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후보 대진표가 확정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을 경기지사후보로 낙점했다. 이 후보는 전해철 의원, 양기대 예비후보와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결과 지난 18~20일 실시된 1차 경선에서 당원과 일반 여론조사 모두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승리했다. 이 후보는 당초 열세가 예상됐던 당원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를 눌렀다. 일반 여론조사(2천57명)에서도 이 후보는 과반을 훌쩍 넘는 65.82%의 지지를 받아 당원 및 일반 여론조사 합계 59.96%를 득표해 과반을 넘기며 결선 없이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된 것이다. 이로써 본선에 무혈 입성한 자유한국당의 남경필경기지사와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을 벌이게 됐다. 따라서 경기 도민들의 관심도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정치 노선은 다르지만 한때 대선주자로 나선 두 후보가 역시 대선출마의 교두보라 불리는 경기도에서 맞붙는 형국이어서 더욱 그렇다. 사실 두 후보는 후보 확정 이전부터 날선 공방을 계속해 온 전력이 있다. 이런 공방은 청년배당을 확대하는등 성남시에서 추진했던 각종정책을 경기도 전체로 확대해 시행하겠다는 이후보의 대표적 공약을 남지사가 비현실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하면서 비롯됐
지금과 달리 과거에는 속도위반 고지서에 찍힌 사진 속 차량 보조석에 검은칠을 안 해서 누가 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는 부부싸움의 빌미가 되곤 했다. 이후 경찰이 검은칠을 했지만 경찰은 여성인지 남성인지 그 존재를 알고 있다. 이같은 일은 인공지능(AI)의 진화 과정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AI가 꼭 밝혀주길 바라는 일 외에도 너무 많은 일을 동시에 알게 되면서 문제들이 생길 것이다. 신입사원들의 SNS 댓글을 분석해 이념적 성향과 성격을 알려주기도 하며, 회사 내의 AI는 직원들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타이핑 속도까지 파악하고 있다. 아직은 외국의 사례지만 이는 AI 진화의 과도기에 한국에서도 등장할 일이다. AI가 운전하는 자율주행차와 무인 전쟁로봇이나 드론의 등장으로 윤리적 논의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다니는 도로가 인간들이 운전하는 도로보다 안전하며 무인 전쟁로봇이 멀리 날아가는 미사일보다 안전하다. 졸음운전이 사라질 것이고 미사일 조작의 미세한 오류로 무고한 민간인을 죽이는 일이 더 적어질 것이다. 당분간은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내거나 자율형 무기들이 사망사고를 낼 경우 관계자들이 책임을 분산하여 질 것이다. 누가 몇…
이른 봄날, 앞마당에 쌓인 눈이 싸묵싸묵 녹을 때 가리 나는 꼭 그러쥐었던 손을 풀고 마루 끝으로 내려선 다음, 질척질척한 마당을 건너서 가리 내 발자국 소리 맨 먼저 알아차리고 서둘러 있는 힘을 다해 가지 끝부터 흔들어보는 한 그루 매화나무한테로 가리 <이른 봄날- 안도현>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를 이루며 지리산 자락을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가를 따라가면 광양 청매실농원이 있다.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 매화, 이곳 매화마을에서 축제가 매년 이른 봄 개최된다. 이곳은 산과 밭에 가득한 매화 군락지는 맨 먼저 봄이 시작되면 매화가 꽃구름을 만들어내면서 장관을 이룬다. 광양매화축제가 열리는 청매실농원에서 산 위로 올라가는 길목에 안도현 시인의 ‘이른 봄날’ 글을 만난다. 이곳 청매실농원은 며느리 홍쌍리와 시아버지 故 김오천 선생이 평생 가꾼 곳이다. 농장의 대표인 홍쌍리는 1965년 광양 백운산으로 시집와서 약 30년간 매실 농사와 먹거리 연구에 매진하다가 1994년 청매실농원을 설립하였다. 그리고 1997년에는 매실 명인이 되었다. 지난 1995년부터 열린 매화축제에는 해마다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찾아온다. 2008년에는
