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고강초등학교에는 학업에 지친 아이들의 마음과 정신을 치유해주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로 고강초의 자랑인 구령대 내 ‘예술공감터’이다. 요즘 학교들은 운동장 조회를 없애는 추세이기 때문에 고강초도 이에 따라 구령대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예술 체험을 제공하고 행복한 학교문화를 조성해주고자 지난 5월 예술공감터가 탄생했다. 구령대 가운데를 중심으로 왼쪽에 3층, 오른쪽에 2층 계단 모양의 나무 구조물을 배치해 이를 무대로 활용하거나 구조물 사이를 무대로 만들어 관객석으로도 활용하도록 했다. 고강초 예술공감터는 학생자치회 중심으로 운영되며 예술동아리 발표, 학교 수업 결과물 전시 등 교육활동 결과물을 자유롭게 전시하고 노래, 춤 등 공연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9년 고강초에 부임한 류지혜 교사는 예술공감터를 ‘모두에게 공평한 예술 경험과 표현의 장을 제공해주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류 교사는 “예전에 구령대로 사용됐던 1층 현관의 남은 공간에 예술공감터가 자리하고 있다”며 “일상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일상이 되도록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술공감터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해 누구나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펼쳐낼 수 있다”면서 “아이들이 등교했을 때 항상 만나게 되고 공연 관람, 수다 공간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끼와 재능을 발산하고, 생생한 감동을 준 5학년 학생들의 첫 공연 고강초는 지난 5월 말부터 학년별로 자유롭게 공연을 기획‧진행해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지난 몇 년간 학생들이 한데 모여 실시하는 활동에 제약이 많았지만 예술공감터가 조성된 후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뽐낼 수 있게 됐다. 예술공감터의 첫 무대는 5학년 학생들의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5학년 학생들은 공연에서 무엇을 보여줄지, 누가 MC를 맡을지, 순서는 어떻게 진행할지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주체적으로 준비했다. 당시 MC를 맡았던 한경민양은 “전체적인 진행을 맡고 대본을 준비해 한 명 한 명의 무대를 소개해주는 역할을 했었다”며 “MC로 많은 학생들의 주목을 받아 짜릿함을 느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지원양은 “공연에서 친구와 함께 노래를 불렀었는데 마치 꿈의 무대같았다”며 “장기자랑 같이 친구들 앞에서 신나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어서 자신감도 생기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류 교사는 “5학년 학생들의 첫 공연때 받았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공연 동안 모든 학생들이 즐겁게 관람하고 환호하고 떼창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끼와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평소에는 조용한 모습을 보여주던 친구들이 용기 내 무대를 준비하고 공연하는 걸 보니 뭉클함을 느끼기도 했다”며 “무대를 마무리하고 뿌듯해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펼쳐질 무대가 기대되는 무궁무진한 공간 고강초는 예술공감터 조성을 통해 학생들에게 오고 싶은 학교, 즐거운 학교생활로 인식을 줘 애교심을 고양시켰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자신의 끼를 보여주는 등 자부심을 키워주고, 학습 동기 유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야말로 학교의 자랑거리, 앞으로의 무대가 기대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6학년 김여진양은 “고강초 예술공감터는 우리 학교의 자랑거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무대에서 공연을 할 때도 좋은 공간이지만 실외로 나갈 때 편하게 앉아서 신발을 갈아 신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 학교생활에 편안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주는 공간이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점심시간을 활용해 노래, 춤 등 학생들의 끼를 펼쳤다면 향후에는 등교시간이나 교과시간, 방과후 등 다양한 시간대를 골라 토크쇼, 학교 수업 결과물 전시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6학년 박주하양은 “친구들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토크쇼와 점심시간 마다 음악을 틀어놓고 힐링하는 시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어떤 활동들이 펼쳐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 교사는 “학생들이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작은 성취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예술공감터를 통한 공연이나 표현 활동이 그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 모두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 큰 즐거움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자유롭게 표현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율적 운영을 지원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박정환 부천고강초등학교 교장 “예술공감터에서 무엇이든지 마음껏 시도해보길” 박정환 교장은 지난해 3월부터 고강초에 부임한 이래 학생들에게 자율‧공유‧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에게 예술공감터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서로 나누고 표현하며 공감이 이뤄지는 곳이다. 