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모든 사람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많이 배운 자나 덜 배운 자나 누구나 스트레스에 갇혀 바둥거린다. 정작 인간의 문명이 원시시대에 머물러 있을 때는 오직 배를 채우는 그 일 하나만으로 죽자사자 뛰었다. 그런 자에게 근심 걱정은 일종의 사치였다. 또 그런 자잘한 일을 걱정할 여유도 시간도 없었다. 오직 눈앞에 있는 먹이 하나만을 노리기에도 바빴으니까. 차츰 문명의 이기가 인간을 지배하면서 그만큼 인간을 괴롭히는 스트레스도 늘어났다. 아침저녁 몰고 다니는 승용차가 늘 말썽이다. 너무 오래 굴린 차가 늘 이웃집 차와 비교가 된다. 거리에 나서면 교통법규를 지켜야 하고, 잠시 골목길에 세워둔 차에 딱지가 붙어 있다. 정말 짜증 나고 성가신 일이다. 그뿐만 아니다. 사고라도 나면 이건 정말 골치 아프다. 자칫하다가는 기둥뿌리조차 뽑힌다. 편리하긴 하지만 이게 또 애물단지다. 더구나 하루가 다르게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오늘날엔 자동차 굴리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비단 돈만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부터 운동량이 줄어들었다. 복부비만이 늘었다. 혈압도 올라가고 당뇨도 온다. 심장도 나빠지고 관상동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차를…
한국을 둘러싼 주변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이 영향을 받고 있고, 북한과의 관계가 변하면서 새로운 안보정책이 주문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 대한 여러 조치들이 일본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일본 국민의 3분의 2가량이 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인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아베 내각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이다. 산케이신문이 관계사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지난 3~4일 18세 이상 일본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 조치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67.6%로 집계됐다. 일본의 경제침략에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전국 52곳의 지자체가 일본 수출규제 공동 대응 지방정부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무역전쟁, 경제침략, 경제왜란’ 용어에서는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에 맞선 비장한 각오가 한가득 묻어난다. 대한민국의 대세는 탈(脫)일본이다. 그 시한을 ‘5년 내’로 못박았다. 우리 수출의 20.9%, 국내총생산(GDP)의 7.8%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의 숨통을 아베 정부가 겨냥했는데 앉아서
소금 꽃 /김진희 해무 젖은 수평선 그 한 자락 끌어당겨 바람에 휩쓸리다 가슴에 품은 불씨 물비늘 흔들거리며 곧추세운 물의 뼈다 서슬 퍼런 파도 살 한 됫박 퍼 담아서 어둠을 벗겨내고 새벽길을 달리던 아버지 등에 피던 꽃 버짐 같은 한 생애 시인은 경남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시조문학을 통해 추천완료한 시인은 경남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집으로 ‘내 마음의 낙관’, ‘슬픔의 안쪽’ 등이 있다. 창원 봉강초등학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시인의 소금 꽃을 읽으며 우리들의 아버지를 기억하게 된다. 아버지는 늘 신비스럽고 우직하며 인자하고 진실된 사랑으로 사랑을 주신다. 각별한 아버지의 사랑과 기억으로 묻어나는 아버지의 환기들이 시선으로 한층 울림을 불러주고 있다. 얼마 전 필자는 어머님기일 31주기 고향에 다녀왔다. 아버님께서 홀로 계시는 별채 방에서 세면을 하는데 울컥 슬픔들이 일어났다. 그것은 계시지 않은 어머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버님의 일상 때문이었다. 작은형님 내외가 농사일을 하시면서 아버님을 모신다. 아버지께 불손하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마음에 걸려 오래도록 떠나지 않는다. 삶의…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이 ‘불 못끄는 차량용 소화기’를 수입 판매한 업체 2곳을 적발했다. 업주 2명도 형사입건했다. 의정부시와 성남시에 주소를 둔 업체다. 두 업체가 판매한 소화기는 5천800여 대로 추산된다. 그 숫자만큼의 차량이 화재시 유명무실(有名無實)한 소화기를 싣고 운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해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팔았다. 