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미국 대통령과 맞선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그는 늘 카키색 군복 차림으로 대중 앞에 선 것으로 유명하다. 까닭은 혁명을 ‘미완’으로 자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1959년 부패한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국민들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던 탓이다. 그는 평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지옥에 떨어져 마르크스와 엥겔스, 레닌과 만나게 될 것이다. 지옥의 뜨거움 같은 것은 실현될 수 없는 이상을 계속 기다려온 고통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그는 ‘미완의 혁명’을 핑계로 반세기 동안 독재를 펼쳤다. 또 미사일 사태로 미국과는 완전히 적국이 돼 버렸다. 혁명 동지인 체 게바라도 그의 곁을 떠났다. 스페인 내전을 다룬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통해 혁명의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평소 헤밍웨이에 대한 존경이 대단했다. 특히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노인과 바다’를 완성하고, 1954년 노벨 문학상까지 타자 더욱 그랬다. 하지만 혁명 이후 헤밍웨이마저 미국으로 쫓아냈다. 얼마 안돼 소련이 붕괴했고 러시아의 원조마저 끊겨 고립무원 지경에 빠졌다. 모두 쿠바가 혁명과 독재의 이미지로 각인된 원인들이다. 카스트로는 끊임없이 암살 기도에
감 /최진화 구례에서 감이 왔다 지리산 물소리로 익은 다홍빛 족두리 새벽 찬 달 아래 빈 가지 흔들며 그리움 털고 있을 당신 항아리 가득 퍼낼 수 없는 세월이 쌓인다 가을은 시골에 계신 부모님들의 손길이 바빠지는 계절이다. 멀리 있는 자식들에게 이것저것 챙겨 보낼 마음에 힘든 줄도 모른다. 화자 역시 부모님이 보내주신 잘 익은 감을 보면서 자식을 아끼고 그리워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들여다보고 있다. ‘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라고 했다.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알면서도 실행하기 어려운 말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경제가 너무 어렵다. 혹자들은 제2의 IMF사태가 다시 오는 게 아니냐고 아우성이다. 소비심리는 다가오는 겨울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2016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전월에 비해 6.1p나 하락했다. 11월 지수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4월 94.2를 기록한 이후 7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CCSI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우리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국내 정치의 불안요인과 미국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그리고 중국경제의 연착륙 등이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다. 가계부채는 또 어떤가. 결국 1300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의 모든 경제주체들이 1년 동안 생산활동을 통해 만들어낸 부가가치 즉 국내총생산(GDP; 2015년 1천559조 원)의 80%를 넘어서는 수치다. 가뜩이나 미국의 금리인상이 다가와 그 충격이 경제위기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가계부채의 이같은 증가는 금리 인상이나 소득 감소, 또는 집값 하락 등의 충격에 휩싸여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적절한 처방과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민들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탄핵 요구로 나라가 들끓고 있다. 가뜩이나 이런 시국에 안 좋은 소식이 겹쳤다. 국민 가계부채가 사실상 1천300조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4일 한국은행의 ‘2016년 3분기중 가계신용(잠정)’ 발표 내용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은행권 대출보다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즉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가계부채는 질·양적으로 모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제2금융권의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277조7천억원이었다. 전분기보다 무려 11조1천억원이나 증가한 것인데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증가폭을 보면 지난해 2분기는 5조원, 3분기 6조3천억원, 4분기 9조6천억원, 올해 1분기 7조6천억원, 2분기 10조4천억원으로 증가했다가 3분기에 11조1천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민들의 생계를 위한 마이너스 통장 등 ‘생계형 대출’이 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최근 금리가 급등하고 있어 이자폭탄이 우려된다. 올해 초 2%대였던 은행 신규 가계대출 금리가 지난 9월 3%로 뛰더니 최근엔 5%까지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8·25 대책 이후 각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를 올렸기 때
겨울이 시작됐다. 먹고 살만 한 사람들은 추위를 피해 따듯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거나 스키장, 온천을 찾아 겨울 낭만을 즐기지만 없는 사람들은 겨울이 고통스럽다. 배고픈 사람들, 주머니가 빈 사람들은 더 춥다. 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해 방안에서도 옷을 껴입고 산다. 한기가 골수까지 파고 들어온다. 물론 이 한기를 치유할 수 있는 1차적인 조건은 경제적인 풍요다. 세상사람들이 모두 풍요 속에 산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만, 현실에서는 빈부의 차이가 극심하다. 특히 자손이 없거나 버림받은 홀몸노인과 병마에 신음하는 빈곤층, 노숙자들에게 겨울은 가혹하다. 따라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가와 이웃, 사회의 따듯한 보살핌, 즉 사랑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사랑의 힘이다. 사사랑의 힘은 고통과 증오, 심지어는 병마까지 몰아내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는 온통 증오와 불신, 슬픔으로 뒤덮여 있다. 게다가 경제마저 바닥을 치고 있다. 청와대부터 정부 고위층들이 무능하고 부패돼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그 사례이다. 지난 12일 100만 촛불집회, 19일 85만 촛불집회에 이어 오는 26일 2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
