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신중년 분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기업 채용공고에 공개된 자격요건과 우대조건을 모두 갖추었는데 서류 탈락하거나 면접에서 정말 답변을 잘한 것 같은데 불합격했다고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신중년 입장에서는 채용 단계별 불합격 사유를 정확히 알게 되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보완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업이 불합격 사유를 고지할 의무가 없다 보니 내가 무엇이 부족해서 떨어졌는지 알 길이 없다. 불합격사유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공식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운 비공개 채용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취업포털 조사에 따르면 기업 5곳 중 2곳인 40.3%가 채용 공고상에는 밝히지 않은 비공개 채용조건이 있다고 밝혔다. 또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이 47.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중소기업은 40.1%, 중견기업은 38.6%가 비공개 채용조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중년이 많이 취업을 하는 중소기업도 40.1%나 비공개 채용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비공개 조건이 나이, 성별, 거주 지역, 음주유무 등이다. 이러한 내부적으로 존재하는 비공개 자격 조건이 맞지 않아 탈락시킨 지원자가 있다고
KBS와 MBC가 결국 총파업에 돌입했다. 일부 프로그램은 물론 뉴스마저 파행이다. 이들 두 방송 노조는 ‘공영방송 정상화’와 ‘언론 적폐 청산’을 요구하며 지역국 종사원까지 가세했다. 정권의 나팔수가 된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 방송’과 ‘국민의 좋은 친구’를 표방하는 공영방송 모두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양 방송사 종사자들의 입장은 더 그렇다. 이미 제작거부에 들어갔던 MBC 아나운서들은 11명의 아나운서가 심의실이나 심지어 스케이트장 관리직원으로 부당 전보됐고 모두 12명의 아나운서가 회사를 떠났다고 한다. 뉴스를 전하는 사람이 수정할 수 없는 앵커멘트를 읽어야 했고, 심지어 마이크를 빼앗겼다. 아나운서 업무에서 배제된 채 주조정실에 발령을 내기도 했다. 사측의 인사 기준은 그 사람이 가장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발령내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스케이트장, 주조, 심의실 등 아나운서직과 전혀 관계 없는 곳으로 쫓아보냈다. 무리한 조직개편을 단행한 KBS도 MBC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두 방송사의 노동조합이 동시에 총파업하는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친 정부 인사로 분류된 김재철, 김인규 사장의 임명을…
긴 장마 끝이라 그런지 하늘이 맑다. 칠석이 지나고는 기온도 뚝 떨어졌다. 연중행사인 조상님 묘소에 벌초를 하러 나서보니 가을은 벌써 안마당까지 와 있다. 긴 가뭄 끝에 내리기 시작한 비는 지루한 장마로 연결되고 예년에 보기 드문 긴 장마 기간은 모두가 지겹다 할 정도로 매일 비를 뿌렸다. 계절도 지칠 대로 지쳐 과연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기나 할까 했던 생각들은 벌초를 하러 산야로 나서보니 한꺼번에 후리릭 활짝 개인 하늘로 날아가 버린다. 요즘의 벌초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벌초 문화가 되었다. 삼사십 년 아니 이삼십 년 전까지만 해도 벌초 행사는 어느 문중이나 할 것 없이 연중행사 중에 가장 큰 행사였고 문중 사람들이 모여서 교류하는 소통의 장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낫을 들고 조상님 산소를 윗대부터 찾아서 벌초를 시작했다. 벌초 후에는 점심을 먹고는 문중 총회를 능가하는 집안의 문제들을 의논하고 결정을 하였다. 물론 날이 날인 만큼 조상님 묘지 관리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으며 나이가 많으신 어른들께서는 족보를 내어놓고 누구는 어느 장등에 계신 어느 할아버지의 후손이고 누구는 몇 대조 할아버지 몇 형제 중에 막내의 후손이다 등 들어도 금방 잊어버리는…
