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봄을 맞아 생명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낀다. 그런데 자연에는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것이 아닌, 단지 신성한 선물인 생명을 잘 유지하고 관리하는 의무만이 부여됐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어떠한 선택을 하고 있는가?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43명이 자살하는 나라라고 한다. 이것은 인구 10만명당 31.7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다. OECD 평균은 12.6명으로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9년 연속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 같은 통계를 반영하듯 112지령실에서는 “가족이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졌다”라는 신고전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을 찾기 위한 잦은 경찰인력 투입 및 사회적 비용 또한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자살 기도자들의 대부분은 화목하지 못한 가정에서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는 통계가 눈에 띈다. 부모가 가정폭력을 휘두를 때 아이들이 목격을 하거나 장기간 학대 및 방치, 상습적인 신체·언어폭력 등이 폭력 전체의 65%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가정폭력이 국민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다는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가정폭력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했다. 이에 경찰도 가정폭력을 척결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지만, 시민사회의 관심과 분위기는 아직 저조하다.
저술가 윤초가 그의 저서에서 “과일이 썩지 않으면 벌레는 안으로 파고들 수 없듯이, 생각이 썩지 않으면 불행은 안으로 파고들 수 없다”라고 했다. 수신제가(修身齊家)의 근본인 가정의 화목에 대한 중요성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 가슴에 더 와 닿는 요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