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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미 결정, 쇼해야지"…가평군 위탁사업자의 '뒷배'는 누구?

상천테마파크 공모 현장설명회 전에 '호언장담‘
결탁 의심 정황 담긴 카카오톡 대화 단독 입수
자금 마련·전달 계획 담긴 음성파일 직접 녹음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김성기 가평군수.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이 김 군수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못하도록 돈을 전달하려는 시도가 포착됐다. 필요금액은 5억원. 자금 마련 조건은 관내 사업과 관련된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경기신문은 지난해 초 여름 가평군에서 벌어진 은밀한 거래를 추적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마지막 재판으로 불안한 거야…적어도 2억원은 들어와야 해"
②"다 해놓으면 나는 군수하고 얘기하고…나머지는 공무원 있잖아"
③"가평군 등 도움 받고 있다…내편 쫙 깔렸고, 이미 2억 깔렸다"
④"결정은 이미 났고, 쇼하러 가는 거지…또 땄어. 뒤쪽 27만평"
<계속>

 

 

가평군 상천테마파크 위탁사업에 대한 편의를 조건으로 5억원 전달을 약속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업자 A씨가 내부와 결탁한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경기신문이 단독 입수했다.

 

이 대화에는 상천테마파크 민간운영사업자 공개 모집 과정에서 이미 협상대상자는 결정이 된 상태이고, 인근 유휴부지 27만 평의 사용 권한도 확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가평군은 지난해 3월5일 상천테마파크 민간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재공모를 실시, 2개 업체에 대한 심사를 거쳐 같은 해 4월2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A씨 업체를 선정했다.

 

사용기간은 2020년 5월26일부터 2025년 5월25일까지 5년으로, 1회에 한해 5년 연장이 가능하다. A씨는 총 10년간 해당 시설을 수익사업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씨는 위탁사업자로 선정되기 이전부터 상천테마파크 내 한옥 건물을 활용한 웨딩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19년 12월2일 인테리어 업계에 종사하는 한 지인을 만나 상천테마파크에 대한 사업 구상을 밝혔고, 이후 수차례에 걸쳐 관련 내용을 서로 공유하며 카카오톡 대화를 이어갔다.

 

곧이어 상천테마파크에 대한 공개 모집이 진행됐다. 2019년 12월31일 이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는 A씨가 이미 상천테마파크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장 설명회가 1월7일인거지? 그럼 사전등록을 먼저 해야 하는 거고"라며 지인이 말을 걸자 A씨는 "ㅇㅇ(그렇다). 결정은 이미 났고. 쇼하러 가는거지"라고 답했다.

 

위탁사업자로 선정되기에 앞서 A씨가 확신을 가졌다는 것은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러나 당시 공모에서 A씨는 자격요건 미비로 공모에 떨어졌고, 두 달 뒤인 4월21일 재공모에서 다른 업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선정됐다. 

 

 

이날 A씨는 지인과 상천테마파크 사업이 순항하고 있고 추가 사업부지도 확보했다는 대화도 나눈다.

 

"가평은 어찌되고 있어?"라는 지인의 물음에 A씨는 "잘되고 있어. 우린 또 땄어. 지난주 금요일 또 (가평에서) PT(설명회를 진행했다)"라며 "(위치는 상천테마파크) 뒤편 27만 평"이라고 자랑했다.

 

A씨가 지칭한 '평'은 '㎡'를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 상천테마파크 주변으로 24만1500㎡ 공공용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6만3900㎡는 상천테마파크다. 가평군은 주변 공공용지를 2030도시기본계획상 유원지로 배정, 개발의 여지를 남겨놨다.

 

이후 지인은 A씨의 제안으로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통해 상천테마파크 웨딩 인테리어 디자인 등을 맡게 된다. 디자인, 설계, 건축, 조경 등 총 공사 규모는 30억원 상당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A씨가 가평군부터 기자, 지역 유지 등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는데 이들과 약속된 것이 5억원"이라며 "2억원은 초반에 줬고, 나머지를 건네야 하는데 3억원을 융통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제가 그럴 돈이 없어 죄송하다'라고 말했더니 저희 보다 먼저 디자인을 했던 업체에서는 7억원을 뒤로 빼서 준다고 했다"라며 "사장님이 도와주지 못하면 이쪽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고, 일도 밀어줘야 한다"라며 압박했다고 말했다.

 

경기신문은 A씨 입장을 듣기 위해 계속해서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해 6월17일 녹음된 음성파일에도 A씨와 기자 B씨가 김성기 가평군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앞두고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이 쓴 재판 비용 등을 보전해 줘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들이 쓴 돈이 3억원이며 그것을 주기 위해서는 적어도 7월에 2억원은 들어와야 한다"라고 B씨는 강조했고, A씨는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이 음성파일은 A씨가 지인과 함께 현장 답사를 한 뒤 B씨의 사무실을 방문해 자금 마련 방법과 전달 계획을 설명하며 직접 녹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