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웽웽거리며 달려드는 벌레’를 의미한다는 이탈리아어 ‘파파라치(paparazzi)’. 조개껍데기가 여닫히는 모습이 마치 카메라 렌즈와 비슷하다고 해서 조개를 일컫는 이탈리아 방언에서 따왔다는 어원설이 있다. 또 1960년 나온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진드기 같은 사진기자 이름을 파파라초(paparazzo)라고 붙이면서 지금의 뜻을 갖게 됐다는 설도 있다. 1997년 8월 31일 영국 다이애나비가 서거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해진 ‘파파라치(paparazzi) 라는 말은 채 한 달도 안 돼 한글사전에 외래어로 정식 이름을 올렸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사회에 급속도로 퍼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5년 파파라치를 우리말 ‘몰래제보꾼’으로 바꾸고 사용을 권장했다.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 누구나 고발을 할 수 있고 포상금도 준다는, 이른 바 ‘신고포상금제’를 시행하면서였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이런 우리말보다는 파파라치 네 글자 가운데 머리의 ‘파’자가 빠진 대신 다른 접두어와 합쳐져 복합명사로 변신한 외래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즉 ‘O파라치’라는 새로운 이름이 뿌리내린 것이다. 자동차, 일회용 비닐봉투, 쓰레기, 탈세, 부정 선거 등을 가리키는 카파라치, 봉파
낙타와 모래꽃 14 /윤고방 어둠 속에서 물결이 부서진다 금시라도 지워질 듯 불을 깜박이며 항구로 들어오는 작은 배 하나 아득히 보이지 않는 바다 저편에서 통통거리며 들어오는 저 작은 배는 박제된 내 얼굴 위에 정박한다 이 밤 자면 배는 다시 떠날 것이다 침묵의 정박 뒤에 남겨지는 것은 떠오르지 않는 그림자의 얼굴이다 그릴 수 없는 바람의 음성이다 끝내 근원을 알 수 없어 그리워할 수 없는 내 얼굴이다 사막은 생명과 존재의 저편에 있다. 그러기에 인간의 삶으로부터 근원적인 물음들이 가 닿는 궁극의 벽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모래꽃’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꽃이다. 낙타가 평생 모래밭 길을 걸어서 닿는 곳은 어디일까? 희망이 무너지면 절망을 하게 된다. 근원은 묻는 시인의 고뇌가 깊다. 우리가 찾아 헤매는 자신의 얼굴 존재의 뚜렷한 형상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어쩌면 끊임없이 그리워해야만 하는 대상일지도 모른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그동안 몇 차례 본란을 통해 지진의 심각성을 알리고, 내진설계와 내진보강을 촉구했다. 지진 피해가 잦아서 내진설계가 잘 돼 있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강한 지진발생 시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1, 5.8 두 차례 강진이 일어났으며 그 뒤 19일 또다시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수백차례의 여진이 발생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 지진은 경기도내 곳곳에서도 감지됐다. 이로 인해 지진은 분명히 이 땅과 바다 속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체감했다. 지진의 진앙지인 경주는 지난달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관광객이 뚝 끊긴 경주에서 공무원 연수나 가족 여행을 권장하는 행자부의 공문이 각 지자체로 시달되기도 했다. 재난 지역을 돕자는 정부의 취지다. 그런데 더 중요한 일이 있다. 앞으로 경주 말고 다른 지역에서도 강진발생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진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박남춘 의원(더민주·인천남동갑)이 밝힌 경기도와 국민안전처의 자료를 보면 충격적이다. 경기도 주택 10곳 중 약 9곳이 지진 무방비 상태라는 것이다. 경기도내엔 모
