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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매향여중의 남녀공학 막을 이유 없다

수원매향여자중학교가 올해로 개교 107주년을 맞이한다. 매향여중은 구한말 인천 개항(1883년) 직후 선교사에 의해 펼쳐진 신식교육 도입기에 설립된 기독교계 사립 여학교로, 그 역사와 전통만큼이나 신여성 교육에 기여한 공적이 매우 크다. 특히 1세기 넘도록 오로지 여성교육의 요람으로 일관한 교육이념과 실천 의지는 교육사적으로 평가할만 하다. 그런데 그 매향여중이 2006년 20학급 750명이던 학생이 올해 10학급 350명으로 급감하면서 학원 자체가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고 한다. 학생이 급감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정적인 이뉴는 여자 학생만의 중학교라는 점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매향여중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미 전체화에 가까워진 남녀공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이같은 결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현재 수원시내에는 49개의 공·사립 중학교가 있는데 남학생 만의 남중 학교는 수성중(공립)이 유일하고, 여학생 만의 여중은 매향을 포함해 3개교(공립1, 사립2) 뿐이다. 남녀공학 아닌 학교를 ‘이단시’하고, 더 나아가 구시대 ‘유물’로 여기는 처지가 되고 만 것이다. 매향여중은 남녀공학 공론화에 앞서 자체 여론을 수렴한 바 있는데 재학생과 학부모는 90%, 재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97%, 학교운영위원회와 학교법인 이사회는 100%, 남녀공학을 찬성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매향여중이 지금의 혹독한 경영난에서 벗어나 재기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남녀공학밖에 없다. 문제는 지도감독 관청인 수원시교육청의 사태 인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수원시교육청은 학사문제를 다루는 심의위원회가 매향여중의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승인 여부를 유보하고 있다. 신중을 기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고 관련 학교 또는 무형의 외부 압력 등을 염두에 두고 판단을 미루거나 흔들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남녀 7세 부동석(不同席)의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된지 오래다. 양성평등은 추세가 아니라 현실이다. 그렇다면 매향여중을 포함한 단 4개 뿐인 단성(單性) 중학교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사고 자체가, 중등교육의 질적 향성과 교육환경 개선을 가로 막는 장애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단언하건대 남녀공학을 막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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