제 폐지 서명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공연시간 오후 4시.7시(15일 낮 공연 없음). 2만원. ☎ 358-5449.
광주 광산구 신창동 초기 철기시대 유적지에서 발굴된 2천여년전 목제 수레바퀴의 측면./국립광주박물관 제공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한 코너에서 산속에 혼자 사는 한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 방송이 나가자 시청자들이 '예기치 않은' 근심을 내놓고 있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9일 외딴 곳에 혼자 살고 있는 할아버지 사연을 소개한 '고물탑 쌓는 할아버지'편을 내보낸 뒤 인터넷 게시판에 할아버지 명의의 은행 계좌를 알리고 시청자들의 온정을 호소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소개된 후 경제적인 도움을 얻었다가 그만 강도를 당해 아버지가 숨진 '산골소녀 영자'의 슬픈 기억을 떠올리며 걱정의 목소리를 올렸다. 안타까운 처지에 있는 할아버지를 도우려는 따뜻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악인들의 표적이 돼 슬픈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다. '혼자살고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님들 얘기를 다룰 때는 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방송이 나가고 나면 적은 돈이라도 노리고 그분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악한 사람들도 있어왔다는 걸 잊지마시고 주의해 주세요' 등의 의견을 단순한 기우로만 볼 수 없는 게 우리 현실이다. 따라서 할아버지의 안전에 최대한 신경을 써서 기거하는 곳의 위치를 짐작케할 만한 화면들은 노출되지 않
9일 오후 10시50분께 MBC 수목드라마 「눈사람」 방송도중 대략 15초간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방송사고가 났다. 필승(조재현)이 가출한 연욱(공효진)이 있다는 호텔에 도착, 연욱을 발견하기 까지 약 15초 정도 장면이 그대로 한차례 더 방송됐다. MBC측은 최종 편집 과정에서 빚어진 실수인 것 같다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한편 닐슨미디어리서치가 조사한 「눈사람」의 시청률은 1부(8일) 12.1%, 2부(9일) 16.2%로 상승, 같은 시간대 방송된 KBS 2TV 「장희빈」(14.4%)에 앞섰다. SBS 「별을 쏘다」 마지막편은 26.9%를 기록했다. 그러나 TNS미디어코리아 시청률 조사에선 「별을쏘다」(21.7%)-「장희빈」(15.7%)-「눈사람」(15.2%) 등의 순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