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몰아닥친 ‘부동산’ 광풍이 갈수록 태산이다. 요동치는 민심을 더욱 자극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거듭 터지면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선 정국 속에서 난감(難堪)의 극단에 몰려 있다. ‘부동산 투기’ 문제는 이념과 진영을 벗어난 뿌리 깊은 적폐다. 지금 민주당이 궁지에 몰리는 것은 순전히 국정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여당이기 때문이다. 그 해법은 당연히 ‘기본’에서 찾아 나가는 게 맞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심전심으로 내놓은 ‘기본부터 새로 시작’이라는 개념에 길이 있다. 그렇게 겸손하게 접근하는 게 백번 옳다. 치열한 재·보궐선거 전쟁 중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개인의 부동산 문제로 전격 경질됐다. 민주당으로서는 문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재앙이다. 김 전 실장은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7월 29일 자신이 소유한 청담동 주택의 세입자와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금을 기존 8억5천만 원에서 14.1% 인상한 9억7천만 원으로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된 참사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거의 비슷한 시점에 내놓은 메시지가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긴급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고 “야단맞을 것은 맞으면서, 국민의 분노를 부동산 부패의 근본적인 청산을 위한 동력으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부동산정책만큼은 국민들로부터 엄혹한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우리는 원점으로 되돌아가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페이스북 글에서 “부동산 폭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등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에도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높은 국정 지지율을 보내주셨던 국민들 마음이 심상치 않다”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잘못된 길에서 곧바로 돌아 나와 처음부터 그리고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중앙선대위원회 회의에서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은 잘못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 또한 집권당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양 최고위원은 “우리의 정의가 우리의 불공정의 면죄부는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이제라도 담대하게 용서를 구하고 국민의 꾸짖음에 진솔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총리가 발표한 대로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규모를 대폭 확대해 부동산 투기 사범들을 엄단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정말 경계해야 할 일은 이미 성공하지 못한 캔버스의 그림을 온갖 떡칠로 고쳐내려는 무리수다. 정부·여당이 이 난제를 해결하는 빠른 길은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말처럼 ‘기본에서부터 새로 시작하는’ 자세를 갖추는 일이다. 부동산 투기 근절은 몽둥이만 휘둘러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훨씬 더 정교한 ‘제도 개혁’의 설계도가 필요하다. ‘부동산 투기’ 광풍을 영원히 차단하기 위해서는 온갖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그림을 처음부터 새로 그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최근 정부·여당에서 생산되는 온갖 반응들이 재·보선 선거판만을 들여다보는 임기응변적 미봉이 아니기를 소망한다.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은 금광리(金光里)라는 자연마을의 이름을 살려서 동 이름으로 지은 것이다. 금광리는 고려가 망했을 때,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고 하면서 절개를 지킨 음촌 김약시(陰村 金若時, 1335~1406)가 은거하다가 별세한 곳인데, 후에 그 자손들이 마을을 이루게 되니 사람들이 광산 김씨들이 사는 마을이라 하여 ‘금광리’라 부르게 되었다. 옛 사람들의 발음으로는 ‘금괭이’라고 했다. 금광동의 입구에 해당하는 단대오거리 부근은 양쪽 산이 마주 접근하여 병목처럼 지형이 이뤄져 광통(光通)머리라 불렀고, 김약시가 자손들에게 자신이 살던 이 마을을 세상에 전하지 말라고 하였다 해 부전어동(不傳語洞)이라고도 했다. ‘일성록(日省錄)’ 정조(正祖) 23년(1799) 8월 22일 유직주(兪直柱)가 임금에게 올린 말에 김약시의 충절에 대한 사연이 자세히 언급됐다. 김약시는 아내와 함께 걸어서 이 마을로 들어와 나무를 얹어서 처마를 삼고 바람과 비를 막았다. 자취를 숨기고 이름을 감추니 시골 노인과 구별할 수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그의 용모를 괴이하게 여겨 종종 찾아가서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술과 음식을 대접해도 받지 않으니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 몰랐다. 