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파문이 마침내 개각과 청와대의 인적쇄신으로 이어지게 됐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이 되고 말았다. 꺼질듯 말듯한 갸날픈 촛불이 몰고 온 결과다. 출범한지 100일밖에 되지 않는 이명박 정부로서는 치명타일 뿐아니라 대통령으로서도 불명예 스러운 일이다. 쇠고기 파동은 대미(對美) 협상을 서둔 나머지 구매자(소비자)의 권리를 포기하다시피 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제 남은 일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마무리 뿐이다. 우리는 집에서 기르는 소를 생구(生口)라고 불렀다. 식구(食口)는 가족을 말하고 생구는 한 집에 사는 하인이나 종을 말한다. 그런데 소를 생구라고 한 것은 그만큼 소를 존중했다는 뜻이다. 소는 농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가축이자 재산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월 첫째 축일(丑日)에는 소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쇠죽에 콩을 듬뿍 넣어 먹였다. 소가 풍요의 상징이란 것은 동서고금에 차이가 없다. 중국, 일본, 인도에서도 성스러운 동물로 여긴다.
특히 인도는 소를 신격시할 만큼 존중한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진면목을 소에 비유하였다. 십우도(十牛圖)가 그것이다. 십우는 심우(尋牛:소를 찾아나섬), 견적(見迹:소의 자취를 봄), 견우(見牛:소를 봄), 득우(得牛:소를 얻음), 목우(牧牛:소를 키움), 기우귀가(騎牛歸家: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옴), 망우존인(忘牛存人:소를 잊고 본래의 자기만 존재함), 인우구망(人牛俱忘:자기와 소를 다 잊음), 반본환원(返本還源:본디 자리로 되돌아감), 입전수수(入廛垂手:가게에 들어가 손을 드리움)이다.
이는 선(禪)을 닦아 마음을 수련하는 순서를 표시한 것으로 소를 찾고 얻는 순서와 이미 얻은 뒤에 주의할 점과 회향(回向)할 것을 이르고 있다. 오늘날의 소는 소일 뿐이다. 축산업자는 송이지를 덩치 큰 황소나 암소로 키워 육우(肉牛)로 팔아 돈을 벌고, 인간은 그 고기가 우리나라 것이냐 미국 것이냐를 따지며 배불리는 것이 전부다. 소로서는 생구 소리를 듣던 옛 시절이 그리울지 모르지만 인간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다. 오직 쇠고기를 먹느냐 마느냐는 양자 택일 앞에서 기싸움만 하고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