이로써 학생들에게 민주시민 의식을 심어주고자 했다. 박 교장은 “예술공감터의 주인은 학생들이며 이곳을 채우는 것도 학생들이다”며 “누구나 자유롭게 일상에서 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교사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고강초 예술공감터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 않은 계단 형태의 단순한 무대를 양쪽으로 배치해 무대, 관객석, 발표장, 콘서트장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큰 특징이 있다. 박 교장은 “구령대로써의 역할을 다해 빈 곳으로 남아있던 공간을 학생들에게 돌려줬다”며 “이에 예술공감터는 쉼과 힐링을 하는, 예술이 일상이 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늘 학생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자그마한 공간이 학생들의 노랫소리, 춤, 떼창으로 가득 차 예술콘서트장이 됐다. 박 교장은 “무엇이든지 마음껏 시도해보라고 격려해주고 싶다”며 “예술공감터의 주인은 학생들이기 때문에 위축되지 말고 자신 있게 도전하고 부딪쳐보는 시도를 많이 하길 바란다”고 학생들에 당부했다. 이어 “예술공감터가 학생들이 원하는 즐거운 상상을 펼쳐내는 곳이 되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타의로 활동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 피드백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나가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 경기신문 = 정해림 기자 ]
크고 화려하면서도 붉디붉은 모란 꽃잎이 피고 진다. 진 모란은 다시 피어나고 지고 또다시 피어나고 지고를 반복한다. 에이스트릭트(a'strict)의 매체 예술(미디어아트) ‘모란도’다. 모란은 예로부터 생명의 시작과 끝을 담은 부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에이스트릭트는 엑스레이 기법을 통해 모란의 시작과 끝이라는 생활 주기를 되풀이하며 보인다. 다른 시각으로 표현한 두 개의 영상은 거울을 매개체로 삼아 공간 자체를 탈바꿈시키는 공감각적인 형태로 구현된다. 이는 생명의 순환을 사유하는 방식을 초현실적인 모습으로 보임으로써 우리에게 인류와 자연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영원성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이처럼 수원시립미술관은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주제로 한 미디어전 ‘찬란하게 울리는’을 지난 14일부터 시작해 오는 12월 9일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땅에 집착하는 건 본인들 땅뿐만이 아니다. 같은 식구 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마저 넘보고 있다. 공사는 중구 영종하늘도시 노른자 땅인 제3유보지 약 360만㎡ 중 200만㎡를 싼값에 달라며 생떼를 부리고 있다. 공사는 이곳에 항공물류단지를 짓겠다는 심사다. 제1물류단지와 제2물류단지가 이미 포화 상태라 제3물류단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땅 주인인 LH는 생각이 다르다. 제3유보지 전체의 개발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다. 산업·물류·공공 3가지 컨셉으로 영종도 전체를 지원하는 개발한다는 방침인데, 항공기정비(MRO)·반도체특화단지 등 첨단산업단지를 짓고 일부는 물류단지를 만들어 공항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또 공공을 위해 봉안당, 도심 항공 교통(UAM, Urban Air Mobility) 버티포트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LH는 내년 상반기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발 계획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사업 승인 요청을 할 계획이다. 그런데 쉽지 않아 보인다. 같은 국토교통부 산하인 공사가 사업면적의 60%를 요구해 오니 LH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LH는 조성원가인 3.3㎡당 480만 원, 2조 8800여 억 원에 땅을 팔겠다고 했지만 공사는 값이 너무 비싸다고 난색을 표했다. 땅값에 대한 협의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공사와 LH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동안 주민들은 애가 탄다. 물류단지가 들어오면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을 테고 교통량이 많아져 각종 안전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주거환경밖에 들어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첨단단지·레저시설·컨벤션시설 등이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제3유보지는 5활주로와 맞닿아 있는 만큼 고도제한 등으로 인해 개발이 불가능한 곳들이 많다”며 “그런 점들을 고려해 값을 제시한 것이다. LH와 계속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물류단지가 대형화물을 나르는 곳이 아니다”며 “주민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물류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소영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UAM(Urban