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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사그라지는 광교의 꿈

道 특권층 25% 우선공급 행정타운 반쪽 행정타운
높은 분양가로 유치 포기 명품신도시 짝퉁신도시로

 

경기도에서 소시민으로 살아 간다는 것은 어찌보면 끗발 없고 아무 권한 없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이들은 관청에 이것 저것 요구하거나 떠벌리려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법을 어기지 않으려 노력하고 세금을 제때 낼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우리사회를 지탱해 가는 버팀목이다.

수원에서 노모를 모시고 사는 H(50)씨는 광교신도시 입주를 일생일대의 목표로 삼아 왔다. 경기도가 전국 제1의 ‘명품 신도시’라고 떠벌려 놓은 점이 있기는 했지만 광교산 자락에 위치해 자연경관과 주거수준이 수도권의 마지막 보루가 될 것이라는 주변의 얘기들이 많이 작용한 점도 있다.

 

그렇지만 H씨는 최근 이러한 광교신도시 입주를 거의 포기한 상태다. 광교신도시에 공급되는 주택 3만242가구 가운데 25% 수준인 7천450가구가 경기도 특권층에 우선 공급되기 때문이다. 4가구 중 1가구는 소시민은 기웃거릴 수 없는 특권층에게 돌아가게 되어 있다. 이러한 일을 추진하는 곳은 다름 아닌 경기도청이다.

경기도가 특별분양주택 공급계획 수립권한을 국토해양부로부터 억지로 가져와 특권층에게만 우선 줄려고 생떼를 부리는 면모를 살표보자. 우선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무주택 공무원에게 우선 분양하겠다는 물량이 1천632가구다. 이미 김문수 경기지사가 밝혔듯이 1천120가구는 삼성 임직원에게 일반분양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744가구는 3명 이상 자녀를 둔 무주택 세대주에게, 1천101가구는 무주택 저소득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 형식으로 공급된다.

 

또 국민임대주택은 철거민 등에 380, 고령자·장애인에게 761, 영구임대 퇴거자 190, 비닐하우스 거주자 380, 신혼부부 우선공급 1천142가구 등이다. 이른바 ‘철밥통’이라고 일컬어지는 공무원에게 즉, 집이 없는 공무원이라고 못박고 있기는 하지만 광교신도시 아파트를 우선 공급하겠다는 발상은 최근 5급이하 공무원 60세 정년영장과 함께 공무원의 특권층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이다.

 

세계일류기업 삼성임직원에게 베풀려는 우선분양권도 직장없고 돈 없는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감안하지 않은 특권층 중시 정책의 표본이다. ‘고소영’ ‘강부자’ 내각의 학습효과인가. 더욱이 삼성임직원에게 우선 공급하겠다는 10%범위내 특별공급대상이 국가유공자,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외자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시책상 기여자로 도지사가 인정한 자로 되어 있어 경기도지사가 입맛대로 언제든지 특권계층에 특혜를 베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무주택 저소득 신혼부부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와 철거민, 고령자, 비닐하우스 거주자에게도 우선공급한다는 것은 높은 관리비와 거주비용을 감안하지 않은 것 이어서 이들의 삶이 광교신도시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광교신도시의 문제점은 높은 땅값에 있다. ‘명품 신도시’의 완성을 위해 비즈니스파크, 파워센터, 에듀타운, 행정타운 등 특별계획구역이 있다.

 

비즈니스파크는 주요 그룹사들과 미국 포천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을 유치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불투명한 상태. 행정타운은 높은 분양가로 이미 반쪽짜리 행정타운으로 전락하고 있다. 수원지검과 수원지법원이 높은 분양가를 감당하지 못해 입주를 포기한 상태고 경기도교육청과 한국은행 수원지점이 단독청사를 요구하며 입주를 꺼리고 있다.

 

특히 광교신도시 7만여 주민과 수원, 용인권역 200만 주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서울대병원이 높은 분양가를 못이겨 광교신도시를 포기하고 오산에 600병상 규모의 최첨단 의료시설을 갖추기로 한 것은 광교입주민에게 돌아가야 할 의료혜택을 경기도시공사가 놓친 경우다. 광교신도시에 대한 감정평가가 진행되면서 높은 보상을 받고 일찌감치 퇴거한 경우와 터무니 없는 보상으로 막판까지 보상을 거부하는 등 보상을 둘러싸고 끊임 없이 말들이 많다.

 

도대체 광교신도시에 대한 감정평가가 어떻게 이뤄졌길래 감정평가사가 구속되는지 경기도시공사는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서 숲사랑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던 남영희(68)씨는 지은지 3년도 안된 건물에 대한 감정과 시설물에 대한 감정평가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피해를 봤다며 행정소송을 준비중이다. 국내 유명작가의 도자기 등 수백점의 미술품을 옮기는데 보상금 50만원이 책정되었다고 한다. “무조건 사업장을 다른 데로 옮겨 가라는 식의 보상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남씨는 말한다.

안병현<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