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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원 지하철시대의 명암

 

여행은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동반돼야 즐거움이 배가되는 삶의 활력소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여행을 했다고 해도 재래시장을 둘러보지 못하고 돌아서는 여정은 늘 한구석에 허전함을 남긴다. 재래시장은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궤적이 쌓여있는 현재의 역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말 분당선이 수원역까지 연장 개통되면서 지하철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서울 왕십리까지 1시간30분, 강남까지는 40분대에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은 수원시민 모두에게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지하철이 연장되면서 수원역 뒤편 필자의 평동집 아래로 지하철 드나드는 소리가 연실 방바닥으로 전해오지만 편리해진 교통환경에 비할 바 아니다.

2016년 서울 강남∼수원 광교를 잇는 신분당선이 개통되고 수원∼인천송도를 잇는 수인선이 수원역에서 분당선과 연결될 계획이다. 2019년까지 신분당선 연장선이 화서역을 거쳐 호매실까지 이어지고 전철4호선 인덕원∼수원노선이 동탄까지 연장되면 수원시내의 전철노선은 우물 ‘정(井)’자로 촘촘히 지나는 격자형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셈이다.

내년까지 수원역사 서쪽에 대규모 환승센터가 건립되고 수인선, 신분당선 등의 개통과 역세권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수원역 환승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 같은 교통환경 변화가 시민들에게 경제적인 혜택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지만 여기에도 예외 없이 그늘이 드리워지는 곳이 있다. 분당선이 수원역까지 연장되면서 모두가 개통을 축하하고 좋아하는데 역전시장과 인근 재래시장 상인들의 마음은 추워진 날씨보다 더 얼어붙는 느낌이다.

역전시장은 수백개 점포가 몰려있는 대표적인 재래시장 중 하나다. 역전 유동인구와 함께 인근에 대학교 통학버스가 거치는데다 먹자골목 상권이 형성돼 퇴근시간대에는 시장 앞길이 사람들로 붐볐지만 지하철역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지하로 다니다보니 ‘유령거리’로 전락했다는 게 시장사람들의 한탄이다.

“지하철 개통으로 재래시장만 다 죽게 생겼다”는 말이 그들만의 헛된 푸념일까.

‘길 따라 돈이 흐른다’는 말이 있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사례에서 보듯 지하철 설계 당시부터 상인들과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지하철 출입구와 재래시장 등을 연결시켜 유동인구를 최대한 흡수하는 방안이 강구되지 못한 결과에 상인들은 시름하고 있는 것이다.

수원은 앞으로도 지하철 개통이 속속 예정되어 있다. 지금이라도 이 같은 문제가 도출된 과정과 해결방안을 찾아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함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재래시장은 여러 가지 상품을 파는 특정장소라는 개념을 넘어 시민들의 삶의 흔적과 정(情)이 담겨 있는 ‘소통의 공간’이다. 정부가 다양한 재래시장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여행객이 바쁜 일정을 쪼개 재래시장을 찾으려는 이유. 재래시장 그곳에 느낌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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