김약시는 태조 이성계와 동갑 친구였을 뿐 아니라, 태종 임금과는 두 번이나 함께 과거에 급제한 동기였다. 태조가 조선을 건국하고 숨어 사는 그를 찾아내 원래의 벼슬을 내렸지만, 눈뜬 장님이라고 핑계를 대고 명령을 받들지 않았다. 그러고는 그 산골 이름을 ‘부전어동(不傳語洞)’이라 지었다. 태조는 특별히 친필로 교서를 써 한양 시내인 성명방(誠明坊)에 집 한 채를 하사하였다. 태조는 김약시를 개인적 친구 사이로 대우해 교서의 끝에 자신을 임금으로 서명하지 않고, 송헌(松軒)이라는 자신의 호 두 글자로 서명을 하였다. 그러나 김약시는 그 집조차 받지 않았고, 집안사람들에게 "나라가 망했는데도 죽지 못하고, 멀리 달아나 숨어 지내지 못하는 것은 조상의 묘역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죽으면 이곳에 장사 지내되 봉분을 만들지도 말고 나무를 심지도 말며, 다만 모나지 않은 바위 두 개를 좌우에 세워 그것으로 표지를 삼으라" 하였다. 김약시의 행적과 부전어동 지명은 성해응(1760~1830) 문집 ‘연경재전집(硏經齋全集)’에 신라와 고려의 유민(遺民)을 소개하는 데에도 수록돼 있다. 김약시의 아들 김췌(金萃)는 세종 8년(1426) 지상원군사(知祥原郡事)가 되었다. 이때 경상도 성주 고을은 벼슬아치들이 세력을 부리고 백성들이 사나워서 관청에서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자 그 고을을 장차 폐기하려 하였다. 옛날에는 인구 숫자보다는 그 고을에 효자 충신이 많느냐 역적이 나왔느냐에 따라 행정구역의 등급이 결정되기도 하였다. 조정에서는 세종 임금의 특명으로 벼슬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그 고을을 맡을 만한 사람을 뽑게 했는데, 김췌가 뽑혔다. 임금이 18세밖에 안 된 그를 보고 걱정을 하니, 생살권(生殺權)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도록 요청하였다. 임금의 허락을 받고 부임한 지 7일 만에 포악한 사람 7명 가량을 죽였다. 이때부터 수령을 두려워하고 한 달이 채 못 되어 진압되었다. 아전들에게는 흙을 구워 만든 도기로 갓끈을 만들어 매도록 하여 머리를 제대로 들지 못하게 하니 관리들이 엎드려 허리를 굽히고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 김췌는 나이 26세에 요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광주시의 문화재 안내문에는 1452년(문종2)에 세상을 뜬 것으로 적혀 있어서 벼슬을 한 시기와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김약시의 후손들은 우리나라에 담배가 들어온 이후로 담배 농사를 지었는데 품질이 뛰어나 ‘금광초(金光草)’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져 다른 지방에서도 금광초라는 이름을 달아 판매하였다. 다른 지방의 담배 중에 우수한 진품은 전북 임실의 상관초(上官草)뿐이었다. 고종임금 때 영의정을 지낸 이유원의 ‘임하필기(林下筆記)’에 금광초의 명성이 기록돼 있다. 김약시와 김췌의 묘소는 신구대학 본관 자리에 있었으나, 1969년 국가적 사업이었던 광주대단지 건설로 광주시 실촌면 삼합리로 이장됐고, 광주시향토문화유산 유형문화유산 제3호로 지정됐다.
학림다방 앞이었다. 다방으로 오르는 계단에서 양희은의 노래가 걸어 내려왔다. 양희은의 노랫소리는 턴테이블에 감긴 LP판 눈금을 따라 천천히 풀어졌다. 다방 앞 횡단보도 역시 불어난 퇴근길 인파로 감겼다가 풀리기를 반복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들이 신문지를 깔고 앉아 술판을 벌였다. 새내기들은 선배들의 기타 반주에 맞춰 김광석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술잔이 부딪칠 때, 대학로의 젊음도 덩달아 참방거렸다. 권이 형은 붐비는 인파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서있었다. 그리곤 불쑥 아무 이름이나 불렀다. 그것도 큰 소리로. “희숙아!” 아무도 돌아보는 이가 없으면 다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이내 또 다른 이름을 불렀다. 역시 큰 소리로. “미경아!” 그렇게 아무나 부르는 여성의 이름에 누군가 뒤돌아보면, 비로소 권이 형..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미국 인텔이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진출을 선언했다. 반도체 제조의 80% 이상이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권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인텔이 반도체 제조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 인텔의 결정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미국의 글로벌 전략과 맞닿아 있어 더욱 그렇다. 지난 2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반도체 등 핵심부품의 공급망을 재정비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반도체의 주도권을 미국이 가져오겠다는 신호다. 그동안 미국은 메모리 등 반도체를 삼성전자, TSMC(대만) 등으로부터 공급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차량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포드, GM 등이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동안 전략적으로 크게 보이지 않았던 반도체에 대해 미국에 새로운 인식을 갖게 했다. 반도체가 자칫 식량이나 원유처럼 확실하게 공급망을 구축하지 않으면 자국의 이익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위기 의식 말이다. 