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현재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해양수산부를 12월 말까지 부산으로 이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국정기획위원회도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신속추진과제’로 채택했다. 별도의 법·제도 개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다가 더불어민주당도 해수부 이전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나섰다. 이로써 해수부 연내 이전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해수부와 부산시는 벌써 임시청사를 찾고 있다고 한다. 부산시는 지원 부서를 구성하는 등 해수부 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해수부 부산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북극항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부산을 전초기지로 삼아야 하며 이 사업을 전체적으로 견인할 해수부 역시 부산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운 회사인 HMM의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북극항로가 해양강국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상승으로 영구결빙 상태였던 북극 해빙(海氷)이 급속하게 녹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20년대 후반~2030년대부터는 늦여름마다 북극해 해빙이 녹아 주요 항로가 완전히 열리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일까지 열리는 ‘서울시 중장년일자리 박람회’에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층의 열기가 뜨겁다는 소식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취업난이라는 요즘, 이같은 자리는 재취업을 열렬히 희망하는 이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개최한 만큼 아직 전국적 규모의 행사는 아니다. 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마다 중장년층을 위한 재취업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면 좋을 듯하다. 새 정부가 정년 연장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오긴 했으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진 못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퇴직연령은 49.4세다. 조기퇴직자가 정년퇴직자보다 많은 것이다. ‘60세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전쟁터 같은 회사를 나와 지옥 같은 삶을 맞닥뜨리는 이들의 현실은 상상만으로도 암담하다. 이번 박람회에는 현대홈쇼핑, LG하이케어솔루션 등 120여개 기업이 참여해 총 1600여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한다고 한다. 구직자 1600명이 경력을 살려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희망적인 소식은 또 있다. 서울시니어일자리지원센터가 6개월 동안 60세 이상 시니어 433명의 일자리를 찾아줬다는 것이다. 일할 의지와 역량은 있지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2025년 6월 23일이 이재명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안규백(국방부)·정동영(통일부)·조현(외교부) 등 12명의 장관(국무조정실장 포함)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번 인사는 정치권, 관료 출신, 민간 전문가 등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포진시킨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지역별로 수도권 2명, 호남 4명, 대구·경북 2명, 부산·경남 2명, 충청권 1명, 강원권 1명으로 균형을 고려한 점과 특정 대학에 치우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이번 새 정부의 인사를 조선시대 인사원칙과 비교하면 어떨까? 이번 인사는 국회의원 출신이 6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우며, 정무직 역량을 중시한 구성이다. 동시에 LG AI 연구원장이었던 배경훈, 네이버 대표 출신인 한성숙, 노동계에서 활동한 김영훈 등 사회 각계 전문가를 발탁해 실무 능력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선시대 인사제도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과거제 합격자와 함께 ‘천거제(薦擧制)’를 통해 덕성과 실력이 뛰어난 인재를 관직에 기용했던 조선시대의 전통과 유사하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전관(前官)의 평판과 근무 성적을 중시했는데, 이번에도 다수의 전직 관료와 공직 경험자를 중심으로 인사가 이루어
