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는 중에도 지각없는 음주 운전행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경찰의 단속을 강화하고 대법원이 나서서 양형기준을 강화했다. 그러나 단속과 처벌 강화만으로 음주운전 행태가 효과적으로 개선되리라는 기대는 무리다. 음주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풍토를 바꿔낼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음주운전은 ‘살인 범죄 행동’과 다름없다는 엄중한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 지난달 말일 오후 1시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원 광교호수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주간불시 음주단속을 실시했다. 이날 경찰은 불과 2시간 동안 현장에서 면허 정지 2명, 훈방 조치 4명 등 총 6명을 적발했다. 얼마 전 경찰이 전국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과 인근 도로 431곳에서 음주단속을 실시한 결과 낮 2시간 동안 무..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는 윤석열 정부의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다. “영향을 받는 나라에서 ‘영향을 주는 나라’로, 국제질서를 따라가는 나라에서 ‘이끄는 나라’로의 도약”을 추구한다.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론은 노무현 정부의 중추적 중견국가론과 유사한 듯하다. 그러나 외교정책에 있어서 후자가 “균형적 실용 외교”를 강조함에 비해 전자는 전략적 명확성에 기초한 ‘편승적 가치 외교’를 지향하는 점에서 전혀 다른 접근법이다. 한국은 세계 6대 군사 강국, 10대 경제 강국으로서 글로벌 중추국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미국 사이에 낀 (상대적) 주변국가로 인식된다. 이러한 ‘글로벌 중추, 지역 주변’의 모순은 남북관계에도 존재한다. 북한이 핵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면 글로벌 중추국가 한국은 사라지고 후진국 북한과 강대국 미국 주연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는 불편하지만 진실이다. 이 모순을 해결하지 않은 채 추진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은 한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이명박 정부의 “글로벌 코리아” 등 과거 정부의 유사한 정책들도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글로벌 중추, 지역 주변’의 모순을 해결하는 최소 조건은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나아가 남북이 경제통합을 이룰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남북이 통일은 아니더라도 유럽연합과 유사한 경제통합을 이룬다면, 한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국력의 격차를 현저하게 좁힘으로써 지역 중추국가로서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북한과 ‘강대강’으로 대립하는 것은 일시적 자존감은 높아질지 모르나 군사적 대외 의존 및 지역 주변화를 심화할 따름이다. 그 결과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위상은 오히려 저하된다. 자신이 속한 지역의 갈등을 평화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은 중추국가가 가져야 할 핵심 역량 중 하나다. 정부의 대북정책과 대외정책, 즉 “담대한 구상”과 “한국형 인도-태평양전략”을 체계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담대한 구상’에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유인할 수 있는 획기적 제안을 새로이 담고 ‘한국형 인도-태평양전략’에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대외전략을 포함하여, 양 정책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 지난 4월 26일의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은 한미동맹 7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를 겸하였다. 한미동맹은 1953년 비대칭 동맹으로 출발하여 오늘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까지 발전하였다.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표방하면서도 ‘글로벌 중추, 지역 주변’의 모순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속 빈 강정일 따름이다. 한국이 진정한 글로벌 중추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실질적으로 공헌하는 한미동맹의 미래를 기대한다.