새벽기도 /김운기 지혜의 샘물로 때 묻은 생각을 씻고 총명한 언사로 입을 열려고 해도 먼지만 맴도는 혀 선어善語들로 가득 은접시에 담아 그대에게 보내고자 하나 아직 헹구어내지 못한 먼지 입에 가득하여 입술을 열기가 부끄러운 새벽기도 받은 마음으로 은총의 향을 지피고 주는 마음으로 찬미의 촛불을 고쳐 밝혀 내게 주어진 오늘, 첫 시작의 창을 닦아 그대에게 드리는 새벽기도 정신을 번쩍이는 시를 만난다. 일상의 허물들이 주위를 맴도는 것 같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자 하지만 사는 일이 사치스럽다. 통찰력과 성실로 자리 잡는 일이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세계 최초로 비행기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한 찰스 린드버그, 윈스턴 처칠, 마하트마 간디, 빌 게이츠, 마틴 루서 킹, 아돌프 히틀러 등 온전한 세상의 험로를 걸어 올리는 사람들을 살피고 있을 때 시인의 작품을 만났다. 시인은 자신의 영역을 성실한 이름으로 살아온 이력들이 읽혀진다. 정말 무엇이든 자신이 가진 것을 다 퍼주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주어도, 주어도 비지 않는 삶을 간구하지만 입도 없고 밑도 없는 길들이다. 돌아보는 눈물의 시간이든 기쁨의 시간이든 참회의 기도만으로 오늘을 살
‘미디어 아트’가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대중적 개념을 내포한 현대 예술로 자리 잡기 까지는 백남준이라는 거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60년대 플럭서스 운동의 중심에 있으면서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현대예술과 비디오를 접목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첨단 미디어인 TV를 이용한, 지금껏 없었던 보다 다양한 양식이 뒤섞인 새로운 시각적인 예술을 선보인 그가 지금까지 비디오 예술의 선구자로 추앙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 74세의 나이로 타계할 때까지 선보인 작품도 셀 수 없이 많다. TV 정원(TV Garden), 달은 가장 오래된 TV다(Moon Is the Oldest TV), TV를 위한 선(Zen for TV), TV붓다(TV buddha), 엄마 (Ommah), 굿모닝 미스터 오웰 (Good Morning, Mr. Orwell) 등등. 그중 굿모닝…은 1984년 뉴욕과 파리, 베를린, 서울을 연결하는 최초의 위성중계 작품으로 발표하여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도 세계유수의 미술관엔 그의 작품들이 당당히 예술성을 과시하고 있다 미디어아트를 창안한 백남준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형상화한…
북한에서 노동당은 정책 지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기관이며,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당 전원회의는 핵심 정책 노선을 포함해 당 안팎의 중요 문제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리다. 북한이 오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이유는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하여라고 한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외정책 방향 전환 등 중요한 결정이 이번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당 전원회의가 소집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북한이 회의 소집 목적으로 제시한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 결정에 조심스럽지만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선 비핵화가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이 분명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 문제에 대한 내부입장 정리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의 수정’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부터 우회적인 언사로 ‘비핵화’ 의사를 표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달라지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던져야 할 때가 됐다는 점이다. 이번 회의는 북핵 문제…
오늘(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1981년 4월 20일 장애인 복지법이 공포됐고 장애인의 날로 정했다. 이에 앞서 1970년 국제재활협회에서 각국에 ‘재활의 날’을 지정·기념할 것을 권고했는데 1972년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서 통계적으로 비가 오지 않았던 4월 20일을 ‘재활의 날’로 지정한 바 있다. 그리고 UN이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지정하자 이 해 4월20일을 ‘제1회 장애자의 날’로 정하고 기념하기 시작한 것이다. 장애인의 날을 앞둔 지난 17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장애인단체 대표들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장애인도 인간다운 삶을 위해 최저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증장애인 최저임금 제도개편 등 장애인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장애인도 최저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김영주 장관의 말에 공감한다. 장애인도 똑같이 삼시세끼 밥을 먹고, 옷을 사 입으며, 잠을 자고 생활할 주거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쌀값이나 옷값 등 물건 값을 깎아주지 않는다. 아니, 중증 장애인들은 몸이 불편한 만큼 약값 등 생활비가 더 들어간다. 몇 가지 혜택이 있다고는 하나 그것이 장애인
