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이자 탤런트인 이시영 선수(31)가 복싱 국가대표가 됐다. 인천시청 소속인 이 선수의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여자 48kg급 결승경기는 공중파 방송이 생중계에 나설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30대라는 나이를 극복하고, 연예인이라는 바쁜 생활 속에 이룬 쾌거여서 연일 화제다.
그런데 경기를 지켜본 사람 중에는 판정결과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에는 미녀배우의 국가대표 선발이라는 화제로 시작된 관심이 편파판정 시비로 얼룩지고 있다. 당장 상대인김다솜 선수(19) 측이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에 정식으로 항의할 뜻을 밝혔다. “‘편파판정’으로 태극마크를 빼앗겼다”는 억울함이 깔려있다. 김 선수 측은 “상대 선수가 유명 배우여서 판정이 한쪽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너무 치우쳤다”는 주장이다.
인터넷도 뜨겁다. 편파판정이라는 측과 이 선수를 옹호하는 측으로 나뉘어 열띤 설전을 진행 중이다. 특히 김 선수가 2점이나 감점을 당한 오픈블로우(주먹이 아닌 손바닥으로 치는 반칙행위)가 쟁점이다. 판정결과가 22:20으로 근소했기에 더욱 민감하다.
편파판정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복싱협회가 이시영을 이용해서 인기 좀 올려보려는 것”, “이시영의 도전정신은 인정하지만 솔직히 국가대표 실력은 아니다”라고 평했다.
반면 이시영 선수를 옹호하는 네티즌들은 “이시영이 경기 운영도 좋았고 사우스포에 본인에 맞는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영리하게 풀어나간 것”, “김다솜 선수가 초반에 쌩쌩하다가 3라운드부터 지쳐서 아웃복싱에 오히려 밀리더만”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당사자인 복싱연맹은 판정논란이 유효타만을 인정하는 아마추어복싱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치부한다. 문제의 오픈블로우 역시 5명의 심판이 공정하게 채점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논란의 피해자는 김다솜 선수와 이시영 선수 모두다. 만약 오심이라면 공정을 생명으로 여겨야 할 스포츠정신이 훼손된 것이고, 아니라면 유명연예인인 이 선수의 도전정신이 폄하된 것이다.
이와 함께 복싱연맹은 ‘유효타’ 논리를 넘어 재미없는 종목들이 올림픽에서 퇴출되고 있음을 뼈저리게 되돌아볼 때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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