어버이들은 선조들 경험과 자신의 체험을 통해 터득한 철학을 속담이란 이름으로 보존 전수해 왔다. 서양의 이름 있는 철학자나 동양의 공자 맹자의 언어와 문장보다 더 실감적이고, 무릎을 치며 ‘옳거니’ 싶은 함축된 인문학적 도(道)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담은 평범한 사람들의 철학이요 조상의 걸러진 넋의 결정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속담을 뒤집어 재미있게 비아냥대듯 표출하면서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웃음의 미학으로 삼고 있다. 에를 들어 본다면, ‘인생을 짧고 예술은 길다’는 철학적 경구를 ‘인생은 더럽고 예술은 비싸다.’고 한다. 또한 ‘헌신하면 헌신짝 되고, 일찍 일어난 새는 늙은 새다.’라는 언어적 유희 같은 말도 등장시킨다. 조그마한 거리낌에도 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하는 나는, 내 몸에 살이 머물지 못하게 학대를 하는 편이다. 그런 나의 성깔을 스스로 미워하며 두 번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하늘을 뚫어지게 처다 보기도 했다. 무디지 못한 성깔은 타협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범하게 나서지 못하고 다가오는 사사건건이 근심스러웠다. 그러한 내가 무슨 행복과 효도와 영광의 시간이 있었겠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앨범을 넘겨보았다. 어머니 회갑 때 아버지와 함께 잔칫상 앞에 앉아 있는 부모님 사진이 눈앞에 펼쳐졌다. 두세 장 더 넘기니 ‘축 김경희 수필집/ 둥지 안의 까치 마음 출판기념회/ 1986. 11. 8’이라고 쓰인 큼지막한 글씨가 새겨진 현수막이 벽면에 걸려있다. 이어서 내가 평생 스승으로 모신 고하(古河) 선생님과, 재직하고 있었던 당시의 대학교 기획실장의 축사 모습, 그때 초등학교 다니던 딸아이는 색동옷에 붉은 치마를 입고 제 오빠와 나란히 서서 내가 작사하고 김성진 교수가 작곡한 ⸀우리 가정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다른 사진에는 아버지 어머니 아내와 내가 앉아 있는데, 행사가 끝나고 돌아가기 직전 김성철 박사가 부모님께 축하 인사를 건네는 모습도 정지된 영화의 장면처럼 그대로 남아 있다. 나는 남에게 자랑할 것도 속살일 것도 없다. 그렇지만 이때만큼은 작은 흥분이요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내 삶의 먼 풍경을 보고자 앨범을 더 넘겨보았다. 한국 땅의 이름 있는 산을 찾아 오르고 내리고 하던 시절의 내 사진이 많이 드러났다. 그리고 어머니가 적갈색 비단 두루마기를 입고 지금은 중학생이 된 유치원생 막내 손자의 손목을 잡고 있는 사진이 퍽 정답게 느껴졌다. 얼마 전에는 교수요 학자로서 고위직에 있었던 분의 북콘서트를 가보았다. 정권이 바뀐 뒤 현직에 있을 때의 일로 역풍을 맞아 힘든 세월을 보낸 사람이지만 그 힘든 세월과 바람 속을 묵묵히 걸으며 자신을 관리한 덕분에 지성적 고뇌의 세련미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앎의 넓이와 깊이만큼의 이야기가 있었다. 뒷부분으로 가서는 정치를 위한 동지들의 의지가 담긴 토크쇼가 되어 재미도 있었다. 얼마 뒤엔 선거가 있을 것이다. 그때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역할을 은유적인 메시지로 들려주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양궁선수들이 과녁 앞에서 활시위를 당기며 금메달을 따고야 말겠다는 모습에 비유되기도 했다. 행사가 끝나고 걸어오면서 나는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래 뜻대로 하시게, 인생은 누구나 시간이란 화살표 위에 얹혀 죽음으로 가는 것이라네.’라고.
백령도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군사적 요충지여서 외부와 고립된 섬이지만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섬이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진 두무진은 ‘서해의 해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데 10억 년 전 퇴적된 사암층이 규암으로 변하면서 생긴 곳이다. 규암이 콩알처럼 잘게 부스러져 깔려있는 콩돌해안은 쪽빛 바다와 환상의 풍경을 보여준다. 용트림바위와 진촌리 현무암, 사곶해변 등도 백령도가 자랑하는 관광자원이다. 백령도는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학술 가치가 높은 여러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국가생태관광지역이다. 독특한 섬 문화가 발달해 있는데 관광객들의 관심을 끄는 다양한 토속음식들도 있다. 메밀·쌀·밀가루를 혼합 반죽해 굴과 김치소를 넣고 만두처럼 빚어 찌는 음식인 짠지떡, 백령도에서 재배..