air mobility) → 도심 항공 교통 (원문) 또 공공을 위해 봉안당,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교통체계) 버티포트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고쳐 쓴 문장) 또 공공을 위해 봉안당, 도심 항공 교통(UAM, Urban Air Mobility) 버티포트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국민 여러분 이 역사의 현장을 잊지말고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꼭 지켜주시기 바란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뒤 오전 11시 12분쯤 검찰 관계자 17명이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는 여의도 민주당사 앞을 찾아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정감사 도중에 야당의 중앙당사를 침탈하려고 하는 민주주의 역사 정당사에 어떤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한 뒤 울컥한 듯 뜸을 들였다. 곧이어 “침통한 심정으로 이 침탈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말한 뒤 국민을 향해 “민주주의를 꼭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2분 남짓한 짧은 발언을 마친 이 대표는 울음을 참으려는 듯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이어 고개를 푹 숙여 인사한 뒤 당사를 향해 걸음을 옮기던 이 대표는 잠시 멈춰 눈물을 닦고 당사로 들어섰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더불어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오전 11시 30분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이동해 ‘검찰 독재 신공안통치 민주당사 침탈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또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진행한다. 이날 예정돼 있던 10개 상임위 종합감사 등 국정감사는 연기할 방침이다. 오영환 원내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긴급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정감사 마지막날 정상적 진행을 방해하고 파행을 유발하는 야당당사에 대한 침탈은 윤석열 정권의 의자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3일 민주당은 대통령실에 대장동 특검에 대한 수용여부를 오는 25일 국회 시정연설 전까지 밝힐 것을 촉구했으나, 대통령실은 거절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오 대변인은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 저희(민주당)판 단”이라며 “그러나 아직 시정연설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결정한 상태는 아니”라고 답했다. ‘영장은 대검찰청에서 발부했는데 규탄은 왜 윤석열 정권을 향해있나’라는 질문에 “윤 정권 감사원의 감사, 정치적 표적감사를 포함해 검찰 측의 무리한 집행이 윤 정권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마약의 늪’에 빠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적고, 적합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마약의 몽환에서 탈출해 희망을 꿈꾸는 이들의 여정을 담아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우후죽순’ 마약범죄, ‘유명무실’ 치료기관…깊어지는 ‘마약의 늪’ ② “마약, 감당할 수 없는 행복?”…중독자들이 희망을 꿈꾸기까지 ③ ‘마약의 늪’ 탈출구는…‘치료·재활’로 재범 막아야 국내 마약 사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 의료 체계가 부족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약 사범은 85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562명)보다 13.4% 증가했다. 지난해 마약 압수량도 1296kg으로, 2017년의 155kg에 비해 8배 이상 폭증했다. 더구나 의료용 마약이 불법유통 되고 합성대마 등 저가의 신종 마약이 온라인 거래를 통해 유통되는 등 마약 범죄는 우리 사회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남부의 마약 사범은 2018년 1,679명, 2019년 2,063명, 2020년 2,430명 등 증가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2,107명으로 잠깐 주춤했다. 북부는 2018년 467명, 2019년 544명, 2020년 816명, 2021년 712명이 검거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8월까지 720명이 검거됐고, 이후 사건까지 반영하면 마약 사범은 지난해 대비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마약 사범이 급속도로 불어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정작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치료’ 환경은 잘 갖춰져 있지 않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지정 병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를 위해 지정한 의료 기관은 도내 3곳을 포함해 전국에 총 21곳 뿐이다. 이들 21개 병원에선 지난 5년간 총 1,130명의 환자를 치료보호했는데, 그중 도의 세 병원은 각각 20명, 2명, 0명에 불과한 실적을 냈다. 게다가 이같은 의료기관들은 대부분 종합 진료 병원인데다가, 중독과가 있더라도 알코올, 도박, 인터넷 등 타 질병과 병행 운영되고 있다. 