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2 (월)

  • 흐림동두천 4.0℃
  • 흐림강릉 4.4℃
  • 서울 5.0℃
  • 대전 5.7℃
  • 대구 7.4℃
  • 울산 7.1℃
  • 광주 8.0℃
  • 부산 8.3℃
  • 흐림고창 8.5℃
  • 제주 11.8℃
  • 흐림강화 3.6℃
  • 흐림보은 5.4℃
  • 흐림금산 5.9℃
  • 흐림강진군 7.9℃
  • 흐림경주시 7.5℃
  • 흐림거제 8.1℃
기상청 제공

[사설]제동걸린 첫 주민소환 투표

수원지법 행정1부가 13일 김황식 하남시장이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주민소환투표 청구수리처분 무효확인 소송 선고공판에서 “하남선관위가 주민들의 주민소환투표청구를 수리한 것은 무효”라고 판결함으로써 20일로 예정된 주민소환투표는 정지됐다. 재판부는 “주민들이 선관위에 제출한 서명부에 반드시 청구사유가 기재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서명부가 있으며,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유효수를 채우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이 사건 주민소환투표청구는 무효”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절차의 미비를 이유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두 가지 관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즉 그 하나는 하남선관위가 전국에서 최초로 주민소환투표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던 근거가 하남시장이 광역 화장장(火葬場)을 유치하려고 한 데 대해 일부 시민이 그것을 반대하면서 주민소환으로 끌고 간 데서 비롯되므로 화장장이 들어설 여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유보시켰다는 점이요, 다른 하나는 주민들의 투표로 당선된 지자체의 장이 독자적 판단에 의한 행정행위를 일부 주민이 소환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의 합리성 여부에 관한 쟁론에 불을 붙였다는 점이다.

본란은 7월 10일 하남시의 일부 주민이 시장 등을 소환이유로 내세운 광역 화장장 시설 유치 추진은 “장사법에 규정된 자치단체장으로서의 업무집행의 하나이자 하남시 발전을 꾀하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다”라고 규정하고 “님비현상(지역이기주의)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주민소환제를 남용해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시장의 직위를 부당하게 박탈하려는 추진위의 행동은 옳지 않다”고 비판한 바 있다. 매년 여의도만한 국토가 묘지로 변해가서 몇 십 년 내에 ‘전국토의 묘지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법으로 화장을 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너도나도 나서서 화장장 건설을 반대하고 그러한 이유로 지자체장을 추방하려 한다면 미래를 내다보는 행정이 발붙일 곳은 어디란 말인가?

또한 하남시의 주민소환 투표 중단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의 개정문제를 화두로 등장시켰다. 우리는 현행 주민소환법이 청구사유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고, 주민소환 투표안 공고 때 20~30일간의 행정공백을 초래하며, 주민소환 투표에 드는 경비를 지자체가 부담케 하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데다가 님비현상에 집착하거나 지자체장과 다른 견해를 가진 주민들에 의해 남용될 소지도 있는 만큼 국회가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 물론 이 법은 명백히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지자체장을 소환하는 권리는 주민들에게 보장해야 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