함흥 사람들은 유별나게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함흥 사람들은 평양과는 라이벌 관계라고 생각한다. 1980년대 건설된 함흥시 중심에 있는 함흥대극장은 평양대극장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건설해 비판을 받았다. ‘함흥얄개’ 또는 ‘함흥내기’로 부르는 함흥사람들은 군 생활이나 공동체 생활을 할 때에도 우두머리를 하는 경우가 많고, 나약함을 보이면 함흥사람이 맞냐는 의심을 받는다. 최고의 신부감으로 함경남도 지역 여성을 꼽으며 알뜰하고 생활력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함흥하면 지역주의가 강하고 생활력 강한 여성들이 살고 있다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지방주의 온상’이라는 말은 해방이후 생겨났다. 함흥-흥남지역은 산업시설이 많은 관계로 일제시기 노동운동이 활발했다. 1930년 흥남질소비료공장에서 저임금과 학대로 인한 최초 파업은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화학공장에서 생산하던 질소는 전시에는 폭탄이 된다. 군수품을 생산하는 이곳에 사회운동가들과 문학가들이 거쳐 갔다. 해방 후 1945년 9월 19일 원산항으로 입국한 김일성은 각계정파들과 권력을 다투어야 했는데, 그 중 국내공산주의자였던 오기섭과의 노선투쟁은 이후 북한의 정치사에 영향을 주었다. 오기섭은 1903년 5월 1일 함경남도 홍원에서 출생했다. 근로자의 날에 태어난 그는 출생일에 걸맞게 함남등지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13년동안 감옥살이를 했다. 해방당시 연설가인 오기섭의 인기는 김일성을 넘었다. 해방 후 첫 공산당조직인 북조선분국이 만들어질 때 오기섭은 제2비서로 선출되었다. 반면 김일성은 1945년 12월에 책임비서가 되었다. 오기섭은 북조선분국을 반대했을 뿐 아니라, 이후 노동의 성격문제로 김일성과 갈등을 겪었다. 해방 후 노동운동의 성격을 규정하는 문제는 중요했다. 김일성은 노동조합이 국가와 기업에 적극 협조해야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반면, 오기섭은 노동조합이 국가를 상대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오기섭의 주장은 대중운동에 대한 가장 해로운 정치적 오류라는 지적을 받고 중앙상무위원이라는 직책에서 해임되었다. 그리고 김일성과 갈등을 겪었던 정치세력은 이후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가끔 북한에 어째서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가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 그 줄거리를 찾다보면 ‘지방주의 온상’으로 거론된 함흥-흥남에 있다. 이로부터 북쪽은 노동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가를 상대로 싸우기보다 국가정책에 적극 협조하는 남쪽과 전혀 다른 정치문화가 시작되었다. 북한문헌에도 자주 등장하는 함흥의 지역주의는 자연스럽게 함흥을 대표하는 표상이 되었다. 정치적 반대파를 제거하면서 생겨난 용어인 ‘지방할거주의’ ‘지방주의 온상’은 함흥지역의 정서가 되었다. 함흥 사람들은 어디가서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함흥얄개’라고 한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랑림산맥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이 거세다는 의미에 ‘함흥내기’라고도 한다.
