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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형사고를 타산지석 삼는 지혜 필요

 

우리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나눈 그날부터 연이은 대형 재난 사고가 발생해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젊은이들의 명복과 부상당한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지난 설날 아침 여수 유조선(WU YI SAN) 송유관 충돌사고를 시작으로, 2월15일 부산 앞바다에서 유조선 급유 중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며칠 뒤 동해안에는 폭설로 인한 피해가 도처에서 발생했고, 2월17일 경주에서는 리조트 강당이 붕괴돼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장이 아비규환이 됐다.

뉴스를 보면 최근 미국 동북부 지방에서도 초강력 한파와 눈 폭풍으로 도시 기능이 한동안 마비되고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에너지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등 새로운 재난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대량 석유소비국인 우리나라는 서남해안에 대규모 석유화학 공단이 있어 대형 유조선 입출항이 빈번하다.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 충돌사고로 1만2천547㎘의 원유가 누출돼 청정해역을 오염시켜 큰 고통을 겪은바 있다.

또한 폭설로 인한 사고 사례 중 2003년쯤 충청지역 폭설 당시 비닐하우스와 축사 가옥 등이 붕괴됐다. 폭설이 내리면 구조가 취약한 건축물은 제설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실천보다는 설마하며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경주 붕괴사고를 보더라도 시에서 연락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안전을 살피고 점검해 보는 성숙된 국민의식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위 사례를 바탕으로 필자가 느낀 대응요령과 개선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신속한 상황전파이다. 비상연락망을 이중 삼중으로 점검해 어떠한 경우에도 재난상황이 신속히 전파되도록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둘째, 사고 접보 후 신속한 출동이다. 사전에 사고에 대비한 마음 준비와 장비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출동은 당연히 늦어질 것이다. 셋째, 철저한 현황관리이다. 유관기관의 인력과 장비에 대한 현황관리가 평상시 잘 확인되지 못하면 유사시 대응협조가 당연히 늦어질 것이다. 넷째 지속적인 반복훈련이다. 유관기관들은 다양한 가상 시나리오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대응하는 훈련이 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제도적 개선방안으로 첫째, 유조선이 접안하는 송유관 시설은 태풍 등 어떠한 경우에도 파손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이송체계를 갖추고, 송유관 중간을 몇 백 미터 간격으로 체크밸브를 설치해 파손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대량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유조선이 접안할 때는 관계기관의 사전 신고와 통제가 필요하며 민간 도선사에게만 맡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조립식 건축물은 화재 등 재난에 취약한 구조이므로, 대형 인명을 수용하거나 거주 집무 오락을 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곳에는 허가를 제한하여야 한다.

넷째, 대학생 환영회 같은 대규모 행사는 학생회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반드시 행사 추진부서 책임자급에서 사전 현장을 확인하고 추진하도록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근대화라는 미명아래 안전은 뒤로 미룬 채 성장위주의 외형적인 모습만을 중시해 오면서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씨랜드, 대구지하철, 사설해병대체험캠프 사고 등 잊지 못할 대형 사고를 무수히 경험해 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사고 개연성이 없는지 구석구석 살펴보고 개선해 고귀한 생명과 재산을 더 이상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지혜를 모으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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