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향당(鄕黨)’ 편은 공자(孔子)의 생활습관에 대한 기록으로, 공자의 제자가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기록에 의하면 공자는 대단히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 같다. ‘사불염정(食不厭精)’이라는 구절은 공자가 ‘하얀 쌀로 지은 밥이 아니면 먹지 않았다’는 뜻이다. ‘정백미’, 그러니까 누런 현미가 아닌 두 번 빻아서 겨를 완전히 벗겨낸 쌀로 지은 ‘흰 쌀밥’이 아니면 먹지를 않았다는 얘기다. 여기에서 食은 ‘밥 식’ 또는 ‘먹을 식’ 자인데 ‘사’로 읽으며, 精은 ‘정백미’를 뜻한다. 이 문장 다음에는 ‘할부정불식(割不正不食)이라는 구절이 이어진다. 割은 ‘자르다’는 뜻이니까 ‘썬 것이 반듯하지 않은 고기는 먹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공자라는 성현(聖賢)을 까다로운 이상성격자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원칙을 중시하고 엄격함을 유지한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로 보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어떻든, 공자 같은 남자가 지금 이 시대에 산다면 두 말 할 것도 없이 ‘왕따 제1호’가 될 것이다. 실제로 ‘공자가어(孔子家語)’를 보면 공자가 아내를 내쫓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은 그의 아내가 쫓겨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도망쳤을 가능성이 많다. 공자는 비교적 고단하고 험난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살림도 풍족하지 못했고 주유천하로 떠도는 일생을 살았다. 부부 간에 공동 관심사도 없어서 대화가 원활했을 리 만무하고, 그나마 생이별 상태가 길었다. 게다가 식사 습관마저 ‘고기가 약간 삐뚜름하게 썰어졌다고 해서 밥상을 퇴하는’ 정도로 괴팍스러웠으니 어떤 아내가 배겨낼 수 있었겠는가. 요즘 말로 하면 그야말로 ‘간 큰 남편’이요 ‘겁을 상실한 남편’인 셈이다. 지금 북한 김정일 정권이 ‘이성을 완전히 상실한’ 짓을 하고 있다. 김정일 정권이 온갖 ‘희한한 짓’만 골라 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금 북한에서는 먹을거리가 없어 굶어죽는 주민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옥수수 5만t을 지원해 주겠다는 제안을 북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사불염정(食不厭精) - ‘흰 쌀’이 아니면 받지 않고, ‘흰 쌀밥’이 아니면 먹지 않겠다는 것인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