20년 전에 했던 인성검사에 이런 질문이 있었다. “나는 부모님을 사랑했었다”. 답변으로는 ‘네’와 ‘아니오’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했다. 그런데 어떤 답변을 선택하든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명히 난 과거에도, 지금도 부모님을 사랑한다. 그런데 질문이 과거형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는 했다. 서로 사랑하는 많은 연인들은 결혼하고 부부가 된다. 만약 결혼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부부에게 “나는 배우자를 사랑했었다”라는 질문을 하면 어떤 선택을 할까? 답변은 ‘네’와 ‘아니오’만 가능하다. 이 질문은 ‘현재’와 ‘사랑’이라는 두 가지로 인해 우리를 아포리아(난관)에 부딪히게 만든다. 사랑해서 부부가 되었지만, 그 때 감정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을까? 그리고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과연 사랑 맞나? 현재 우리는 배우자를 사랑하며 살고 있을까? 부부는 서로 사랑하며 함께 할 때 더 행복하다. 그런데 많은 부부가 사랑 대신 정(情), 의리 등으로
세상에는 여러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많은 사람들이 개개인의 직업은 물론이고 살아가는 방법이 각기 다르고 다양하다. 물론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정치적 이념 종교의 관한 생각도 각자 다르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오늘은 그 각기 다른 것 중에서 헌법에도 보장이 되어있는 종교의 자유에 대하여 아는 것은 없어도 피부로 느끼는 것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대한민국 헌법 제20조에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지며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되어 있다. 이런 법조문도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종교의 자유에 기인해서 너무나 많은 종교적인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본다. 우리 지역은 풍수가 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그 어떤 이유가 있는지 여러 종교 단체들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생활에 불편함을 여러모로 느끼게 된다. 종교의 자유 보장은 달리 해석하면 국민이라면 종교의 이름으로 피해를 보지 않을 권리도 있다고 본다. 그러함에도 요즘의 종교는 세가 강해지다 보니 사람을 위한 종교에서 종교를 위한 사람이 필요한 지경이 되는 듯한 분위기다. 사이비니 이단이니 기성 종교니 신흥 종교니 이런 것을 떠나서 주민들에게 혐오
어느 날 제게 상담을 요청한다며 한 어머니가 연구소로 찾아왔습니다. 일곱 살 딸아이를 둔 어머니였습니다. “박사님, 저는 하루하루가 지옥같아요.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저희 애는 듣기 싫어! 말하지 마! 라며 악을 쓰듯 소리를 질러요. 심할 때는 저를 때리기까지 해요. 병원에 서 아이랑 같이 진단을 받았는데, 우리 애가 소아우울증에 걸렸다는 거예요! 죽을 만큼 힘든 건 나고! 우울증에 걸릴 만한 사람은 난데! 왜 애가 소아우울증이냐고요!” 상담을 할수록 그녀에게서 끝없는 분노와 억울함을 느꼈습니다. “어머님이 지금 너무 지쳐있으시고,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상처도 있으신 것 같아요. 당분간 제 강의에 참석하시면서 마음을 좀 회복하시는 건 어떠세요? 그 다음에 해결방법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며칠 후 저는 ‘경청의 성품’을 주제로 학부모들 앞에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강연이 끝나갈 때 저는 청중들에게 동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엄마 뱃속의 태아가 클래식에 반응해 노래하듯 입을 움직이고 춤 추듯 팔과 머리를 움직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습니다. “여러분, 뱃속에서 춤추는 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