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big brother)는 사회학적 통찰과 풍자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1948년에 쓴 미래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전지전능한 감시자를 지칭하는 단어로서, 폐쇄회로 텔레비전 등 각종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일상적인 감시와 정보의 독점으로 사람들을 통제하는 관리 권력 또는 그러한 사회체계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빅브라더는 긍정적 의미로는 선의적 목적으로 사회를 돌보는 보호적 감시 장치가 될 수 있지만, 부정적 의미로는 음모론에 입각한 권력자들의 사회통제 수단을 말한다.
소설 ‘1984년’에서 빅브라더는 텔레스크린을 통해 소설 속의 사회를 끊임없이 감시한다. 텔레스크린은 사회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실로 가공할 만한 사생활 침해를 보여준다.
소설이 발표되어 관심을 받던 시기에는 빅브라더의 실체가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였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소설 속의 상황과 흡사한 감시체제가 실제 사회에서 실현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이용한 보안시스템이다. 국가와 지역을 불문하고 보안이나 안전 등의 이유로, 한 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과 음향 데이터가 유선이나 무선을 통하여 정해진 모니터로 전송되는 시스템인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 Closed circuit television)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보안업계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가동되는 CCTV 수를 약 300만대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CCTV의 수가 국민 17명에 1대 꼴인 셈이다. 서울 등과 같은 대도시만 놓고 보면 국민 14명당 1대 꼴로 CCTV가 설치되어 유럽에서 가장 많은 CCTV 수를 보유한, 그래서 유럽에서 ‘몰래 카메라의 도시’라고 불리는 영국 런던보다도 많을 가능성이 크다.보안 관계 단체의 한 관계자는 매년 40만~50만대 이상의 CCTV가 새로 판매되어 설치되고 있다고 했다.
CCTV는 비교적 근거리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큰 비용이 들지 않고, 원하는 영역을 촬영하여 저장한 후 원하는 시간대의 자료를 재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차량이 운행되는 큰 도로는 물론 사람의 통행이 뜸한 좁은 골목길에도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하여 꾸준히 CCTV의 수를 늘리고 있다.
경찰이나 지자체 같은 공공기관은 치안과 주민의 안전을 위하여, 각종 사설단체나 사기업들은 보안과 감시를 위하여, 심지어는 개인도 방범이나 차량 보호 등 사적인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CCTV를 곳곳에 설치하고 있다.
설치된 CCTV에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영상뿐만 아니라 카메라가 촬영하고 있는 구역을 이용하는 여러 사람의 모습과 그들의 언행이 촬영되어 저장되게 된다. 촬영되는 사람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그 모습과 행동이 카메라에 촬영되어 저장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는 것이다.
얼마 전 일간지 특집기사에 CCTV를 이용한 보안시스템에 대한 테마기사가 실린 것을 보았다.
서울의 모 기관에 근무하는 김모 씨는 7곳의 관제센터를 통해 900개가 넘는 CCTV를 총괄하는 안전관리 책임자이지만 그도 일상생활을 통하여 하루 평균 100회 가까이 CCTV에 노출된다는 내용이었다. 감시하는 직업을 가진 그도 예외 없는 감시의 대상인 것이다.
특별히 주의하여 의식적으로 CCTV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는데도 불구하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공용버스, 지하철 승강장, 공원, 광장, 소매점 등등에서 상당히 많이 CCTV에 노출이 되었다. 이렇게 촬영된 데이터는 짧게는 3~4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보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보안 시스템은 본래의 목적대로 범죄예방이나 사고예방을 위하여 사용된다면 공익을 위하여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보안 시스템 자료가 본래의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어진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행위가 다른 누군가에 의하여 관찰되고 있다면 어느 누구도 행동의 자유를 누릴 수 없다.
더구나 현대 사회의 디지털 시스템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고 누군가가 좋지 않은 목적을 위하여 다른 시스템의 영상자료를 활용하게 된다면, 오히려 더욱 심각한 범죄가 발생될 수도 있다.
보안을 위하여 만들어지는 빅브라더가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면 나는 어떠한 선택을 하여야 현명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