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년 전만 해도 부서진 스레이트 판에 삼겹살을 맛있게 구워먹었다. 한창 들놀이 붐이 일고 등산 인구가 급증하면서 스레이트 삼겹살은 당시 최고의 야외 먹거리였다. 그때는 석면이 뭔지 왜 유해한 것인지 아무생각도 없었다. 골짜기마다 기름밴 스레이트 조각이 그저 단순한 쓰레기로 지천에 버려졌다.
그로부터 20년쯤 뒤 석면은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침묵의 살인자’로 나타났다. 이러한 웃지 못할 사정을 뒤로 하고 그 석면의 공포가 갈수록 충격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식·의약품 안전성 문제로 비화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석면을 함유한 탈크가 화장품에서부터 고무장갑과 알약, 유아용 파우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의 성분을 분석하고 그 효율성을 판단해야 하는 전문가들조차 오락가락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의약청이 석면, 탈크 사용규제 명령을 내리고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다고는 하지만 20~30년 전부터 복용하고 바르고 했던 피해는 어디서도 구제받을 길이 없다.
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소홀이 문제였다고는 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하는 구조적 시스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책임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뒤늦은 방어조치에만 급급하고 있는 기업과 당국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탈크 발암성 논란은 이미 1980년대 초에 제기된 바 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2005년 탈크 석면 검출 제한기준을 정했고 미국에서도 2006년 같은 기준을 만들었다.
제2의 신약 강국이라는 한국에서는 석면의 위해성에 대해 단 한 번도 의심을 제기한 적이 없었다.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3대가 망한다는 우스갯소리를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할 것인가.
지난해 세상을 뒤집어 놓았던 멜라민 파동 때도 그랬다. 또 중금속과 잔류농약이 검출된 중국산 농산물에 대해서도 사후조치가 어떻게 됐는지 확실한 정보가 없다. 물의가 있을 때마다 앞으로 잘하겠다는 뒷북행정으로 오늘의 석면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위법 사실이 있는 업체에겐 민·형사상의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 탈크 석면 함유량 기준이나 석면검사에 대한 의무적인 제도조차 마련하지 못한 보건당국의 책임도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 국민건강권을 담보로 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중대한 임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