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란 직업을 택한 것은 ‘수 틀릴 때 확 때려치울 수 있고 돈 떨어지면 바로 일자리를 얻는데 용이해서’ 였다. 물론 인정받는 위치에 있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그건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일테고. 일을 쉬면 바로 저가 비행기표 검색에 들어갔다. 단 사흘이라도 가족, 직장의 일원이 아닌 자연인으로 떠돌다 돌아오면 터질 듯 에너지가 충전되었다.그 힘으로 글쟁이의 지옥을 견디었다. 그런데 코로나. 앞이 안 보이는, 사방이 벽인 작금의 세상, 행사도 만남도 취소, 취소, 취소다. 집구석에 있는 날이 많아지면서 조울증 환자처럼 감정기복이 심해졌다. 안다. 응급치료법은 햇빛과 산책. 혼자 나와 갈 데가 특별히 있을까. 대부분 좀 걷다 카페를 찾아 들어간다. 문제는 나의 까탈스러움이다. 음악 강의를 하는 사람이라 젊은층을 타깃으로 트는 대중가요, 팝송같은 유행가가 꽝꽝 울리는 곳에는 5분도 못 앉아 있는다. 또 볼펜 하나를 사도 컬러, 디자인을 보는 패셔니스트 성향이 있어(재수 없어 할까봐 감추고 산다) 상업적이고 감각 없는 공간도 불편하다. 한구석에 자기계발서나 여성잡지류가 꽂힌 책장을 발견하면 또 엉덩이가 들썩인다. 결정적인 것은 커피맛. 김밥집은 김밥이, 설렁탕집은
*아주 구체적인 가락국 건국 사화 『삼국유사』 「가락국기」와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은 모두 김수로왕이 서기 42년 가야를 건국했다고 말하고 있다. 먼저 『삼국유사』 「가락국기」는 그 내용이 아주 구체적인데, 핵심을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다. 개벽 이후 가야지역에는 나라의 이름과 군신의 칭호가 없었다. 다만 아도간·여도간·피도간·오도간·유수간·유천간·신천간·오천간·신귀간이라고 불리는 9간(干)이 7만5천여 명의 백성들을 통솔하고 있었다. 후한(後漢) 세조(世祖) 광무제(光武帝) 건무(建武) 18년(서기 42) 임인 3월 계욕일(稧浴日)에 북쪽 구지봉(龜旨峯)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렸다. 구간과 2,3백여 명의 백성이 모였는데 모습은 보이지 않고 사람의 소리 같은 것이 들였다. “황천(皇天)께서 내게 이곳에 가서 새로 나라를 세워 임금이 되라고 해서 이곳에 내려왔으니 너희들은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불러라.” 그러면서 부를 노래를 직접 가르쳐 주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드러내어라, 드러내지 않으면 구워먹겠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면 대왕을 맞이하면서 기뻐 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간 등이 이 말처럼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
김대중 전 대통령(애칭 DJ)이 1997년 선거에서 대권 4수의 벼랑 끝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세 번째 도전인 1992년 선거에 실패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할때만 해도 ‘김대중 대통령’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DJ(당선 당시 73세)는 올해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3수, 77세)처럼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런데 5년 먼저 DJ를 제치고 대권에 오른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그 이전에도 그랬지만 최고 권좌에 오른 뒤에도 DJ를 끊임없이 견제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일이 꼬여갔다.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서해 훼리호 침몰 등 잇따른 대형 참사, JP(김종필 총재)와 결별 후 지방선거 참패(1995년), 급기야 대선을 앞둔 1997년말 환란(IMF구제금융 신청)까지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과정을 지켜본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는 DJ대통령의 1등 공신은 YS라는 말이 나왔다. 요즘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켜보면 ‘양김’(YS.DJ)이 생각난다. 올 초 추미애 장관이 취임한 이후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간에도 두 사람의 힘겨루기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러는 사이 윤석열 총장은 차기 대선 지지도에서 야권 1위는 물론 여야 정치권…