미래의 소망과 꿈을 키우며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아동을 보살펴 주어야 한다. 아무리 생활이 어렵고 힘들어도 아동학대는 결코 해서는 안 된다. 아직 선악의 분별과 욕구의 자제가 어려운 어린이들이기에 진실 되고 정의롭게 생활해갈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 최근에 아동학대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우리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아동은 보호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해 가야 한다. 경기도가 아동학대와 관련된 사건이 전국에서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하였다. 철저하게 보호시스템을 확립하여 학대받는 아동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알코올 중독을 비롯해서 자포자기한 부모가 아동을 학대할 경우 보호시설로 인계해서 양육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대한 관리를 위한 지역사회주민들과 경찰관의 각별한 관심이 절실하다. 현실적으로 학대 전담경찰관은 인력부족과 과중한 업무 때문에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아동학대 검거 건수는 전체 1천754건이다. 이 중 경기도가 579건으로 33%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에서 아동학대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7월 기준 전체 1천509건 중 경기도가 416건으로 계속
수년 전에 캄보디아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공항에서 줄을 서서 입국절차를 밟고 있었는데, 제복을 입은 한 근무자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1달러” “1달러”. 그게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던 우리 일행은 1달러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러자 그는 우리 일행의 팔을 잡아끌어서는 기다리고 있는 줄 맨 앞쪽에 넣어주는 것이었다. 그 절차가 끝나고 다음 수속을 밟기 위하여 다시 줄을 서자, 그가 또 나타났다. “1달러” 인도에 갔을 때의 일이다. 배를 타기 위하여 줄을 서고 있던 중이었다. 뒤를 돌아서 일행과 이야기하다가 다시 앞을 바라보니, 못 보던 사람이 내 앞에 줄을 서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씩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잠시 후 저만큼 앞 줄의 다른 사람 앞에 또 다시 가 서더니, 이내 또 다시 몇 줄을 건너서 줄을 섰다. 위 에피소드 상황에 대하여,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렸을 때를 상기해 보면, 우리는 줄서기에 그렇게 익숙하지는 않았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오면 사람들은 구름처럼 버스로 몰려가기 일상이었고, 관공서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보면, 불평을 늘
아침에 행궁재로 가기 위하여 차안에서 화성행궁을 바라보면 팔달산으로부터 가을이 들어오는 것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예술가에게 작품을 만들어 내는 스튜디오란 영혼의 쉼터와 같은 곳이다. 오랜 마음의 방황을 끝내고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을 때 팔달산 중턱에 화성행궁이 언덕이 환하게 들어오는 이곳에 마음을 빼앗겼다. 실내전시는 물론 야외 설치미술까지 같이 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조금만 내려가면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방길로 연결되지만 약간 언덕길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마음 먹어야지 올라올 수 있는 한적함이 무척 맘에 들었다. 인연이 닿아서 그런건지, 어쩌면 정조대왕이 행궁을 세울 정도의 명당이라 그런지 점점 안식과 평온을 찾아가기 시작하였다. 몇년 동안 2층을 개인 스튜디오로 쓰다가 너무 아름다운 공간을 나만 보고 있기에는 미안하고, 대중들하고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2012년 복합문화공간 행궁재로 개관 준비를 할 때 동네 노인들이 말씀을 하셨다. 아름다운 은행나무, 밤나무 아래 평상이 너무 낡고 오래되고, 언덕이 가파라서 20년동안 겨울만 되면 노인들이 내려가지 못하고 집에 칩거하게 된다고. 행궁재 개관식때 오신 염태영 수원시장님께 주민들이 부탁드려 언덕위에 아름다운
정조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재위 기간 내내 왕으로서도 결코 순탄치 않았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참한 죽음을 목격했고,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끊임없는 암살 위협을 견뎌야 해서다. 덕분에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집념은 누구보다 강했고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학문에 정진, 깊은 학식을 갖추기도 했지만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개혁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 더욱 그렇다. 