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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GTX, 친환경 교통의 도약점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밀집해 있는 서울과 수도권을 쾌적한 삶의 공간으로 관리·발전시키는 것은 국가성장과 국민 행복을 위해 매우 중대한 국가과제다. 특히 대도시와 부도심권을 포괄하는 광역교통정책은 서울 수준의 세계적인 메가폴리스들이 최대의 관심을 쏟는 분야다. 대도시의 교통문제는 경제 활동에서 시작하여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민생현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서울과 수도권의 교통정책은 차량부제나 혼잡통행료 부과 등 교통수요억제정책을 우선한 측면이 강하다. 반면 2000년 이후 수도권의 외연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로, 2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는 2010년 이후 서울과 수도권간의 통행량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할 전망이어서, 수도권의 광역철도교통체계 구축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 최근 경기도가 제안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건설계획은 발상의 전환에 기반한 매우 실용성 높은, 고효율의 정책으로 평가된다.

지난 1997년부터 서울과 수도권의 교통망 단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되어 온 정부의 광역교통시설제도의 성과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우선 우리나라 광역철도망은 태부족 상태다. 서울, 인천, 경기도를 포함하여 인구 2천만 명이 넘는 수도권의 광역철도연장은 390Km 남짓하다. 일본 동경도와 4현을 포함한 동경도권역의 경우 인구 3,550만 명에 2,143Km, 일드프랑스를 포함한 파리권역에는 1,100만 명 인구에 1,612Km, 런던권은 인구 1,740만 명에 3,557Km의 광역철도연장이 운영 중임을 비교하면 그동안의 정책부재를 알 수 있다.

결과 역시 자명하다. 선진국에서는 광역교통수요 중 도심외곽과 내부간을 통행하는 유출입통행의 70% 이상을 철도가 흡수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30% 정도에 그친다. 서울 내 통행에서는 지하철 이용률이 45% 이상으로 비교적 높으면서도, 서울과 수도권의 유출입통행에서는 승용차 의존도가 65%에 이르는 이유는 그동안 충분한 광역철도교통망이 제공되지 못한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기존 광역철도체계의 또 다른 문제점은 저속철이라는 점이다. 수도권 광역철도 표정속도는 시속 40Km 이하로 속도경쟁에서 승용차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동경과 파리 등 외국의 대도시권 광역철도의 표정속도는 시속 60~70Km 이상이어서 승용차나 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쾌적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GTX서비스는 고속성, 정시성, 운행체계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기존 지하철 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고객들이 철도를 다시 찾도록 해 줄 것이다. GTX시스템은 이 밖에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기술적으로 검증이 끝난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지하 40~50m 이하에 건설하는 대심도 철도는 새로운 개념의 철도도 아니고, 이미 오래 전부터 보편화된 기술이다. 러시아, 중국, 북한 등에서는 1960년대부터 핵전쟁 등에 대비해 지하 100m 가까이에 고속 지하철을 건설해 왔다. 철도건설부지의 수용이 최소화됨으로써 일반철도건설시 전체 비용의 최소 30% 이상을 차지하는 수용비를 절감할 수 있고, 정차역간의 노선거리를 직선화하여 철도연장의 최소화 및 최적화가 가능해지므로, 건설공기와 건설비를 추가로 대폭 줄일 수 있다. 기존의 광역철도망 사업들은 각종 민원과 주민요구 등으로 사업계획이 자주 변경되고 지연되기 일쑤여서 사업추진에 애로가 있었다면, 도심 지하에 건설되는 GTX사업은 민원 요인을 줄일 수 있고 건설기간 중 기존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도 매우 큰 장점이다.

친환경교통해결의 전환점이 될 GTX사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도 있다. 무엇보다 최근의 인천공항철도의 실패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 고속성, 정시성, 편의성, 안전성 확보를 통해 고객의 사랑을 되찾아야 함은 물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의 편의와 사업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역세권환경을 조성하고, 정확한 수요예측을 토대로 건설 이후 GTX사업의 효율적인 운용방안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정책입안자는 GTX가 통과하지 않는 지역의 주민들까지도 편리하게 GTX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교통망 확충을 미리 신경써야 한다. 현재 제안된 GTX사업은 시작일 뿐이다. 동서남북으로 단절되어 있는 경기도를 앞으로 환상(環狀)으로 연결하여 수도권 외곽 도시 간, 그리고 다시 서울 도심으로 고속 바이패스를 제공하는 경기순환철도 건설을 추진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갖춘 서울 수도권의 광역교통망 체계가 완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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