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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청소년을 유혹하는 음란물…클릭 한 번에 범죄자로

-동영상 플랫폼, 만 18세 미만‧연령 제한 정책은 “있으나 마나”
-음란물 시청 청소년, 자연스레 음란물 유포 사이트로 스며들어
-음란물 URL 공유해도 범죄 성립…70대 노인, 벌금 500만원

 

n번방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 조주빈, 문형욱 등 주요 피의자는 법의 심판을 받았고, ‘성(性) 착취물’을 제작‧배포‧시청하는 것은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사건 발생 3년이 지난 지금도 성 착취물은 여전히 쉽게 찾을 수 있다. 경기신문은 4차례에 걸쳐 성 착취물이 유통되는 실태와 새로운 n번방을 막기 위한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끝나지 않은 n번방

② 청소년, 음란물의 덫에 걸리다

<계속>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학부모의 고민글이 게시됐다. 청소년인 자녀가 스마트폰으로 음란물을 시청한 이력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 학부모는 순진할 것으로 믿었던 자녀의 일탈에 배신감은 물론 청소년이 음란물을 시청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을 원망했다.

 

2020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 사이트를 통해 성인용 영상물을 이용한 청소년 중 43.5%가 성인 인증 단계에서 나이 확인을 거치지 않고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은 과도한 노출, 성(性)적인 컨텐츠 등은 만 18세 미만 이용자가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 블로그, 사회 관계망 등을 통해 유튜브의 연령 제한을 우회적으로 피해 성인물을 시청할 수 있는 방법이 널리 퍼지면서 만 18세 미만, 연령 제한 정책은 무력화된 지 오래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영상물에 대해 선정성 등을 따져 5단계로 시청 연령을 제한하는 영상물등급 제도와 비교하면 동영상 공유 플랫폼의 연령 제한 정책은 무용지물이란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 디지털유해정보과 한 관계자는 “청소년 유해매체물의 지정‧관리는 여성가족부에서 담당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제한조치를 시행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통해 성인 영상물을 접한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음란물 유포 사이트로 스며든다. 자극적인 컨텐츠를 통해 유료후원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는 소개와 함께 음란물 웹 사이트로 유도하는 것이다.

 

문제는 음란물 유포 사이트의 경우 회원가입 없이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회원가입이 필요해도 성인 인증 절차는 생략된다. 또 성인 인증 절차가 있더라도 18세 이상 여부를 묻는 체크박스에 체크만 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웹툰, 영화 등 불법 복제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이트 역시 청소년들을 음란물 유포 사이트로 유인한다. 웹 사이트 내 성인물 관련 카테고리를 직접 운영하거나 배너광고를 통해 음란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이용이 활발한 청소년들이 검색이나 특정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손쉽게 음란물 유포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습득한 음란물 동영상 URL 정보를 복사해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음란물 동영상 인터넷 주소 정보는 해당 서버에서 삭제되지 않은 한 클릭만으로 어디서든 시청이 가능하다.

 

음란물 인터넷 주소 정보를 타인과 공유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2015년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음란물 인터넷 주소 정보를 공유한 피고인 A(74)씨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이지형 법무법인 난 변호사는 “청소년들은 범죄가 성립된다는 인식조차 못하고 사회 관계망으로 음란물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용자 계정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음란물이 노출된다면 음란물 유포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란물을 유포한 뒤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게시글을 삭제하더라도 이미 범죄가 성립된 것으로 보고 처벌 대상이 된다”면서 “청소년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양희석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URL(uniform resource locator) → 인터넷 주소

 

(원문) 음란물 URL 정보를 타인과 공유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쳐 쓴 문장)  음란물 인터넷 주소 정보를 타인과 공유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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