1950년 6월 10일 창립된 경기도체육회는 전국체육대회와 전국동계체육대회 종합우승 17연패, 전국생활체육대축전 19년 연속 최다종목우승 등 대한민국 체육사에 길이 남을 대업을 달성했다. 스스로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를 열어가는 ‘대한민국 스포츠 넘버 1’이라고 자부해왔다. 지난 1월 민선1기 체육회장 시대를 맞으며 경기도체육회는 도내 체육인들로부터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 경기도체육회는 방만한 예산 운영, 편법 예산 사용, 부적절한 공유재산 관리 등 온갖 비리와 편법의 온상으로 전락됐다. 현재 진행중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 중 최대 이슈는 경기도체육회에 대한 감사였다. 지난 11일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경기도체육회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난 도체육회의 문제는 한두개가 아니었다. 항목에도 없는 대외협력비를 무분별하게 사용했고 경기도 공유재산인 경기도체육회관을 제3자에게 전대하면서 사용료를 위법·부당하게 징수한 것은 물론 관리비로만 사용해야하는 사용료를 위법·부당하게 사용했다. 또 201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감사에서 16~17건의 지적사항이 반복적으로 나왔지만 반복된 감사지
“경찰이죠? 여기 마스크 안 쓴 사람이 있어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는 단순 마스크 미착용 관련해서 하루 7건 정도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 지난 8월 12일 감염병예방법이 개정되면서 이러한 단순 마스크 미착용자도 1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과태료부과는 11월 12일까지 계도기간이라 아직까지 과태료 처분을 받을 일이 없었다. 이러한 마스크 미착용 행정명령 위반행위 관련 문의는 지금까지 정부민원안내 콜센터(110)로 안내하고 상담도 해주고 있다. 그러나 계도기간이 종료된 이후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11월 13일부터는 유흥주점 등 중점관리시설 9종, 일반관리시설 14종 그외 기타시설 및 대중교통 등 대부분 시설은 물론 야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이를 위반하면 이용자는 10만원 이하, 운영자·종사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것이다. 이러한 미착용에는 일명 입스크(마스크로 입만 가린 경우)와 턱스크(마스크를 턱에 걸친 경우)도 포함된다. 단, 14세 미만자, 호흡기질환자, 음식물 먹을 때 등 일정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진 않는다. 주의할 점은 단순 마스크 미착용으로 단속된 경우에는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국민의힘이 정의당의 ‘1호 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노동 현장에 나간 국민이 불의의 사고로 다치거나 생명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 비극을 종식하기 위해서 기업주와 경영진이 일정 부분 책임을 지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은 반드시 필요한 사회안전장치다. 이번 기회에 여야 정치권이 합심하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입법을 서둘러 완성해야 할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대표는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산업재해 방지에 이견이 없다”며 “초당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사든 형사든 훨씬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정의당이 내놓은 방향으로 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도 참석해 보수 정당과 진보 정당이 정책적으로 공조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정의당이 지난 6월 강 원내대표의 대표발의로 제출한 관련 법안은 ‘정의당 1호 법안’으로 불린다. 이후에 정의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여왔다. 이 법안은 지난 2017년 고 노회찬 의원
… “…처음이야?” “…네.” “그런 줄 몰랐어. 윤희 씨가 워낙 조숙해서…. 미안해서 어쩌지?” 최현규의 미안하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가 문득 낯설게 느껴졌다. 왜 미안하다고 했을까. … 기간이 짧았지만,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막을 올린 일주일간 윤희는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분주하고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신문에도 커다란 사진이 났다. ‘혜성 같이 나타난 연극계의 기대주…’ 김도숙 기자가 쓴 주간 스타 스토리 기사 말고도 여러 신문 문화면에 비슷한 타이틀이 걸렸다. 두 사람이 보여준 진짜 입맞춤 연기에 관해서도 호평 일색이었다. ‘연극을 위해 혼신을 불사른 정열…’이라는 칭찬도 있었다. 김도숙 기자는 연극의 제목을 ‘윤심덕 in 나폴리’로 정하고도 윤심덕과 김우진이 이탈리아로 도피한 이야기를 마지막 장면에서 독백처럼 살짝 노출한 것도 절묘한 연출이었다고 평가했다. 공연이 끝난 날 두물머리 수련장에서 쫑파티가 열렸다. 백두 단장은 오지 않았다. 이민지도 참석하지 않았다. 즐거워야 할 회식이었으나 무거운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그래서였던지, 술판이 벌어지자 배우들은 많은 술을 마셨다. 윤희도 제법 여러 잔의 소주를 마셨다. 연극 ‘윤심덕 in 나폴리
