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과 청렴을 무기로 하고 국민의 참여를 표방하는 노무현 정권의 청와대가 임기 말의 누수현상을 피할 수 없긴 하지만 학력을 위조하고 사기 행각을 펼친 전 동국대 여교수 신정아씨와 수년 전부터 개인적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씨의 배후에서 학문을 모독하고 예술계를 기만하는 데 모종의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변양균 정책실장을 옹호한 책임은 면하기 어렵다.
검찰 소식통이 변양균 정책실장은 신정아씨와 100통 가까운 이메일 연애편지를 주고받았으며 그 가운데는 “노골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 변씨와 신씨는 연인 사이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청와대에서 비서실장 다음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정책실장이 청정을 계율로 삼고 있는 불교 신자라면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결혼한 신분으로서 다른 여자와 깊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비록 사생활의 영역에 속한다 하더라도 부도덕한 짓임에 틀림이 없다.
더구나 변 실장은 신정아씨가 동국대 교수로 채용되고, 광주비엔날레 감독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개입했거나, 신정아씨 가짜 학위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장윤 스님과 과테말라 출장 중 전화로 신씨 학위위조 파문을 축소하려는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변 실장은 “과테말라에서 전화한 적 없다” “신정아씨를 잘 모른다”고 변명해왔다. 더구나 그는 기자들의 집요한 취재공세를 피하기 위해 과천 자택에 열흘 이상 가지 않고 청와대 부근의 호텔에서 출·퇴근하는 등 떳떳하지 못한 처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대통령 측근들, 고위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부도덕한 처신,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동이 있을 경우 수사기관과는 별도로 정확히 조사해 대통령에게 보고함으로써 대통령의 개혁정치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보좌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씨의 거짓 해명만 믿고 아무 것도 캐내지 못했다.
청와대가 변실장의 신씨 연루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들에 대해 “무차별적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법적 대응’까지 밝힌 것은 일대 오점(汚點)이 아닐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오전 시드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하자마자 전해철 민정수석비서관으로부터 변실장 문제에 관한 보고를 받고 그의 사표를 수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썩은 살에 해당되고 국민을 우롱한 변양균 실장 사건은 사표 수리 정도로 매듭질 차원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청와대가 썩은 살은 도려내야 한다는 원리에 따라 변씨를 파면함은 물론이고 그를 옹호해온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