마약 치료만을 위한 전문적인 의료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마약 중독 경험이 있는 이들도 현재의 치료 방식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지적한다. 마약 중독으로 세 번의 입원 생활을 했다는 A(26) 씨는 “병원에서는 그냥 디톡스, 독성이 빠질 때까지 약을 못하게 방치해 놓는다”라며 “그 기간 동안 갈망감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병원을 운영해야 하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예산이나 지원이 충분치 않다 보니 병원 측에서도 운영할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며 “전국 21곳 중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서너군데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약물치유재활센터 ‘다르크’의 임상현 센터장도 “사실 가족도 감당하기 힘들어 병원에 보내는데 의사들도 힘들기 때문에 전문 병원이 없는 것”이라며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은 가치관도 바뀌고 행동적으로도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병원이 있어도 필요한 부분에 대한 돌봄을 잘 못 해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가 두 개 동(洞)으로 쪼개질 수 있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주민들은 부평구의회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부평구는 ‘행정운영동의 설치 및 동장 정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구의회에 상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부개2동과 부평5동에 걸쳐 있는 A아파트의 행정구역을 정하는 개정안이다. 구는 부평5동으로 결정했다. 처 음 행정구역 조정 신청이 부평5동으로 들어왔고(경기신문 9월 21일자, 10월 10일자 1면 보도), 생활 여건과 인구·면적 등 여러 기준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개정안은 오는 27일 구의회 행정복지위원회와 이튿날 본회의를 거치면 최종 확 정된다. 그런데 구의회에서 의견을 모으지 못해 개정안이 부결되면 하나의 아파트단지가 부개2동과 부평5동으로 갈라질 수 있다. 동이 갈리면 같은 아파트단지에서 행정서비스가 이원화되고,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갈려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또 부개2동과 부평5동은 국회의원부터 시의원, 구의원 선거구가 갈려 정치인들의 이해관계도 다르다. 앞서 지역 정치인들이 아파트를 자신의 선거구로 가져오기 위해 행정구역 지정 과정에 입김을 넣었다는 말이 나왔다. 이번 구의회에서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될 수 있다. 구의회도 이러한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고 말한다. 김숙희 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국힘, 갈산1~2·삼산2동)은 “내용을 잘 살피고 있다”며 “심도 있게 논의해 주민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구의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입주 예정자 B씨는 “구의회가 입주민 생각을 반영하겠다니 믿고 (구의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며 “동이 나눠지면 불편하겠지만 나눠지게 된 이유 등을 충분히 설명하면 주민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
경기도는 지난 17일 안성시 공도읍 웅교리 안성천에서 포획한 흰뺨검둥오리에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도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것은 지난 3월 18일(고양시 한강) 이후 올해 하반기 들어 처음이다. 가금농장에서는 지난 2월 17일(평택시)이 가장 최근이다. 이에 도는 고병원성 AI의 농가 유입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먼저 지난 22일 항원 검출 확인과 동시에 해당 검출지역을 대상으로 소독을 완료하고, 통제초소를 설치해 500m 내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또 안성천 주변에 출입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과 안내판을 설치했다. 도는 검출지역 방역대(반경 10㎞) 내 가금사육 농가 32곳을 대상으로 긴급 예찰을 벌인 결과, 현재까지 감염 의심 가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도는 확산 차단을..
대한항공 여객기가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활주로를 이탈해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밤 세부 공항에 착륙하던 인천발 대한항공 KE631편이 악천후 속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이탈했다. KE631편은 인천에서 23일 저녁 6시 35분 출발해 밤 10시 세부 도착 예정인 항공편으로, 실제 인천공항 이륙은 7시 20분이었고 세부 공항에서 사고가 난 착륙 시간은 23시 7분이었다. 착륙을 시도하던 해당 항공편은 폭우 속에 2차례 복행 후 절차에 따라 착륙을 실시했으나 기체가 미끄러져 활주로를 이탈했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11명과 승객 162명은 무사히 도착했으나 착륙 과정에서 기체가 다소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23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세부 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KE631편이..
