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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교 교육협동조합 출발이 상큼하다

교육 주체들이 학교 매점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는 교육협동조합 시범사업이 시작됐다는 소식이다. 성남시, 경기도교육청,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지난 23일 성남시 복정고에서 협약을 맺고 이 학교 매점 협동조합을 설립하기로 했다. 학생·교직원·학부모들이 조합원으로서 매점을 직접 운영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방식이다. 교육협동조합으로는 국내 처음인 만큼 거는 기대가 크다. 협동조합의 취지를 교육 현장에서부터 살려나간다는 의의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과 소비의 주체들이 생활에 필수적인 영역들을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협동적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체험으로 익힐 좋은 기회다.

학교 매점은 학생들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장소다. 하지만 매점의 운영권은 최고입찰가 방식으로 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어서 영리 위주의 영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권에 얽힌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당연히 학생들의 건강보다 이윤이 많거나 대량으로 팔리는 먹거리 중심으로 운영되기 일쑤다. 시설도 낡고 협소한 곳이 많다. 가뜩이나 학업에 짓눌리는 학생들은 짧은 휴식시간에 북새통인 매점에 달려가서 선택권 없는 수동적 소비자로 구실을 하는 게 고작이다. 매점 협동조합은 이런 문제점의 대안으로서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협동조합은 단순히 운영주체가 다른 경제조직이 아니다. 바람직한 가치를 실현하고 확산시켜 나가는 진원지여야 한다. 협동조합 학교 매점의 경우 안전한 먹거리 제공, 적정 이윤과 합리적 가격 책정, 생산자 운영자 소비자 간의 신뢰 형성, 학생들의 경제 메커니즘 이해와 협동적 경제에 대한 학습 등 다층적 효과가 기대된다. 시작은 매점에서 하지만 학용품과 도서 판매, 학교식당 운영, 교복 구매 등 여러 방면으로 영역을 넓혀나갈 수도 있다. 미국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는 이미 학교협동조합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가보지 않은 길이므로, 교육협동조합이 순탄하게만 굴러가리라 기대할 수는 없다. 매점만 해도 시설 확장과 개·보수, 물류의 원활한 공급, 표준 운영 모델의 확립, 교육 연계 방식의 개발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시행착오도 예상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성남시가 앞장서서 복정고 학교협동조합에 나선 일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경기도교육청은 복정고 외에도 용인 기흥고와 흥덕고, 이천 한국도예고, 고양 덕이고, 동두천 한국문화영상고 등 6개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학교의 교육협동조합 사업이 착실한 성과를 거두어 타 시군 학교로 확산돼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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