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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감사와 불평 사이

 

절도 전과만 열 번이 넘는 가출 청소년이 또다시 붙잡혀왔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날이 되었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니 구속만은 하지 말아 달라며 판사님에게 눈물까지 흘리며 빌고 있다. 법정을 나서며 그가 하는 말에 귀를 의심했다.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법원 건물에 대고 “아휴, 재수 없어 골인(구속)되겠네.” 불평을 쏟아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구속되었다.

난 궁금했다. 그가 어떻게 구속될 줄 알았는지? 그는 확신하듯 말했다. “밥 먹듯 들락거려 판사님 얼굴만 봐도 압니다, 인상을 찌뿌렸거든요.” 경찰관은 일상처럼 이런 비행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난 그때마다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느낀 것이 있다. 전과의 횟수가 늘어갈수록 불평의 강도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2012년 한해동안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얼마나 경찰에 검거되었을까?

살인 등 강력범 3천243명, 절도범 3만7천58명, 폭력범 3만3천351명, 특별법 3만3천366명 등 모두 10만7천18명(2013년 경찰백서 참고)으로 집계됐다. 사례에서 밝힌 구속된 청소년의 부모님이 한 번의 면회를 하고 돌아갔다. 그 부모님이 담당 형사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셨다. “아들을 보고 싶지 않으니 당신들 맘대로 하시오”였다. 양손에 수갑을 차고 구치소로 간 청소년에게도, 자식의 면회를 위해 밥 먹듯 들락거렸던 부모님에게도 감사(感謝)란 없었다.

미국 최초의 흑인 국무장관이 된 뉴욕 빈민가 출신 파월 장관의 이야기다. 그가 아르바이트 하던 공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인부는 회사가 충분한 임금을 주지 않는다며 불평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옆에 다른 인부는 묵묵히 열심히 도랑을 파고 있었다. 몇 해가 지난 후 불평만 하던 사람은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장애인이 되어 회사에서 쫓겨났지만 열심히 일하던 그 사람은 그 회사의 사장이 되어 있었다.

이 일화는 파월의 인생에 큰 교훈이 되었다고 한다. 불평을 일삼는 사람은 결국 스스로 그 불평의 열매를 따먹게 마련이다. 우리는 지금, 감사의 열매를 맺어야 할 이 나라의 청소년들에게 불평의 씨앗을 뿌리고 있지는 않은지 심각하게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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