그러나 군주로서의 치적은 실로 놀랍다. 특히 탕평정치를 통해 붕당을 타파하는 탁월한 정치력을 발휘했고, 사회 통합 및 경제 개혁에 힘을 아끼지 않았다. 역대 왕 중에서 가장 많은 행행(行幸:임금이 궁궐 밖으로 거동하는 의식)으로 백성의 민원을 직접 듣고 처리했으며, 신분 차별의 단서도 없앴다. 정조의 탁월한 리더십과 남다른 통치사상을 보여주는 것이 국가 대개혁 프로젝트인 ‘화성(華城) 축성’이다. 수원 화성은 익히 알려진 대로 당대의 실학정신과 미학, 혁신적 과학기술이 집약된 계획 신도시다. 정조는 화성 완공 직전인 1775년 어머니 혜경궁홍씨와 현륭원과 화성에 행차하는 행사에 나선다. 왕복 200리가 넘는 길을 행차하는 것은 조선왕조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지만 어머니의…
목련나무 /김중 흔들리는 꽃잎 울렁이는 지붕 망설이는 신작로 쏟아지는 은빛 칼날…… 비수! 비수를 등에 꽃은 채 흐르는 검은 강물과 강물을 가슴에 꽃은 채 아픈 듯 웅크린 검은 땅 위에 목련나무 한 그루 배시시 피어나며 엄청나게 下血하네…… 흩날리는 하양 저 피톨들 너머, 안타까운 月下 멈추지 않는 저 月下의 분수 오래전부터 우리는 땅을 파헤치고 시멘트벽을 심어 아파트 숲을 만들었습니다. 새를 몰아내고 길고양이들을 몰아낸 자리, 그곳에 삶에 지친 육신을 눕히고 일으켜 세우며 생을 피워내다 스스로 생의 염증을 토해내곤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우리가 저 강물에 저 땅위에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비수를 꽃은 것입니다. 검은 물을 흘러 보내고 있습니다. 목련은 피기도 전에 강과 땅을 앓다가 하혈로 마무리하는 꽃을 피웠습니다. 우리가 그런 사람들입니다. 점점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김유미 시인
주민들의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환경이 중요하다. 악취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에 위치한 경인지역의 악취가 심해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도의 악취가 전국에서 1위이고 인천시는 2위에 이른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악취민원은 총 4만3천492건에 이른다. 이 중 인천의 경우 2013년부터 작년도까지 총 6천459건이 악취민원이다. 인천과 경기지역의 악취는 전국 총 악취민원 중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정도가 심각하다. 유형별로는 사업장 시설로 인한 악취민원이 3만740건인 70.7%로 가장 많다. 음식점·하수구·정화조 등으로 인한 생활 악취민원도 7천199건으로16.6%를 차지한다. 원인불명 악취민원이 5천553건으로 12.8%이다. 인천시는 현재 남동 국가산업단지 등 8개 권역의 109개 업체의 악취관리지역과 남동유수지 등 2개 취약지역의14개 업체 등 총 12원 개 업체에 대해 주기적으로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업체의 엄격한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해 관리를 강화해가야 한다. 경인지역의 산업과 지리적 특성에 맞는 악취 근절대책 수립이 절실하다. 정부와 지자체의 공동노력
광교산은 그 품안에 살고 있는 수원시민들뿐만 아니라 용인 의왕 안양 화성 오산 등 주변도시 시민들이 사랑하는 산이다. 그리고 산 입구엔 광교저수지가 있고 그 주변에 벚나무를 심어 봄철이면 벚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한 가득이다. 또 저수지를 둘러싼 수변산책로는 ‘명품’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빚어낸다. 그런데 이 저수지로 인해 인근 장안구 상·하광교동 일대가 1971년부터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상수원보호구역은 우리가 먹는 물을 공급하는 곳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호해야 하지만 그후 주민들의 불편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주민들이 집 한 채 짓는데도 복잡한 절차를 거치거나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특히 이곳에서 등산객들을 상대로 영업 중인 보리밥집들은 광교산의 또 다른 명물이 될 정도로 소문난 맛집이 됐지만 영업허가를 받지 못해 불법영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행정관청이 고발할 때마다 벌금을 내면서 영업을 유지해 왔다. 광교보리밥집과 관청과의 갈등은 매년 되풀이 됐다. 따라서 광교산 식당 주인들은 벌금전과가 없는 사람이 드물 정도다. 따라서 주민들은 생존권을 위해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라고 주장해왔다. 상수원을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