북한의 핵실험, 어느 여 선생이 어린 초등학생 제자를 상대로 행한 불편한 진실, 여중생들의 친구에 대한 잔인한 폭력…. 9월에 들어서자마자 이렇게 무서운 소식으로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었다. 나라는 정치, 외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경기 불황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강남 아파트 잡는다고 정부에서 강력한 대책을 내놨는데 경기도민으로써 내가 느끼는 바는 마치 다른 나라 일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인물들이 전면에 등장하여 각종 신기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그 평가는 서로 극과 극으로 엇갈리니 혼란스럽기도 하고 이전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은 저 절벽 아래 추락해 조각나 있으니 권력의 무상함마저 느껴진다. 국내 최대 재벌가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가의 구속 재판과 징역형 중형 선고는 평생 처음 접하는 일로서 어쩌면 상식 내지 개념의 파괴로까지 비약되려 한다. 국가의 안전을 위해, 지도자의 리더십을 위해, 모든 국민에게 위로가 필요한다는 기도가 절로 나온다. 무더위가 물러가고 상쾌한 바람과 파란 하늘이 우리의 가슴과 눈을 활짝 열어 주는 이 시기에 머릿속만큼은 잘 정돈되지 않는다. 정책 담당자나 전문가들이…
양고기는 이슬람권은 물론 호주, 뉴질랜드, 중국, 인도 등에서 많이 소비되는 육류중 하나다. 이런 먹거리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판매된 건 1978년이다. 당시 ‘육류파동’으로 돼지고기 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이를 대체하기 위해 보세가공 수출육으로 보관했던 양고기를 시장에 풀면서부터다. 그러나 특유의 누린내에 발목이 잡히면서 양고기의 대중화는 실패로 끝났다. 반면 중국은 예부터 양고기 먹는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었다. 특히 귀한 손님을 대접 할 때 자주 쓰는 요리로 유명하다. 다른 육류에 비해 귀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겨난 말도 있다. 겉은 그럴듯하지만 속은 전혀 딴판이라는 의미의 중국 고사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이 그 것이다. 중국이 식문화가 시작된 시기는 유목민족이 세운 왕조인 청나라때다. 이 같은 사실은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도 나온다. 북경에서 양고기 요리를 많이 볼 수 있었다는 기록과 함께 “가는 곳마다 조선 사신들을 대접한다고 양고기 요리를 해주었는데 노린내 때문에 고역 이었다”는 부연 설명도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양고기는 국내 식탁에선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양고기 ‘예
거꾸로 선 장미가 고요하다 /김남수 신발장 위 장미 한 다발, 거꾸로 매달린 채 칠백칠십일 수행중이다 들고 온 길을 버리고 갈피마다 쟁여둔 숨을 말리고 야위어가는 육신, 끌어내린다 전지가위를 거부하는 앙상한 몸에 서려 있던 고집이 나를 찌른다 물구나무로 건너 온 면벽의 표정 속에 저런 결기가 숨어있다니! 제 몸을 벼리며 쌓아올린 수행한 채, 저 묵언 속에는 얼마나 많은 기도의 밤이 접혀 있을까 잡념을 털어버리고 제자리에 건다 바람벽이 마른 고요 한 채를 덥석 받아 안는다 - 시집 ‘장미가 고요하다’ 저 장미도 한때 호시절이 있었겠지. 화려함과 우아함을 탐하는 인간들의 눈길, 은은한 향내에 이끌린 벌과 나비들. 온통 장미만의 축제의 날들이 있었겠지. 그러나 세상 모든 만물이 그러하듯 어느 날 가차 없는 조락의 시간을 맞을 것이다. 마른 장미는 그 조락이 오기 전 온전할 때 말려야 한 다발 제 몫의 아우라를 풍길 수 있다. 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고 강제로 그 목숨을 거둔다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그러므로 마른 장미는 면벽의 날을 거치며 제 몸을 벼리고 벼려 결기로 완성한 고요의 집합체라 할 것이다. 시인의 눈은 저 거꾸로 선 장미
한·미정상은 4일 한·미 미사일 지침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없애기로 전격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화통화를 통해 현행 사거리 800㎞, 무게 500㎏로 개발이 제한돼 있는 지침을 없애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지하에 세워진 북한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유사시 북한군 지휘부 벙커를 초토화할 수 있는 초강력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북한의 미사일이 최대 1만2천000㎞까지 쏘아올릴 수 있는 현실에 비추어 이같은 합의는 만시지탄이다. 문 대통령은 4일 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데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연쇄 전화통화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상 탄두중량을 전면해제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발표할 수 있다면 북한에 아주 강력한 응징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먼저 제안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승낙의 뜻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진행상황을 물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은 “사드 임시배치를 한국의 국내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할 것”이
