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줄 모르는 불볕더위에다가 가뭄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의 고통과 걱정이 더 심해지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녹조 공포’다. 가장 대표적으로 녹조 공포를 겪는 곳은 이명박 정부의 최대 치적이라고 하는 4대강이다. 낙동강과 금강 등 4대강에 퍼져있는 녹조는 재난 수준이라고 할 만큼 끔찍하다. 특히 금강 대청호, 낙동강 강정고령보, 창녕함안보는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곳인데도 조류경보제가 발령됐다. 학계에서는 낙동강 수계의 경우 4대강 사업 이후 유속이 느려지면서 녹조 현상이 더욱 빈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의 어류 생태계가 심각하게 망가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4대강의 녹조현상이 얼마나 심각하면 환경부와 수자원공사가 강 상류에 설치된 다목적댐을 대량 방류해 녹조를 밀어내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말이 나올까? 지속되는 가뭄과 폭염으로 수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서 말이다. 그런데 한강 하류에서도 녹조현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어 걱정이 크다. 조류경보제가 발령될 만큼 심각하지 않지만 폭염으로 인해 남조류 번식이 왕성해지고 있는 것이다. 어민들에 의하면 이틀 전부터 행주대교 아래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가뭄이 계속돼 수도권 2천5
독살 /김선태 신안군 자은면 할미섬엔 아직도 독살이 있다 원시시대 돌그물이다 물고기들은 예나 지금이나 이 돌그물에 걸린다 아니 걸린다기보다 갇힌다 밀물 때 멋모르고 들아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다가 어느 새 스멀스멀 돌 틈으로 썰물이 져서 미처 빠져나가지도 못한 신세가 된다. 나 세상에 태어나 너라는 독살에 갇힌 적이 있다 딱 한번 갇힌 뒤 지금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폐허의 갯바닥에서 한 마리 숭어처럼 파닥이고 있다 그놈의 원시적 사랑법을 버리지 못하고 끝내 자승자박의 물고기 되어 아직도 너라는 튼튼한 돌그물에 꼼짝없이, 갇혀 있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독살이 드러난다. 독살 안에서 물고기들은 갈 곳을 잃는다. 조금 남아있는 물속에서 이리로 저리로 몸을 움직여보지만 이전의 바다 속이 아닌 막다른 길이다. 그 길에서 물고기들은 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그런 독살이 바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라는 길을 걸어오는 동안 다양한 독살 안에 갇힐 수 있다. 시인은 너라는 테두리 안에 갇혀있는 사랑의 독살을 이야기하고 있다. 밀물이 왔다가 썰물이 빠져나가는 사람이었다고 할 수도 있는 일, 그러나 시인은 그러질 못하고 제 스스로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 그
“매미는 소리로 집을 짓는다/머물 때 펼치고 떠날 때 거두는 천막 같은 집/매미들은 소리로 마을을 이룬다/참매미, 쓰름매미, 말매미 모여 온 여름 들고나며 마을을 이룬다/여름에는 사람도 매미네 마을에 산다.” 아동문학가 정현정이 노래한 ‘매미네 마을’이란 동시다. 요즘이 꼭 이렇다. 도심은 물론 아파트단지, 주택가 어딜 가나 한밤중은 물론 새벽까지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매미들이 넘쳐 나서다. 매미 울음소리는 90dB을 넘는다. 도로변 자동차 주행소음 67.9㏈보다 큰 것은 물론 주거지역 야간 소음규제 기준인 4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매미 울음소리를 소음 공해라 부르는 이유다. 아파트 층간 소음 기준이 주간 43㏈, 야간에는 38㏈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미 울음소리는 분명 과태료 감이다. 하지만 정작 매미는 옆에서 쏘는 대포소리도 듣지 못할 정도로 청각이 무디다. 곤충학자인 파브르는 이를 두고 ‘매미의 울음소리는 청각장애인의 고함소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매미가 시끄럽게 우는 이유는 짝짓기를 통해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인데 밤과 낮을 가리지 않는 것은 빛 공해로 인한 생태계 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은 소음과 농가 피해 때문에 골칫거리로 전락했지만
1937년 독일에서는 112명의 작가의 작품 1만7천여점이 처형되어버리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난다. 히틀러는 독일 내의 현대미술 작품들을 압수한 다음 비독일적이고 타락했다는 죄목을 씌어 ‘퇴폐미술전’이라는 전람회에 걸어두었다가, 순회전이 끝난 후 이를 소각시켜버렸다. 운 좋게 경매를 통해 다른 나라로 빠져나간 작품도 일부 있었다. 당시 독일에 위치하고 있었던 전위적인 모든 작품이 탄핵의 대상이 되었으며, 퇴폐미술가로 지목된 작가들 중에는 피카소, 샤갈, 코코슈카, 칸딘스키, 뭉크, 클레, 마르크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술이 정치에 봉사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극단적인 판단 하에 행해진 이 사건은 그토록 많은 명작이 유실되었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수많은 고결한 인격이 일시에 순교에 처해지는 듯한 강렬한 인상을 미술사에 남겼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39년 뉴욕에서는 현대미술관(MOMA)이 필립 구드윈과 에드워드 스톤이 설계한 새로운 개념의 건물을 새로 얻게 된다. 전시기획에 따라 가벽을 이동시키며 공간을 구획시킬 수 있는 유동적인 형태의 화이트큐브였다. 그전에 모마는 독일의 퇴폐미술전 경매에 부쳐진 작품 2천점을 획득하는 행운을
“허허, 뛰지 마세요.” “이곳에서는 뛰는 거 아니에요. 그냥 천천히 오세요.” 순환버스 기사 아저씨의 묵직한 목소리에 달려오던 아저씨도 겸연쩍게 웃으시며 천천히 걸어오신다. 슬로우시티라는 닉네임을 달고 있는 섬 청산도. 섬에 도착하자마자 순환버스 티켓을 구입한 나는 버스가 멈춰서는 곳곳에 내려 천천히 섬을 돌아보기로 했다. 처음 섬이 사람들을 불러들이기 시작한 그 ‘천천히’의 의미를 음미해보고 싶었다. 도청항 뒤로 하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을 오르자 애잔한 진도아리랑이 출렁거린다. ‘사람이 살면은 몇 백 년 사나/ 개똥같은 세상이나마 둥글둥글 사세/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구부야구부구부가 눈물이 난다/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영화 속 주인공처럼 한 서린 목청을 돋을 수는 없었지만 걷는 내내 어깨춤을 들썩이며 진도아리랑에 취하고 말았다. 저만큼 바다에서 한 발 한 발 걸어 나왔을 게 몇 마리조차 풀숲 그늘에 숨어 덩달아 기우뚱거리니 바람 더불어 이보다 더 멋진 춤판이 있을까 했다. 온갖 서러움 다 풀어냈을 그 옛날 노랫가락을 거쳐 소나무 한 그루 곁에 세우고