채영신은 교회당을 빌려 야학을 개설하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 나오는 내용이다. 문맹퇴치를 위해 한글을 가르치는 것은 민족의식의 고취와 함께 최소한의 근대적 삶의 무기를 확보하는 것이다. 1930년대 브나르도 운동은 “민중속으로”라는 러시아어로서 일제 강점기 시절 근대화를 위한 농촌계몽운동이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곳은 현재의 안산시로 이를 기리기 위해 안산엔 상록수역이 있다 사회가 발전하여 지역공동체를 벗어난 삶이 만들어지면서 신문을 통하여 외부세계와 소통하였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는 신문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했다. 대중사회와 함께 TV 의 등장 후 폭력, 모방범죄 등으로 TV 를 비판적으로 시청할 필요가 제기되었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디지털 미디어가 확산된 정보사회로 들어가면서 문제는 복잡해진다.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 소셜 미디어의 활성화는 너무 많은 정보를 쏟아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택,판단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디지털 리터러시로 확대된 것이다. 유튜브의 확산과 함께 가짜뉴스,필터버블(사용자가 자기의 관심에 맞춰 필터링된 정보 안에 갇히는 현상)등에 의해 현명한 판단 보다는 확증편향이 증가하는 추세다. 디지털이 시대의 특징이 되면서 정보격차는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세대와 계층 간의 정보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디지털 능력에 따른 세대격차는 노년의 삶을 위협한다. 반면 청년층은 접근과 사용에 익숙하지만 거기서 쏟아지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는데 취약점을 보인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이 사회가 건전한 방향으로 진보하는데 꼭 필요한 이용자의 의식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미국이나 서구에 비해 국내상황은 떨어진다.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사회적 공유가 덜 되어있고 교육기능과 제도도 초보단계이다. 지금은 정보사회를 넘어서 초연결 사회다. 이 시대를 살면서 소셜 미디어에 연결되지 않은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넘어서 소셜 리터러시 까지 급진전되었다. 빠른 사회변화가 미디어를 통해 매개되기 때문이다. 고도대중사회의 특징인 프로슈머(prosumer)의 특징을 보인다. 생산자가 곧 소비자임을 의미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삶과 연결된 메시지의 생산과 자기표현이 지배적 문화현상이 되고 소셜 미디어가 사회 참여 및 정치 참여의 통로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커리큘럼 안에 녹여낼 제도적 틀은 없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절실하다. 청소년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시민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때 꼭 필요한 지식과 품성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디지털 시민성을 함양해야 한다. 시민사회의 구성요건에 변화가 온거다. 사이버 폭력, 온라인 성범죄, 과도한 혐오표현 등의 문제는 디지털 시민의식이란 시각에서 바라보면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낼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 문화와 윤리에 대한 비판적 교육이 필요하단 말이다. 디지털 미디어의 보급, 소셜 미디어의 확산은 과거보다 권력감시 기능을 강화시키고 참여민주주의의 통로 역할을 하는 인프라지만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비판의식을 가진 디지털 시민교육이 전제되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중요한 건 바로 이 지점에서다.
세계 경제 안보 흐름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글로벌 차원의 양국간 협력 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현 정부는 앞으로 강화된 한미동맹을 토대로 급속도로 분절화하는 글로벌 흐름에서 한국의 국익적 진로를 더욱 정교하게 이끌어가야 한다. 따라서 귀국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행보는 비장해야 한다. 무역적자 등 경제 위기 경보는 갈수록 국가와 민생을 옥죄는 쪽으로 가시화되고 있지만 당장에 이렇다할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게다가 정치권은 여야간 극한 대치도 모자라 각당 내부적으로 잇따른 실언과 갈등,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의 돈봉투 파문까지 끝모를 수..
우리 주변의 수많은 슬로건들 일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슬로건이나 표어, 브랜드에 노출될까요. 집을 나서면 거리 곳곳에서 상점 간판이나 현수막을 마주하게 된다. 상품명, 표어 등이 은연 중에 스쳐 지나간다. 건물이나 아파트 이름도 보인다. 거리뿐이랴. 각종 이벤트와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모바일 기기의 콘텐츠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유심히 들여다보면 우리말보다 외국어 특히 영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이 드러난다. 잘 지어진 것들도 있지만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들도 많다는 점이다. 통하는 소통 원리 언어는 소통이다. 사회 구성원간에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커뮤니케이션의 원리가 잘 작동하여야 한다. 우선은 전달성과 간결성이다. 사용되는 단어나 표현이 구체적이어야 힘이 있다. 애매모호하지 않고 그 의미가 바로 전달되고 듣는 사람에게 인지되어야 할 것이다. 엘지그램 LG gram. 미디어 광고나 전철역에서 쉽게 보았던 브랜드이다. 