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발전하고 시민의식이 성숙해질수록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게 된다. 특히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는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저명한 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의 욕구는 하위단계의 욕구가 채워지면 상위단계로 진행하게 돼 있으며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는 그 정점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각 지방 정부는 특정 계층이 아닌 모든 시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을 우선적으로 편성하는가 하면 시민 개개인이 한 가지 이상의 문화예술 기예를 익히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야말로 사회발전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원리이며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모든 시민들에게 혜택이 고루 돌아가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인프라가 부족하다. 특히 계층 간, 지역 간의 불균형이 심하고 이를 극복하기에도 난제가 많은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지방정부와 함께 공공아트센터들의 역할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계층 간의 문화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문화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여기서 문화소외계층이라고 하면 소외 아동, 청소년, 노인, 군장병, 재소자 등과 몸과 마음이 불편한 장애우 등을 들 수 있다. 만약 이들 계층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소외된 채로 문화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 우리는 문화예술 분야의 기본권적인 권리를 논할 자격조차 없을 것이다.

고양문화재단은 해마다 문화소외계층을 초대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가족오페라 <마술피리>, 뮤지컬 <미스 사이공> 등 공연의 드레스리허설 때 장애우 가족을 초대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올해도 이들을 초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소년소녀가장, 불우이웃, 청소년 등을 매년 초대하여 문화 나눔의 활동을 펴오고 있다.

이제 지역 아트센터와 공공부문은 문화예술을 매개로 지역주민과 시민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할 때다.

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지역주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문화예술이라면 환영받을 수 없다.

시민을 문화예술활동의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펴고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시민의 다양한 문화예술 욕구를 충족시키는 예술사업을 기획하고 이러한 예술사업을 통해서 시민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시민과 관계자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활동할 수 있는 참여의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고양문화재단에서는 고양예술人페스티벌, 신진작가 공모전, 고양 아트마켓, 공공미술 사업인 아트고양 프로젝트, 고양호수예술축제 등 지역작가와 예술단체, 시민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앞으로도 이들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지역을 중심으로 어떠한 문화적 소외계층도 없이 지역주민과 예술인들이 문화예술을 매개로 변화하고,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때 우리의 삶은 훨씬 윤택해질 것이며 문화예술복지라는 기본적인 권리에 가까이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측면에서 지역만 고집하다가는 자칫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으며 문화예술의 도도한 흐름을 놓쳐 한순간에 영원한 변방으로 전락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문화예술은 국경이 없으며 시공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있는 이곳이 문화예술의 중심이며,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 만큼 항시 잊지 말아야 한다.

가족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가까운 공연장에 들러 공연 한 편 관람한 후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월드컵 4강이여, 다시 한번!” 크게 외치는 풍경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이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