18대 국회의원·여성가족부 장관·靑정무수석 등 역임 조윤선(50)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서울 ▲세화여고·서울대 외교학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선대위 공동대변인·대변인 ▲18대 국회의원(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 ▲19대 총선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 ▲18대 대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대변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여성가족부 장관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성신여대 법과대학 석좌교수 행정고시 21회로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까지 올라 김재수(59)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경북 영양 ▲경북고·경북대 경제학과·서울대 행정학 석사·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석사·중앙대 경제학 박사 ▲행시 21회 ▲농림수산부 시장과장·국제농업국 국제협력과장·유통정책과장·식량정책과장·농업정책과장 ▲주미한국대사관 농무관 ▲농업연수원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농촌진흥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기획재정부 거쳐 국무조정실 제2차장으로 근
안양, 상하수도분야 ‘최우수’ 뽑혀… 4년 연속 수상 고양시 상하수도사업소, 두 분야 모두 ‘가’ 등급 획득 평택도시공사, 전국 시·군·구 12개 기관 중 1위 차지 오산시시설관리공단 창립이래 최고인 ‘가’등급 받아 의왕·화성도시공사도 ‘나’ 등급으로 상향 평가받아 경기도내 지방공기업들이 ‘2015년도 지방공기업경영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16일 각 시군에 따르면 안양시는 상하수도분야 최우수 기관에 선정돼 지난 2013년도부터 4년째 연속 수상하게 됐으며 하수도분야는 3연패를 달성했다. 행정자치부가 지난해 기준 전국 340개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평가에서 시는 경영시스템과 성과, 상하수도행정 추진에 따른 전략과 정책준수 등 4개 분야 30개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상수도분야에서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에 노력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았다. 안양시시설관리공단도 전국 시·군·구 82개 시설관리공단 유형에서 지난 1995년 설립 이래 최초로 최고등급인 &ls
인천시 관계자들이 사회적기업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인천시 제공
리우 올림픽에서 펜싱 부문 박상영 선수가 역전승을 거두는 장면이 모처럼 우리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렇게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스레 풀어줄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식자들은 한결같이 우리나라가 지금 위기에 처하여 있음을 염려한다. 경제의 위기요 산업의 위기요 안보의 위기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위기를 당할수록 우리는 자랑스런 조상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기백을 되새겨야 한다. “신(臣)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장군은 12척의 배로 130척의 왜선을 물리치는 기적을 일으켰다. 그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일편단심 나라를 염려하는 마음과 용기 그리고 빼어난 전략이었다. 지금 나라가 위기를 맞고 있는 때에 국민들은 다시 그런 지도자를 그리워한다. 지금 나라의 사정이 어떠한가? 수출은 급감하고 북한은 핵을 가지고 미사일 발사를 계속한다. 이런 때에 사드(THAAD) 문제로 국론은 분열되고 민심은 바닥으로 내려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인 모습이 고래 사이에 끼인 새우 꼴이다. 거기에다 100년 만에 찾아온 더위로 국민들 마음은 짜증이 날대로 나있다. 이런 때에 우리
멧새소리 /백석 처마 끝에 명태明太를 말린다 명태明太는 꽁꽁 얼었다 명태明太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 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해는 저물고 날은 다 가고 볕은 서러웁게 차갑다 나도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明太다 문門턱에 꽁꽁 얼어서 가슴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 백석 시집(고형진 엮음) ‘정본 백석 시집’ 절망에 가득 찬 시간을 보내던 늦가을 이른 아침, 길바닥에 뒤집힌 채 떨어진 잠자리 한 마리를 본 적이 있다. 아직 죽지 않았는지 찬 이슬에 젖은 다리를 가느다랗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언뜻 ‘내 처지와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고는 뒤돌아가서 길 한 쪽에 바르게 놓아주었다. 그 내용으로 시를 한 편 쓰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멧새소리’에서는 화자(시적 주체)가 꽁꽁 언 명태를 보고 자신도 가슴에 고드름이 달릴 만큼 얼었다고 말한다. 틀림없이 그도 극심한 절망 속에서 버둥거리고 있었으리라. 그런데 살아가면서 한두 번쯤 절망에 빠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혹은 파괴된 생활난에 혹은 처참하게 떨어진 자존심에 혹은 비참한 관계들로 인해 한 여름인데도 꽁꽁 얼기도 한다. 그러나 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