휴대폰과 인터넷시대를 맞아 사회문화가 획기적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휴대폰을 이용하며 생활해 간다. 심지어는 부부와 자녀관계도 휴대폰의 역할이 크다. 도시인들은 물론이고 농어촌의 사람들도 이의 의존도가 높아진다.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생활환경을 존중하여 원만한 신뢰의 공동체를 증진시켜가기 위해서 노력해 가야한다. 성남지역 53곳 마을 공동체 활동가와 시민 1천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즐기는 축제가 열린다. 모든 시민들이 대화를 통해서 신뢰의 사회관계를 조성해가기 위해서이다. 26일 성남시청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서 시민들의 공동체의식을 높여가는 계기가 되어야할 때이다. 성남시는 마을 만들기 활성화와 공동체 문화 확산을 위해 시청 로비와 의회건물에서 ‘제4회 행복마을 한마당’ 행사를 개최한다.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원만한 인간관계를 통한 새로운 행복 찾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번 행사기간에 마을사람들 관계는 행복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진다. 이 기간 중에 전시마당과 공연마당을 개최한다. 그리고 마을마당과 화합마당 및 시민참여마당이 진행되어 이웃과 시민들의 만남과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된다. 자신이 거주하는…
근대화를 통한 급속한 도시성장은 원도심과 도시재생이라는 시대적 화두를 만들었다. 도시재생이란, 신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원도심에 지속가능한 도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사회적 재생과 낡은 시설을 개선하는 공간적 재생을 도입하여 쇠퇴한 도시를 경제·사회·환경적으로 새롭게 부흥시키는 사업이다. 원도심의 도시재생은 우리사회의 대표적 관심사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제도적으로도 힘을 보태고 있다. 대안적 도시발전의 한 형태인 도시재생은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 예술, 역사 등 인간의 감성적인 측면에 호소하는 창조산업의 경제적 효과가 주목받으면서 문화예술이 효과적인 도시재생 도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일본 가나자와시 시민예술촌 등이 문화예술과 연계하여 성공한 대표적 도시재생 사례이다.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관광산업과 융복합하여 도시 재생을 위한 새로운 인구를 유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예술을 활용한 도시재생은 막대한 자본을 들이지 않고 감성요소를 활용하여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문화예술을 통한 재생은 도시의 새로운…
한때 보고 즐거워하며 아끼던 그림이 있었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속임수에 불과했다. 그림 뒤의 실세는 관객들의 호감을 끌기 위해 요리조리 변장술을 부렸고, 눈요기가 주는 얕은 만족감에 취해 관객들은 그림 뒤 실세의 존재도 잊고, 심지어 자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잊은 채 그림을 바라보며 즐거워했다. 역사에서, 예술작품 뒤의 실세는 종교인이었던 적도 있고, 왕이나 귀족이었던 적도 있었다. 명작들의 대부분이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이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문제작한 것이라는 걸 알지만 화가가 발휘한 훌륭한 솜씨와 기교에 감탄하며 관객들은 그림 뒤에까지 집요하게 파고들기를 포기하고, 오히려 작품의 매력적인 자태에 자신욕구를 일시적으로 동화시켜 버린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 회화란 일종의 스크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관객들과 생산자는 서로를 혹은 스스로를 기만하는 놀이를 벌인다. 작품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아슬아슬한 가면놀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최근 우리 사회는 ‘국위선양’과 ‘국민들의 문화향수’라는 명분을 앞세워 문화예술 콘텐츠가 국민들을 어떻게 농락했는지를 확인했다. 암담한…
자기를 태워 서민들의 추위를 달래주고 외로움을 떨쳐준다고 해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연탄. 시인 안도현은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서 연탄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뜨거운 사람이었느냐/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었던/저 연탄재를 누가 발로 함부로 찰 수 있는가?/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있는/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그는 또 ‘연탄 한 장’이라는 시에선 ‘삶이란/나 아닌 그 누구에게/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삶이란/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이라며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영혼의 연탄이 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담기도 했다. 한때 연탄은 겨울철을 나기 위한 필수품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맘때면 집집마다 식구 수에 따라 수백 장씩 미리 들여놓기도 했다. 가스와 석유가 난방을 책임지고 있는 요즘에 비추어 볼 때 먼 옛날 얘기처럼 들리지만 30∼40년 전만 해도 그랬다 ‘국민 연료’로 인기를 끌었던 연탄은 1988년 이후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다양한 신생 난방 에너지의 출현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연탄이 필요한 곳이 많
청춘 /오은 거센소리로 머물다가 된소리로 떠나는 일 칼이 꽃이 되는 일 피가 뼈가 되는 일 어떤 날에는 내 손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내 손은 내가 아니니까 내 마음이 아니니까 자유는 늘 부자연스러웠다 몸의 부기를 빼는 일 마음을 더는 일 다시 예사소리로 되돌아가는 일 꿈에서 나와 길 위에 섰다 아직, 꿈길 같았다 - 오은 시집 ‘유에서 유’ / 문학과지성사 ‘청춘’이란 말에는 설렘과 불안이 공존한다. 무작정 튀어나가려는 에너지와 미지의 세상에서 미숙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는 불안. 그러나 에너지가 한 발 앞서기에 청춘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마음과 몸의 일사분란, 아니 머리가 결정하기 전에 몸이 먼저 시작하는, 그러므로 실수의 연속이며 스스로 용서하는 실수이다. 그 숱한 실수를 밑천으로 본격적인 삶의 궤도에 진입해야하므로. 이상한 ‘부기’에 조종되어 매사에 바쁘고 매사가 삐걱거리지만 ‘칼이 꽃이 되’는 ‘피가 뼈가 되’는 바쁘게 흘러가는 청춘! 그곳을 빠져나왔을 때 어쩔 수 없는 아쉬움에 ‘아직, 꿈길’같기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