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6 (목)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기고] 소치올림픽과 지방선거, 그리고 페어플레이

 

2014년 새해가 밝은 지도 벌써 한 달이다. 다른 해와 달리 올해는 굵직한 행사가 많아 그 어느 해보다 한층 역동적인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소치동계올림픽 개최가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오는 6월4일에는 우리 지역 일꾼을 선출하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올림픽과 지방선거, 이 둘은 스포츠와 정치라는 별개의 영역에 있지만 자세히 보면 이란성 쌍둥이처럼 다른 듯 닮아 있다.

올림픽과 지방선거는 모두 4년을 주기로 치러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의 장에서 펼쳐지는 각종 경기에 출전해 지난 4년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 지난 4년 간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소신껏 펼쳐온 여러 정책과 공약의 결과를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로써 평가하는 장이다. 단지 그 평가의 대상이 올림픽은 스포츠, 지방선거는 정책과 공약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또한 올림픽과 선거 모두 축제의 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올림픽이 스포츠로 온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잔치라면, 선거는 대표선출이라는 과제를 매개로 정당, 후보자, 유권자 등 온 국민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하나로 어우러져 신명나게 펼치는 축제 한마당이다.

마지막으로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 한다는 점이 유사하다. 언젠가부터 방송사마다 나라별 메달획득 순위를 매기기 시작하면서 올림픽의 목적이 마치 메달획득에만 집중된 것처럼 인식돼 왔다. 그 결과, 몇몇 선수들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무시하고 약물 복용 등 부정행위를 통해 획득한 메달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정한 올림픽 정신은 메달 획득이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경기규칙을 준수하며 열심히 싸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있다. 이는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이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투쟁이며, 본질적인 것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잘 싸웠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페어플레이 정신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으로 운영되는 민주주의에서 권력의 정당성은 목적의 정당성뿐만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도 동등하게 요구한다. 그리고 당선인의 절차적 정당성은 적법한 선거의 과정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 우리의 선거 역사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당선만을 목적으로 한 결과, 당선 이후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된 사례가 심심치 않게 있었다. 이는 선거비용의 낭비라는 경제적 측면은 물론, 국민의 신뢰와 지지도 하락이라는 더 심각한 정치적 문제를 야기한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등록을 비롯해 선거운동, 선거비용 및 선거방송토론, 당선인 결정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선거과정이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경기 규칙을 규정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라는 경기의 심판으로서 정당, 후보자, 유권자 등 선수들이 규칙을 준수하며 서로 존중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공정하게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 일환으로 본격적인 지방선거 체제에 들어가기 전에 예비후보자 등록부터 공직선거법 사례를 사전에 철저히 안내해 위법행위에 따른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활동을 할 예정이다. 또한 선거운동에 있어서 위법한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단속활동을 펼치고 있다.

규칙을 지키지 않고는 운동경기가 공정하게 운영될 수 없는 것처럼 법치주의 없이는 민주주의도 존재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탄탄하게 다져진 법치주의라는 초석 위에 쌓아 올려야 흔들림 없이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선수가 규칙을 잘 숙지하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처럼 정당, 후보자, 유권자 등 민주주의 참여자들은 다가오는 6·4 지방선거에서 모두 함께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정치관계법을 준수하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선거관리위원회가 민주주의 실현의 조력자로서 공정한 중립자 역할에 충실해야 함은 더 말할 것도 없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