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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양궁의 힘

숱한 난관 불구 세계최강 우뚝
끝없는 열정 우리사회 교훈 삼자

 

우리나라가 1948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이래 올림픽 금메달의 꿈은 오래도록 이루지 못했다. 그렇게 기대하던 첫 금메달의 꿈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대회 레슬링에서 양정모가 이루어냈다.

1981년 바덴바덴 IOC총회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고, 우리나라의 엘리트 스포츠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급성장을 하여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스포츠 강국 위상을 견지하게 되었다.

역대 하계올림픽의 효자종목을 금메달 기준으로 보면 양궁이 14개로 1위이고, 2위는 10개를 딴 레슬링이다. 유도가 8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은·동메달까지 합치면 36개로 가장 많다.

양궁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4년 LA올림픽 이후 한국팀은 세계 최강을 자랑한다. 여자는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한번도 다른 나라에 내주지 않았고, 남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시드니, 아테네올림픽 단체전을 제패했다.

한국팀이 계속 금 과녁을 명중시키자 세계 양궁계가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결승전에서 18발 쏘던 규정을 12발로 변경해 후반 역전 찬스를 줄였다. 활 쏘는 제한시간도 40초에서 30초로 단축시켰다. 그래도 별 효과가 없자 견제에서 모방으로 방향을 돌렸다. 한국선수가 애용하는 활을 쓰고, 시합 전 스트레칭 자세까지 따라 했다. 급기야 한국코치를 영입하고 한국선수를 귀화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양궁은 난공불락의 요새다. 그 비결이 과연 무엇일까?

지난해 6월 양궁대표팀이 미사리 경정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들이 많은 관중이 몰려든 스탠드 바로 앞에서 실전 적응훈련하는 장면을 보고 그 실마리가 조금씩 풀렸다.

양궁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경기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국가대표가 되어 올림픽선수로 뽑히기까지 총 14개월의 2단계 선발전에서 과녁에 화살을 꽂는 성적 외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은 아무것도 없다. 학연, 지연은 물론 과거의 금메달 명성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직 실력만으로 최강의 선수를 가리는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제1의 비결이 아닌가 한다. 여기에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심층분석과 고강도의 훈련, 베이징 양궁경기장을 그대로 옮긴 시뮬레이션 연습까지 한다.

이러한 과학적 훈련은 1980년 태릉선수촌에 스포츠과학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전략종목 중심으로 본격화했고, 서울올림픽 때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지금 전속 연구원 수십여명이 일하는 스포츠과학연구원으로 발전했다.

여기서 발표한 각종 과학적 훈련기법은 감독과 선수들이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LA올림픽부터 20년간 대표팀을 이끈 서거원 전 감독은 최근 한 특강에서 “한국이 양궁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민족이 원래 활을 잘 쏘기 때문이 아니라 수많은 도전을 받으면서도 끊임없는 열정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숱한 난관을 극복해나간 양궁선수단의 창조적 에너지야말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 우리 경제와 사회에 주는 값진 교훈이 아닐까 한다.

베이징올림픽이 임박한 시점에서 불행히도 쓰촨성 지진 대참사가 발생했다. 구호에 동참하고 있는 세계 각국은 중국이 재난을 딛고 지구촌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를 진정으로 염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베이징올림픽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각 종목의 선수들이 막바지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합 1위를 노리는 주최국의 만리장성을 넘기가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한국선수단의 선전과 더불어 올림픽을 계기로 불꽃 튀는 스포츠 마케팅과 기업 경쟁력에도 가속도가 붙기를 바란다.

김태근<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운영본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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