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4년도 4월의 중턱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아름다운 이 계절에, 지금 우리는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의 봄도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1592년 음력 4월14일, 고니시 유키나가가 이끄는 2만여 일본군은 부산에 상륙하였다. 부산첨사 정발과 동래부사 송상현이 전사하기까지 이들과 대적하였으나 역부족이었다. 7년간 조선왕조를 전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은 임진왜란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임진왜란이라는 기나긴 전쟁에서 조선이 승리한 원동력은 여러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행주대첩의 상징 권율과 민·관군, 곽재우·조헌 등이 이끄는 의병들, 서산대사와 사명대사로 대표할 수 있는 승병 등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바쳤기에 나라를 누란의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순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충무공 이순신이 아닐까 싶다.
충무공의 생애를 살펴보면 원칙과 상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임진왜란 직전, 당시 조선 사회는 4대 사화 및 훈구와 사림간의 정쟁 등 각종 사회정치적 혼란으로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설’조차 제대로 수용되지 못한 시기였다. 관료는 백성을 위한 정책을 수행하고, 무장은 국방을 튼튼히 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원칙이나, 그러한 기본적인 의무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전쟁이 발발하기 약 1년 전인 1591년 2월,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부임한 충무공은 관할 내의 포진 순시, 활쏘기 훈련, 거북선 건조 등 수군지휘관으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였다. 원칙에 충실하며 내실 있는 준비를 해 온 충무공은 옥포해전에서의 첫 승리 이후, 마지막 노량해전에 이르기까지 23전 23승의 신화를 이루며 임진왜란 승리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는 안전한 생활을 지속하기 위한 원칙들이 있다. 그 중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법규도 있지만, 지극히 상식에 해당하는 규범도 존재한다. 이를 테면 적합한 원산지 표시, 각종 식자재·식품들의 유통기한 준수, 적법한 폐수배출시설 운영 등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원칙도 어기는 사람들이 있고 이러한 사람들에 의해,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결과가 초래된다. 특별사법경찰의 존재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본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범죄행위를 수사하고, 법의 심판대로 데려가서 궁극적으로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올해에도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많은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설 성수식품 제조업체 집중단속을 통하여 도축된 지 2년이나 지난 갈비를 유통기한 표시 없이 선물세트로 포장·판매하는 등 59개 위반 업소를, 수입산 쇠고기를 국내산 한우로 원산지를 속여 판매한 10개 업소를 각각 적발하였다. 그 외에도 환경오염 불법무단배출 사업장 적발, 신학기 맞이 학교주변 청소년 유해환경 집중단속 등 도민의 생활안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수의 불법행위를 적발·단속하였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의 적발 건수는 식품위생, 보건, 원산지 등 6개 분야에 걸쳐 2013년에는 1천418건, 2014년 3월 말 현재 301건에 이른다.
원칙과 상식이 무너진 사회에는 임진왜란과 같은 위기가 다시 닥칠 수 있다. 우리 경기도 특사경은 바로 그러한 일을 예방하고자 한다. 모든 사람이 예측가능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수사관들은 매의 눈을 갖고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불철주야 그 현장에 서 있다.
4월에는 역사적으로 기억하여야 할 날이 있다. 4월28일은 충무공 탄신일(1545년)이며, 4월29일은 매헌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공원 의거일(1932년)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들을 산화한 분들을 기리는 것도 이 4월을 의미 있게 보내는 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