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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플라시보와 피그말리온

플라시보 효과. 약효가 전혀 없는 가짜 약을 진짜 약으로 속여 환자에게 먹였더니 환자의 병이 나았다는 현상이다. 실제 약효보다 사람의 심리상태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 같은 효과를 증명하는 재미있는 실험도 있다. 일반인에게 노인을 연상시키는 단어와 젊은이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주고 걸음걸이를 측정했다. 그 결과 노인과 관련된 단어를 본 사람들은 실험 전에 비해 평균 2.32초 늦게 걸었고, 젊음에 관련된 단어를 본 사람들은 2.46초 더 빨리 걸었다고 한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실험에 참여한 그 누구도 자신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플라시보 효과를 가장 많이 가져다주는 음식은 비빔밥이라고 한다. 시각적 자극이 매우 높아 보기만 해도 맛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오감을 통해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중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시각이다. 무려 80~90%를 담당한다. 각양각색의 비빔밥 요소들은 이 같은 시각을 통해 뇌 속에서 전체적인 이미지로 재구성된다. 다시 말해 시각에서 뇌로 전달된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뇌 속에서 진짜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빔밥은 입에 넣기도 전에 이미 입에 침을 고이게 한다. 그리고 비빔밥의 특징 중 하나인 본인이 직접 비비는 요리과정을 거치면 마음에 의한 뇌의 긍정적 변화가 최고조에 달한다. 이러한 긍정적 변화가 플라시보 효과라는 것이다.

능동적 심리 변화가 플라시보 효과라면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피동적 삼리변화도 있다. 교육현장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론인데 학생들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가지고 가르치면, 학생들은 반드시 여기에 부응하는 행동을 한다는 게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효과는 플라시보 효과로 선순환 되기도 한다. 모두가 ‘긍정의 힘’을 키우는 데 일등공신(?)들이다.

어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신당창당에 합의했다. 이를 두고 국민들의 말이 많은 모양이다. 정치권에 거는 기대에 피그말리온 효과는 나타나지 않으면서 진지한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플라시보 정치(placebo politics: 유사 정치)’로 기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와 함께.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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