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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이름

이창식 주필

이름이 없는 사람은 없다. 살아서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남는 것이 이름이다. 특히 유교문화권에 속해 있는 한·중·일의 이름 관념은 서양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차이가 있다.

이름은 성(姓)과 함께 쓰는데 우리나라에서 성과 이름을 함께 쓰기 시작한 것은 신라 중기 이후로 알려져 있다. 그 이전만 해도 성없이 이름만 불렀는데 중국의 영향을 받아 왕가에서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 쓰게 됐고, 훗날 귀족과 공신들에게 성을 내렸다. 당시는 왕으로부터 성을 받은 자 외에는 성을 쓸 수 없었는데 고려 문종 때 성을 쓰지 않는 사람은 과거에 응시할 수 없게 하자 성과 이름을 함께 쓰기 시작했다. 채 1000년이 안 된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본관(本貫)을 쓰지만 일본은 관향(貫鄕)을 성으로 바꾸어 쓰고 있다. 예컨대 동네 가운데 살았으면 나까무라(中村), 밭 가운데서 태어났다면 다나카(田中), 우물가에서 살았다면 이바다(井端) 등이다. 성이 없기는 일본도 마찬가지였는데 마쿠후(幕府) 시대 이후 성을 쓰기 시작했다니 우리보다 한참 뒤였다. 우리나라의 원래 이름체계는 복잡했다. 갓 태어나면 아명(兒名), 15세부터 20세 사이의 정월에 치르는 관례(성년식) 때 관명(冠名) 또는 자(字)를 지어주는데 자를 받은 다음에는 집안이나 가까운 처지가 아닌 사람은 자 이외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이밖에 호(號)가 있다. 호는 별호(別號), 아호(雅號), 당호(堂號)라고도 하는데 이는 본명이나 자 대신 불렀다. 호는 자신이 태어난 고장, 취미, 인생 또는 철학관 등을 반영해 본인이 짓거나 스승이나 선배가 지어주는데 후자의 경우가 많다. 죽고나면 ‘휘(諱)’자가 쓰여지는데 공신의 경우 임금이 내리기도 하였다. 이름을 지을 때 윗사람의 이름자는 쓰지 않는 것이 우리의 전통인데 이를 피휘(避諱)라고 한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고 했다. 이 말은 인간의 이름이 얼마나 귀하고, 자기 존재를 확인시키는 중요한 것인지를 시사하고 있다. 요즘 이름값도 못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다보니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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