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등교시간, 만원인 지하철 내에서 몸이 안 좋아 정신을 잃은 적이 있다. 다행히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쓰러진 나를 의자에 눕혀 쉴 수 있게 해주어 무사히 집에 귀가한 적이 있다. 지난 15년 전 일이지만 그때를 생각만 하면 도움을 주신 사람들에게 고마움으로 항상 느낀다.
112종합상황실에 근무하면서 신고를 받다보면 본인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 거리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데 위험해 보인다, 이웃 홀몸노인이 며칠째 안 보이는데 한번 가봐 달라, 늦은 밤 여자 비명소리가 들리는데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으니 알아봐 달라는 등 이웃들이 작은 관심으로 인한 신고로 범죄피해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얼마 전 안타깝지만 한편으로 이웃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112신고 접수가 있었다. 신고자는 병원 간호사로, 매주 월·수·금 빠짐없이 병원에서 투석을 받아오던 환자가 “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안 온다”며 혼자 사시는 분이라 신변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환자기록에 남겨진 주소를 알려주고 집에 가서 확인을 해달라며 112에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의 다급한 목소리에 경찰관을 급히 주소지로 출동시켜 확인했지만 안타깝게도 환자는 사망한 채로 발견이 됐다. 이번 신고는 한 간호사의 관심이 없었다면 그 외로운 죽음은 오랜 시간 방치가 되었을 것이다.
112 종합상황실은 365일 24시간 우리 이웃들이 관심어린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도움을 드릴 준비가 돼 있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껴들면 피곤해지기만 하겠지’라는 소극적인 자세보다 적극적으로 112로 신고하는 작은 행동이 한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이다.
112 종합상황실도 이웃들이 작은 관심과 소리에 귀 기울이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