두 업체 모두 형식승인이 없는 ‘에어로졸(aerosol : 밀폐된 용기에 액화 가스와 함께 봉입한 액체나 미세한 가루 약품을 가스의 압력으로 뿜어내어 사용하는 방식) 소화기’를 들여왔다. 의정부에 주소를 둔 업체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11차례에 걸쳐 5천925개를 개당 평균 1천360원에 수입해 9천900~1만9천900원씩 5천700여개를 판매했다. 5천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성남시에 있는 업체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개당 2천390원에 수입, 196대를 개당 1만2천430원에 팔았다. 200만 원 정도 벌었다. 문제는 양심이다. 아무리 돈 앞에 장사가 없는 세상이라지만 화재진압 필수품인 소화기를 ‘불법 장사’하다니 용서가 안된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올해 2분기 가계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70만4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8% 늘었다. 가구소득의 주요 원천인 근로소득(4.5%), 재산소득(7.0%)이나 이전소득(13.2%)이 크게 늘어서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증가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경기 위축에 따라 사업소득(-1.8%)이 줄고, 균등화 가처분 소득으로 분석한 소득분배는 2분기 기준으로는 집계 이후 최악으로 나왔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올려 소득 양극화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결과는 거꾸로였던 셈이다. 국내외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주는 대형 악재들이 겹치면서 수출과 투자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들이 내리막인데 소득 불균형까지 이렇게 나빠졌다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86만6천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1.9% 늘었고, 소득 최상위 20%(5분위) 가구의 월평균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459만1천400원으로 3.3% 증가했다. 균등화 처분 가능 5분위 배율은 5.3이었다. 가장 잘사는 최상위 20% 가구가 가장 못 사는 최하위 20% 가구보다 실제로 처분 가능한 돈을 5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물리적 혹은 심리적 울타리라는 벽(壁)이 존재한다. 여러 이유와 필요에 의해서 쌓고 높인 벽이겠지만 그 높낮이와 쓰임의 형태는 제각각이다. 외부 혹은 외세의 침탈과 침략으로부터 국민과 그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성이라는 벽이 있고, 공동체 안에서의 약속인 법을 지키지 않아 그 죄를 물어 세상과 격리시킨 교도소라는 벽이 있는가 하면, 창의와 창조의 산실이자 미래문화의 주역을 양성하는 학교를 둘러싼 울타리 또한 물리적인 벽 중에 하나이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벽은 존재한다. 첫 번째는 국가의 안녕과 국민을 위한 것이고 두 번째는 사회와 격리를 통한 교화에 목적이 있어 필요하다고 하겠지만, 세 번째는 안위(安危)를 우선으로 하는 기득권자들과 학부모들의 우려에서 만들어진 벽이다. 현대는 이미 안위를 볼모로 한 울타리를 만들어내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따라서 전근대적인 사고로 만들어졌던 벽을 하나씩 제거해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태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혹여 벽이라는 매체가 안위가 아니라 안주(安住)로 인식되어져서 확장을 제어하고 단절을 야기 시킨다면, 더더욱 우리는 더 이상 그러한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건축물로서의 역할과 기능
최근 5년간 아동학대로 숨진 아동이 132명에 달한다고 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4명, 2015년 16명, 2016년 36명, 2017년 38명, 2018년 28명이 아동학대로 숨졌다. 작년이 재작년에 비해 줄긴 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늘어나는 쪽이다. 2018년 전체 아동학대 판단사례는 2만4천604건, 실제 학대받은 아동수는 2만18명이었다. 신고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임을 감안하면 매우 심각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사망에 이른 아동은 대부분 1세 이하의 영아였다. 지난해만 봤을 때 0세 10명, 1세 8명, 4세 2명, 5세 2명, 6세 1명, 7세 2명, 8세 1명, 9세 2명이라는 통계가 나와 있다. 가해자는 주로 친부모였다. 친모가 16명, 친부 9명, 보육 교직원 3명, 아이돌보미 1명, 친인척 1명으로 집계됐다. 영아들은 어린이집에도 못 보내고 부모가 양육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원치 않는 임신, 양육지식 부족, 극심한 경제적 스트레스 등이 학대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통계수치만으로도 가슴 아픈데, 현실은 더 심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학술지에 실린 논문
