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면, 그 시계의 조절장치는 니바록스(Nivarox)라는 스위스의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인 이 회사의 제품이 세계 시장점유율의 9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위기에 강하며, 오히려 위기를 맞으면 이를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었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미국 경기는 주택판매 급감 및 더딘 고용개선으로 인해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EU 경제도 금융위기에서 아직 허덕이고 있다.
금년 국내 경제 상황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나,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청년 실업률의 증가로 내년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불투명한 경제 환경에서도 우리 중소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기업의 혁신역량을 높여야 한다. 세계화의 진전으로 세계는 평평하다고 말해질 정도로 이제는 국내외 시장의 구분이 어렵게 됐다.
중소기업도 예외 없이 글로벌 경쟁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혁신은 신제품 및 신기술 개발, 신시장 개척 등 모든 분야에서 이뤄지는 창조적 파괴 과정이며, 이를 실행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CEO가 강한 의지를 갖고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용 관이음새(fittings), 밸브 등을 생산하는 H사는 IMF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도에 기술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CEO의 소신을 바탕으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그 결과 신제품 개발과 관련특허를 출원하고 경쟁업체보다 뛰어난 품질을 확보해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매출액 1000억 규모의 회사로 발전했다.
M사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원동력으로 10년새 수출규모를 10배나 늘린 사례이다. M사의 CEO는 IMF시기를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CD가 플로피 디스크를 대신할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1998년부터 지금의 주력상품인 CD용 스태핑 모터를 개발했습니다. 플로피 디스크 1위에 안주했다면 지금쯤 회사는 존재하지 않을 것 입니다”. IMF 경제위기는 국가적으로나 기업에게나 고난의 시기였지만 M사에게는 크게 발전을 이룩하는 계기가 됐다.
두 번째로는 기업의 체질 개선이다. 경쟁력이 없거나 비 핵심분야에 대한 사업전환이나 사업 구조 재편 등을 통한 체질 강화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업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M&A 또는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I사는 사업전환을 통해 단단한 기업으로 변모한 경우이다. 냉장고 세탁기 등의 백색가전과 농기계 금형을 생산하던 I사는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과 함께 매출액이 급감하는 위기를 맞았었다.
그러나 회사가 보유한 금형설계기술을 살려 온수매트 제조업체로 사업전환을 했고, 이를 계기로 지난 2007년 매출액 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60억 이라는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최상의 품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이다. 현재 경제대국 일본의 최고 부자는 소니나 도요타 소유주가 아닌 조그만 양복점으로 시작한 의류업체 유니클로(UNIQLO)의 사장 야나이 다다시이다. 유니클로에게도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지난 2002년 당시 경쟁브랜드가 출현하면서 순이익이 36%나 하락했던 것이다.
이때 유니클로에서 과감하게 실천했던 것은 엄정한 품질관리였다. 야나이 사장은 “흠이 있는 제품을 판다면 소비자들에 대한 배은망덕이다”라고 천명하고 전문가들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제품을 만들었다.
품질에 관한 장인정신 덕분에 유니클로는 위기를 극복 할 수 있었다.
세계 경제여건은 앞으로도 급속히 변화하겠지만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기업, 최상의 품질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기업, 익숙한 고유 업종만을 고집하지 않고 추세와 시류의 변화에 따라 과감히 업종전환을 하고 이와 관련된 준비를 하는 기업은 오래도록 생존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이상적인 중소기업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기업들도 끊임없는 혁신과 장인정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이상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