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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수백우백(壽百又百)’ 늙으면 죽어야지?

 

예부터 우리나라에는 삼척동자도 믿지 않는 뻔한 거짓말이 세 가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장성한 처녀가 죽어도 시집을 안 간다는 호언이고, 둘째는 포물전의 왕서방이 믿지고 판다는 너스레이며, 셋째는 뒷방 노인네가 속절없이 되뇌는 늙으면 죽어야지 하는 말이 그것이다.

조선시대 재상 한명회의 사위이자 96세까지 장수한 것으로 유명한 민대생 대감의 일화 중에는 수백우백(壽百又百), 다시 말해 백 살을 산 사람도 또 백년을 살고 싶어 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2.2%로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있으며, 100살이 넘은 사람만 해도 벌써 1만4천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60살만 살아도 환갑(還甲)잔치를 열어 장수를 축하하고, 70살까지 사는 사람은 예부터 보기 드무니 고희(古稀)라는 말은 그야말로 당나라 시대의 한시에나 나오는 옛말이 되었다.

건강하게 장수한다는 것은 분명 축복받을 일이며, 누구나 바라는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축복과 소망은 어느 정도 안정적 노후생활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이며,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점점 길어져 가는 노후생활은 오히려 견디기 어려운 고통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54.9%나 되는 많은 노인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공적연금을 받고 있는 노인들은 고작해야 38.4%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요즘 들어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착실하게 노후를 준비해 행복한 노후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2013년 한해 우리 공단에서는 363만명의 수급자에게 13조원이 넘는 연금을 지급했으며, 금년에는 연금수급자 수와 연금지급액이 모두 이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20년 이상 국민연금에 가입해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의 평균 연금액은 월 85만원이며, 특히 월 100만원 이상 연금을 받는 수급자도 5만5천명이나 된다.

며칠 전 관내 노인대학 개강식에 축사차 노인복지관에 들러보니 구내 방송에서는 노인들에게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는 ‘내 나이가 어때서’가 울려 퍼지고, 당구장과 헬스장에서 뿜어 나오는 어르신들의 열기는 대학가나 동네 휘트니스 센터와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우리 경인지역본부 ‘연금수급자 모임’ 회원 중에는 장애인과의 공감여행에 참여하고, 김장김치를 만들어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하는 등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여 보람을 느끼는 어르신들도 많은 것 같다.

늙으면 죽어야지…. 정말 그러한가? 몸만 건강하고 적어도 최소한의 노후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동안 부모를 모시고 자식을 돌보느라 앞만 보고 살아온 고단한 전반전을 마치고, 이제 한숨을 돌려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인생 후반전은 참으로 행복하고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준비된 인생의 후반전을 골든 에이지(Golden Age)라 하지 않는가? 인생의 멋진 후반전을 위하여 젊어서부터 미리미리 노후를 준비하자. 이왕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라면 후반전에 숨이 차지 않도록 한시라도 서둘러 일찌감치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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