마시는 물도 의심해야 하는 세상이 됐다. 도내 110개 교육·복지시설이 ‘부적합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었다니 기가차다. 게다가 ‘미신고 지하수’를 사용한 시설도 14곳이나 된다니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는 말이 딱이다. 경기도가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어린이집과 학교, 요양원 등 도내 교육·복지시설 207개소에서 마시고 있는 지하수 수질을 검사한 결과다. 53%를 조금 웃도는 수치다. ‘자라(붉은 수돗물)보고 놀란 경기도가 솥뚜껑(부적합 지하수)보고 놀란 꼴’이 됐다. 여전히 피해는 사회적 약자의 몫이었다. 도는 21일, 지난 6월부터 3개월 동안 실시한 교육·복지시설 음용 지하수 이용 실태 및 수질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용 대변인은 “조사결과 지하수가 있는 1천33개소 가운데 395곳이 지하수를 마시는 물로 사용하고 있었고 검사대상 289개소 가운데 207개소에 대한 수질검사를 마쳤다”며 “검사결과 모두 110개소에서 분원성 대장균군, 질산성 질소, 비소, 불소, 알루미늄 등이 마시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56개소는 채수가 진행 중이고 82개소에 대한 검사도 남아있어 부적합 판정 시설은
프랑스 경제사회학자 ‘기 소르망’은 “문화 없인 훌륭한 국가도 발전도 불가하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문화가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가 지대하다는 뜻이다. 국가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이 이제는 대량생산을 통한 무역 경쟁이 아니라 예술창작가들이며 이들은 그 어떤 국가의 지도자보다 훌륭하게 한 국가의 대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르망이 말한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것이 ‘한류 열풍’이다. 중국 심양의 서탑가, 북경, 상해, 대련의 중심가에서는 점포마다 울려 퍼지는 우리나라 대중가수들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일본에서 2004년부터 ‘겨울연가’로 일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는 물론 심지어 대형서점에 한류스타 코너가 별도로 운영될 정도로 상상 이상의 열풍을 가져 왔다. 도쿄나 오사카의 코리아타운은 현재 어려운 한일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본의 젊은이들에게는 ‘한류 문화’의 성지가 되고 있다. 제3차 한류 붐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현상은 정치적 파급효과가 약한 10대가 중심이다. 그만큼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 것
얼마 전 어떤 노예술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요즘 예술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줏대가 없어’라고 안타까워하시는 것을 보았다. 옛날에는 막걸리 한 사발과 담배 한 개비만 있으면 시가 꿈틀거렸고 향기를 발하였고 붓에 생명이 움텄으며 소리가 이리저리 모였다 흩어져 시간을 만들어 냈다고 자랑하며 요즘 돈이 있어야 예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예술가를 보고 혀를 차며 ‘예술가 정신이 없어’, ‘줏대가 없어’라고 안타까워하시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적 도움이 전혀 없이 예술 행위를 하는 것이 줏대가 있는 것일까? ‘줏대’는 ‘휘갑쇠’라 불리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휘갑쇠’는 특정한 물건 또는 사물들의 테두리 부분, 가장자리 또는 끝에 보강하기 위한 휘갑쳐 싼 쇠를 말하는데, 주로 나무막대 또는 옛날 서랍장 등에 쇠가 붙어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벌어지기 쉬운 나무 부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휘갑쇠라고 하는데, 수레바퀴에 달린 줏대가 없다면 똑바로 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처럼, 사람의 행동이나 마음도 줏대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