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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라져야 할 교육의 계급대물림

맹자는 어릴 적 무덤가에 살았다. 보고 자란 곳에 따라 하는 짓이 달라서 맹자는 하루 종일 장사지내는 일을 흉내 내며 살았다. 보다 못한 어머니가 집을 옮겼다.

중국고사 고녀열전에 나오는 맹모삼천지교 이야기의 일부분이다. 맹자가 공자 다음 성인으로 우러름을 받게 된 데는 이처럼 어머니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면서 스승이었던 셈이다.

오늘날 어머니들이 자식교육을 위해서 이사를 간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그러나 맹자의 어머니는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고자 이사를 한 것이고 지금의 상류사회 어머니는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이사를 한다. 이른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환경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우리 교육환경이 더 큰 격차를 보이며 교육의 계급대물림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어고와 자립형사립고에 다니는 학생들의 부모 중에는 소득수준이 높은 직업을 가진 아버지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민족사관고의 아버지들은 90%가 전문직이나 경영 관리직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반해 실업계 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하위직에 종사하거나 무직인 경우가 많았다.

서울지역 6개 외고와 인근에 위치한 일반 고등학교 신입생 아버지 직업분포 비교는 더욱 충격적이다. 상위 직 비율은 외고가 일반학교에 비해 12배 이상 높았다. 이 같은 현상은 해가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 외고의 경우 2007년 상위 직 아버지 비율이 26.9%에서 2009년에는 34.27%로 늘어났다.

맹자의 어머니도 이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튼튼한 경제력이 아이들 진학문제의 결정적 열쇠가 되고 있는 이 같은 현상을 그저 간단히 이사하는 것으로는 해결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맹자 어머니가 아무리 훌륭해도 지금의 한국사회에서는 전혀 통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망아지는 길들이지 않으면 좋은 말이 될 수 없고 어린 소나무는 가꾸지 않으면 아름다운 나무로 자랄 수 없다는 것이 옛 선조들의 교육이념이었다. 자식을 두고 잘 가르치지 않으면 버리는 것과 같다고 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살림살이들이 크게 변했다 해도 교육에서 조차 대물림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서글픈 일이다. 자식들 교육조차 있고 없음에 따라 결정이 되고 그들의 미래 또한 정해진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면 없는 아버지, 어머니들의 설 자리는 더욱 위태스러워 질 것이다. 적어도 교육만큼은 빈부간의 격차로 차별받는 서러운 현상이 사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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