경기지역 급식노동자들이 추가경정예산안 의결을 불발한 경기도의회를 규탄하고 나섰다. 경기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4일 오전 11시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1일 급식노동자의 폐암검진을 위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며 빠른 추경안 처리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교육부에 폐질환 특수건강검진 실시를 지시해, 각 교육청에서 폐 검진을 추진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검진대상자를 5년 이상 경력자로 확대 결정, 예산을 추경에 포함시켰다. 경기학비노조는 “급식노동자 폐CT 검사비용 등이 포함된 도교육청의 예산이 9월 말에 통과됐어야 했는데 도의회가 파행을 거듭했다”며 “이미 폐 검진을 실시한 지역도 있는데 경기도는 언제 시행되는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실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급식노동자 폐 검진 현황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경기와 충북만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두 지역은 추경 후 검진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추경이 늦어지고 있다. 이들은 “폐암의 공포 속 오매불망 폐 검진을 기다리고 있다”며 “권력싸움만 하고 있는 경기도의회는 예산을 통과 시켜 빠른 시일 내에 폐 검진을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추경 심의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의 삶에 돌아간다”며 “하루빨리 도의회가 정상화돼 민생추경 심의를 마무리해주시길 간곡하게 요청드린다”며 도의회에 요청한 바 있다. [ 경기신문 = 정해림 기자 ]
‘우연’히 들어간 어느 카페. 음료를 주문했더니 주인이 음료 값 대신 내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면 어떨까. 극단 원뮤직랩의 연극 ‘카페 우연’은 이승도, 저승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카페 우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2020년 ‘우연희’라는 제목으로 초연됐으며, 작품 속 일화들을 일부 변경해 새롭게 선보인다. 우연에는 주인인 ‘마스터’와 ‘소년’, ‘저승이’가 있다. 이곳을 우연히 찾은 손님들은 마스터와 이야기를 나누며 지난 추억에 잠긴다. 일에 치여 가족에게 소홀했던 것을 후회하는 첫 번째 손님. 명예퇴직 후 이제야 함께 보낼 시간이 생겼는데, 가족들에 대해 잘 몰라 쉽지가 않다. 두 번째 손님은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라는 말로 행해지는 심리 지배(가스라이팅)와 데이트폭력을 이야기한다. 그를 통해 신체적으로 가해지는 학대만이 폭력이 아님을 관객들은 되새겨 본다. 이 두 손님이 떠나간 뒤, 한 남자가 찾아와 모과차를 주문한다. 그는 오래된 인연을 떠올리며 ‘꽃신’에 얽힌 과거를 들려주는데, 아들이 중요했던 과거 사회적 관습에 맞서야 했던 자신과 아내의 이야기다. 이 남자의 이야기에 마스터는 어떤 대답을 할까. 마스터는 손님 한 명 한 명을 맞이하며 그들에게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위로와 공감을 건넨다. 그 위로는 마치 관객들을 향하는 듯하다. 작품의 작·연출을 맡은 박하나 연출가는 “팍팍한 삶에 의미를 찾기 위해 방황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공감을 보내주고자 한다”며 “‘꽃신’을 마지막으로 인스턴트 같은 사랑이 만연한 현 시대에 진실하고 지고지순한 사랑, 인생의 이정표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카페를 찾는 손님들의 세 가지 이야기 중 핵심은 마지막 ‘꽃신’에 있다. 꽃신은 박 연출가의 삶을 관통하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채워져, 지난 2020년 초연 당시에도 극의 주요 이야기였다. ‘카페 우연’은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부천 소극장 극예술공간에서 5차례 공연된다. 손기태, 장호근, 차지현, 유혁진, 오정아, 오상석 배우가 출연한다. 전석 무료다. 한편, 작품은 부천문화재단 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부천 시민주간 첫 프로그램으로 공연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