이마트 편의점 이마트24가 순직한 소방공무원 유가족 지원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이마트24는 오늘(6일) 대한소방공제회와 소방공무원 유가족의 자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다. 앞으로 이마트24는 소방공무원 유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지원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 특히 선정된 유가족은 운영에 필요한 임차료, 관리비 등을 본사에서 모두 부담하는 조건의 직영 점포를 운영, 매장 고정 수입과 운영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이마트 관계자의 말처럼 소방공무원은 직업 특성상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다. 따라서 불시에 가장을 잃은 유가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이마트의 지원활동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일은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 나라는 참 무심했다. 역대 정권은 말로만 고생이 많다고 해놓고 실상은 안전장비까지 소방관들이 사도록 만들었다. 가장 위험한 직군인 소방공무원의 활동에 대한 법적·제도적 뒷받침도 아주 미흡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진(수원병)의원이 밝힌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소방공무원 순직 및 공상자가 총 1천746명(순직 21, 공상 1천725)이나 된다고 한다
외부로부터 청각적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귀에 소리가 들리는 경우를 이명이라고 한다. 이명은 기원전 400년경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가 처음 기술한 이후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으나 뚜렷한 원인과 기전이 불명확하여 진단 및 치료가 어렵다. 통계를 보면 전체 인구의 약 20%에서 이명증상이 있고, 주로 20~50대 남자에 많으며, 8%는 수면장애가, 0.5%는 일상생활에 심한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이명은 ‘자각적 이명’과 다른 사람도 들을 수 있는 ‘타각적 이명’으로 분류할 수 있다. 환자 본인만이 느낄 수 있는 자각적 이명은 객관적 방법으로 알기 어렵고 발생 기전이 불분명하여 적절한 치료가 어렵지만,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있는 타각적 이명은 혈관 이상이나 근육경련, 턱관절 장애 등에 의한 것이므로 적절한 수술이나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이명의 원인으로는 자각적 이명의 경우 약 70%가 원인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귀속 질환이나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됐을 때 또는 두경부 외상, 약물, 감기 등에서 올 수 있다. 그 외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이 피로할 때 발생한다. 자각적 이명이 발생하는 기전은 명확하지 않
“들창너머 바람을/ 볼 순 없어도/ 댓잎소리 귓가에/ 사각대는 가을 들머리/ 산 너머의 가을은/ 알 순 없어도/ 갈잎 소리 온 누리에/ 이미 찾아 왔구나/ 가을은 바람으로 일어서고/ 바람은 잎새 되어 밀려드는데/ 아--- 얼마나 마음을 씻어야/ 바람소리 가을소리 귀가 열릴까/ 뜨락가득 달빛을/ 볼 순 없어도/ 솔잎 사이 그림자/ 너울대는 가을 들머리/ 내 마음의 가을은/ 알 순 없어도 (중략)“ 우연한 기회에 취미생활을 하게 된 ‘올드보이스 콰이어’라는 합창단에서 요즘 연습하는 ‘가을이 와서야’라는 노랫말이다. 9월로 접어들면서 바뀌는 계절의 모습이 몸으로 느껴져 멜로디와 가사가 가슴에 더 와 닿는다. 덕분에 연습 때 마다 마음이 ‘쨘-’해지면서 목소리도 제법 잘 난다. 합창단에선 이곡 이외에도 10여곡 넘게 연습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21일 정기공연 날짜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절에 취한 감정만 앞 세워 그런지 완성도를 높이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물론 입단 3개월 차 새내기인 나에 비해 함께 모여 소리하는 40여명의 단원 모두가 그러하지 않지만 적어도 나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