사회적 관계망의 부족이나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으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고립·은둔 청년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이들을 위한 정부 및 각 지자체의 지원 프로그램이 크게 미흡하다는 비판이다. 청년의 고립·은둔으로 인한 사회 경제 활동 저하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7조 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은둔·고립 청년들에게 필요한 지속적인 관심과 라포 형성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전국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은 2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국무조정실이 공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집에만 있는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은 5.2%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2년 조사(2.4%)보다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고립 은둔 청년 발생의 주요 사유로는 취업이나 인간관계의 어려움 등이 꼽혔다. 경기복지재단의 지난해 경기도 고립·은둔 청년실태조사의 경우도 도 전체 고립 비율은 2019년 5.3%, 2021년 6.3%, 2023년 6.8%로 해마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문제는 도를 비롯해 전국의 고립·은둔 청년이 증가하면서 정부 및 각 지자체,
“내년에는 전담을 맡으면 좋겠어요.” 최근 몇 년 사이, 교사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말 중 하나다. 학급 담임을 기피하는 현상은 어느덧 교육계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담임을 맡지 않는 것이 더 이상 예외나 소극적인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략이 되어버린 것이다. 담임 기피 현상이 이토록 뚜렷해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행정 업무의 과중함이 있다. 공문과 회의, 수시로 바뀌는 지침에 따라 정리해야 하는 각종 문서들, 여기에 학부모 상담과 학생 생활지도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보다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원’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교사들의 목소리 중엔 수업이 쉬는 시간처럼 느껴질 정도라는 자조도 있다. 교육의 본질은 뒷전으로 밀려난 채, 하루의 대부분을 서류 처리에 소진하는 구조가 담임 교사를 소모시키고 있다. 둘째는 학부모와의 갈등이다. 일부 학부모는 교사 개인의 삶을 존중하지 않는다. 늦은 밤이나 주말에 연락하고, 학급 운영 전반에 사사건건 간섭하거나 과도한 민원을 제기한다. 교사의 모든 말과 행동이 기록되고 감시되는 듯한 압박 속에서, 교사는 불안과 긴장을 안고 하루하루를 버텨야 한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민원은 담임 교사의 심리적…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수원역에서 양주시 덕정역을 이을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의 착공이 1년 이상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데 대한 비판 민심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GTX-C노선의 올해 5월 말까지 예산 집행률은 고작 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가뜩이나 경기 북부지역의 낙후 문제가 이슈화하고 있는 시점에 GTX-C노선의 조기 착공은 시급한 현안이다.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조속한 착공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배가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양주 덕정역~수원역 간 86.46㎞를 건설하는 GTX-C노선은 총사업비 5조 6591억 원으로, 지난 2023년 8월 실시협약을 거쳐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회 추경안에 올해 본예산보다 300억 원이 증액된 637억 6900만 원이 편성됐는데, 이는 본예산에 포함되지 않은 건설보상비로 올해 하반기 보상을 추진할 82필지에 대한 추가 소요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5월 말까지 GTX-C 예산 집행 내역을 보면 교부 현액 265억 6700만 원 중 집행은 9300만 원에 불과해 실집행률은 0.4%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부 현액은 올해 본예산(337억 6900만 원) 중 실제 사업을 위해 국가철도공
'정조실록' 1794년 4월 2일에 “금천(衿川)에 행궁(行宮)을 지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금천은 임금이 머무는 행궁이 있는 고을이 되었기 때문에 다음 해 2월 1일에 지방관을 종6품의 현감에서 종5품의 현령으로 올려주었고, 고을의 이름도 옛 이름 중 하나였던 ‘이제부터 흥한다’는 뜻의 시흥(始興)으로 바꾸었다. 시흥행궁의 완성은 화성행궁-현륭원 가는 길을 과천길에서 시흥길로 바꾸겠다는 의지의 결과다. 그런데 과천길에 비해 시흥길은 돌아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멀다. 경기도의 남서부, 충청남도, 전라도, 경상도 서남부의 사람들이 괜히 시흥길이 아니라 과천길로 서울을 오간 것이 아니다. 김정호의 '대동지지'에는 서울로부터 화성행궁과 현륭원까지 과천길이 각각 70리와 90리인데 반해 시흥길은 80리와 100리로 10리가 더 멀게 기록했다. 그럼에도 시흥길로 바꾼 이유를 경기감사 서영보는 이렇게 말했다. “현륭원에 거둥할 때의 길가에 있는 지방 가운데 과천 지역은 고갯길이 험준하고 다리도 많기 때문에 매번 거둥할 때를 당하면 황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중략)… 여러 차례 편리한 방도를 생각해보라는 명이 있었기에 전후의 관찰사들이 모두 금천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