노트북 컴퓨터는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목적이 강하다. 그래서 그 무게는 제품의 매우 중요한 특성일 것이다. 이 브랜드는 Kg(킬로그램)보다 gram(그램)을 사용함으로써 그 특성을 전달하는 데는 꽤 성공적이었을 것이다. 통해야 하는 소통성 소통에는 소통을 시작하는 측과 상대자가 있다. 우리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이니 당연히 한국어를 사용하는 환경이다. 다른 문화권의 경험을 가진 이들도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 또한 한국어의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일 것이다. “Let’s Korail”. 기차를 타러 가면 역구내에 붙어 있어서 쉽게 볼 수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이용한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이 슬로건을 보고 무슨 뜻인지 알아 차릴까하는 의문이 든다. 그 의미는 “여행에는 (한국)기차를 이용합시다” 정도인 듯하다. 명사형인 상품이나 서비스 이름이 동사형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Google(검색하다), Xerox(복사하다)가 그 예가 된다. 외국인들에게 ‘검색하다’의 ‘구글’처럼 이 영어 슬로건이 통할까. 효과성의 고려 2030년에 열리는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의 열기가 뜨겁다. 부산도 그 대열에 뛰어들었다. 국내의 응원 분위기도 조성하고, 해외의 여론도 호의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디어 광고나 도시 곳곳에 펼쳐지는 그 표어는 Big. Busan is Good for EXPO. 영어 슬로건의 소통 대상은 한국인들이기보다 방문자들과 해외 현지인들 것이다. ‘good’이라는 단어가 영어 화자들에게 ‘좋다’는 의미로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비영어 화자로서는 짐작하기 쉽지 않다. ‘좋다’는 의미로 ‘good’으로 등치가 되는지 더 좋은 단어나 표현은 없는지 그 효과성을 심각히 고민할 일이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는 일반고를 비롯해 과학고와 외국어고등학교를 지칭하는 특목고,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톡해 개성 있는 교육을 표방하는 자립형사립고, 산업계 수요와 연계하여 전문적인 직업 맞춤교육을 실시하는 마이스터고, 특정분야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성화고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설립목적이 상이한 고등학교에서 졸업한 학생들의 2022년도 대학 진학률은 73.3%이다(출처:대학알리미). 이와 같은 수치는 4년제와 2년제 대학을 모두 합친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사교육을 통해 성적 향상을 꾀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들이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2022년 기준 26조원이며 사교육에 참여하는 비율은 78.3%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내 주변의 어떤 가정이든 사교육비를 지출하지 않는 가정을 본적이 없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문을 뚫어내기는 만만치 않으며 취업을 위한 사교육비를 지출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토록 어렵게 찾은 먹거리 공간에서도 충분한 금전적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대기업과 특정 분야를 제외하면 취업 첫 해에 손에 쥔 월급은 2백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곳이 허다하다. 적지 않은 사교육비와 대학 등록금을 지불하고 얻은 대가치고는 너무나도 빈약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학력 간 임금체계가 희미해지는 사례를 보면서 대학만이 먹거리공간의 절대적 인큐베이터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머리를 자르는 바버샾의 사장은 1인 매장임에도 불구하고 늘 예약이 꽉 차 있기 때문에 최소한 1주일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만 머리를 자를 수 있다. 지난번 방문 했을 때, 얼마의 수익을 올리는지 슬쩍 물어보았더니 나보다 벌이가 좋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14년을 더 공부한 나보다 많이 낫다고?...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학원에서 자격증을 취득하였다고 한다. 물론 지금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시간을 연습했고 시행착오도 거쳤겠지만 내 나이의 반 밖에 안 되는 젊은이의 수입치고는 큰 금액이다. 더군다나 나는 언젠가 정년이 찾아오겠지만 그는 가위질 할 수 있는 힘만 남아 있다면 그만두라고 할 사람도 없다. 눈치를 보거나 결재 받아야 할 대상도 없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늘봄학교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해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아침이나 방과 후에 맞춤형 교육과 돌봄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부터 경기도내 80개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과대·과밀학교형, 소규모학교형, 지역사회 연계형, 일반학교형 등 지역 특색에 맞는 늘봄학교 모델을 발굴하는 중이다. 지난달엔 경기도교육청 이경희 제1부교육감이 교육부, 도교육청, 교육지원청 담당자와 함께 화성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를 방문, 늘봄학교 추진 현황을 파악하고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달 13일에도 부천시 소재 초등학교를 찾아가는 등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질적인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