수필가 피천득 선생이 여든여덟 살 때의 일이다. 선생은 이른 아침 <샘터>에서 일하고 있던 정채봉 씨에게 전화를 걸어 ‘정 선생, 나 지금 공항에 나왔어요.’ 하더란다. 정채봉 씨가 ‘선생님 어디 가시려고요?’ 하니, 선생은 ‘독일 좀 다녀오려고요’ 하기에 ‘아니 혼자서요?’하고 되물으며 당황해하니까 선생께서는 껄껄껄 웃으며 오늘이 만우절 아닙니까. 하시더란다. 그때서야 정채봉 씨는 만우절이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고 그의 책에서 밝히고 있다, 이어서 그는 가족끼리라도 장난이라도 치면서 키들키들 웃으며 살자고 했다. 팍팍한 세상 아침 시간 산길을 걷는다. 가을 산의 마지막 이별의 이미지인가. 낙엽이 빗물을 머금고 있다. ‘가을에는 소 발굽에 고인 물도 먹는다.’는 속담이 생각났다. 하늘이 목마른 가을의 이별 앞에 빗물로 목을 축여주는가 싶기도 했다. 가을은/ 술보다/ 차 끓이기에 좋은 시절… / 갈 까마귀 울음에/ 산들 여위어 가고// 씀바귀 마른 잎에/ 바람이 지나는/ 남쪽 긴 긴 밤을// 차 끓이며/ 외로움도 향기인 양 마음에 젖는다. 다형(茶兄) 김현승 시인의 무등차(無等茶)라는 시다. 광주광역시가 고향이었던 그는 ‘씀바귀 잎에 바람이 지
트럼프대통령의 선거결과 불복으로 아직 제46대 차기 미국대통령이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대선 결과는 결국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로 낙착되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비핵화를 위한 트럼프대통령의 3번에 걸친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아왔던 우리로서는 앞으로 미국 새 정부의 대북 외교정책의 방향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북한 비핵화문제 해결은 단순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만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성장과 발전, 나아가 남북 경제 공동체 건설 그리고 장래 통합된 한민족의 웅비를 가져올 수 있는 초석을 쌓는 일이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서 우리 외교당국의 생각이나 국내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은 바이든 당선자가 비록 오바마 정부 8년간 부통령을 지낸 경험을 갖고 있으나 단순히 ‘전략적 인내’ 라는 오바마정부 정책으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정책은 미국의 선택이었다기 보다는 MB정부의 북한 붕괴를 예견한 대북 강경정책을 미국에 요청한 결과로 나온 정책으로 이해함이 맞다. 이제는 이 변화의 시기에 우리가 이 북한핵문제를 능동적이면서도 지혜롭게…
“네가 가는 길이 최초가 되더라도, 마지막이 되게 하지 말라” 이번 대선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 ‘여성.흑인.아시아계’라는 3관왕 타이틀을 거머쥔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에게 그의 어머니가 생전에 건네준 말이라고 한다. 해리스는 지난7일 당선자 수락 연설에서 모친의 말을 인용해 “저는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지만, 제가 마지막이 되진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을 지켜본 지구촌에 많은 울림을 준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우리도 모든 어린 소녀들이 대한민국이 ‘가능성의 나라’라고 생각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에게도 해리스 같은 지도자가 출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는 말을 했다. 이낙연 대표의 말은 원칙론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좀 다른 느낌도 갖게 한다. 한국에는 부통령제가 없지만 선출직에서 그만한 비중있는 자리를 말한다면 서울시장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내년 4월7일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공천과 관련해 최근 여야 정치권이 본격적인 인물 고르기에 들어갔다. 여기에다 두 선거는 전임 시장의 성추문 뒤 이뤄져 여성 후보론이 어느때보다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력한 여성 인물들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