앞으로 개인 PC, 스마트폰에 이어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완전자율주행차 등에 가속이 붙으면 반도체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특히 반도체는 미사일 무기와 우주산업 등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현재 미국은 중국과 전방위로 패권을 놓고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미국은 세계 2차대전 종전과 함께 구축한 ‘브레튼우즈(BW)’, 1995년 WTO 자유무역체제 이후 먹거리의 최정점에 있는 분야에 힘을 집중해 왔다. 그 대표적인 분야가 식량, 원유를 비롯해 국방·항공·우주, 바이오, 영화 산업, 최근들어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이른바 빅테크(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등이다. 이들은 기축통화인 달러, 금융시스템(투자은행 파생상품 등)과 함께 다른 나라나 기업이 쉽게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보다 바로 아래 단계의 기술과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는 핵심 부품·소재(일본 등), 반도체(한국 등)는 미국에겐 상대적으로 전략적 비중이 높지 않았다. 그리고 그보다 아래인 제조·조립(기존 자동차 산업, 철강·조선 등), 하청공장(의류 등) 등은 더욱 그랬다. 그런데 사정이 달라졌다. 미래 IT 세계에서 반도체는 기존의 식량·원유처럼 필수 원료로 격상됐다. 특히 전기차에 들어가는 자동차 반도체가 공급 부족으로 비상이 걸리면서 반도체가 ‘안보’ 영역으로 편입되고 있다. 천재지변이나 전쟁 상황이 발생하면 더욱 그렇다. 이같은 흐름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시절, 중국 통신 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한·일간 반도체 소재 분쟁에서 예견된 바 있다. 그런데 바이든 정부 들어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반도체 민족주의’가 본격 점화되는 모습이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을 통해 반도체 굴기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고 유럽도 마찬가지다. 국제경제의 오랜 패러다임인 ‘비교우위(분업)’는 갈수록 빛을 잃고 있다. 게다가 반도체 강국인 한국은 중국(경제)과 미국(안보) 사이에 놓여 있다. 이제 어떤 부문이 민족주의·안보의 영역에 갇힐지 모른다. 우리의 독점적인 먹거리는 무엇인가.
2년전 참여하고 있는 한 학회에서 어떤 명상관련 인사를 초빙하여 마련한 강의코너가 있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대표는 낭랑한 목소리로 사례를 바탕으로 미국과 영국 등에서 이제 마음챙김명상이 주류문화임을 말하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실리콘벨리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이 마음챙김 명상을 앞다투어 직원들의 근무능력과 사기진작을 위해서 사내프로그램으로 도입하였고 민간 분야를 넘어 미국 공립학교와 군대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하었다. 명상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유발하라리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명상이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를 구원할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 서술이 연상되었다. 어느샌가 그 문화가 우리의 일상으로 성큼 다가왔다. 명상을 언급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많아지고 유튜브 영상들도..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2’가 뜨겁다. 그런데 그 작품성에 대해서는 시청자마다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다. 내용 전개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소재가 너무 자극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우리네 교육이나 정치, 사회 현실의 개연성이 더 떨어지는 경우도 많고, 도스토옙스키 등의 고전에서도 반사회적 소재가 단골로 쓰였으니 그리 문제될 게 없다며 맞불을 놓기도 한다. 설령 누군가 이 작품을 ‘갈 때까지 간’ 드라마로 분류하더라도 먼 훗날 그 평가는 달라질지도 모른다. 드라마든 다른 예술 작품이든 사회적으로 미칠 부정적 파급효과는 경계해야겠지만 어쨌든 드라마는 허구이고, 사회적 평가에는 일정한 ‘시간의 세례’가 필요하며, 시청 여부는 결국 시청자가 결정한다는 의견도 존중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정치, 특히 선거 과정에서도 선거 막판 펼쳐지는 허위사실 공표와 비방으로 드라마처럼 얼룩질 때가 있다. 이 역시 드라마처럼 모두의 주장을 존중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선거는 드라마와는 다르다. 허구가 아닌 현실 그 자체이며, 선거 결과가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아무리 헌법상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아니면 말고’식의 근거 없는 비방·흑색선전은 ‘돈 선거’에 버금가는 중대 선거범죄가 될 수 있다. 유권자는 바쁘다. 잠시 멈춰 서서 선거벽보 하나하나 살펴볼 시간도 부족하다. 그런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선거권 행사에 필요한 정책·공약 정보는 찾기 어렵고, 무분별한 허위사실·비방으로 얼룩지곤 했던 게 지난 선거의 현실이다. 물론 후보자도 네거티브 선거를 원하는 건 아니다. ‘내가 잘해서’가 아닌 ‘남을 못나게 해서’ 당선되면 민주적 정당성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권자는 결국 역선택에 직면했고, ‘누가 덜 못 났나’를 잣대로 투표하기도 했다. 이는 차선(次善)의 선택조차 될 수 없었다. 4·7 보궐선거가 코앞이다. 비방·흑색선전 뉴스가 간혹 올라온다. 하지만 드라마 시청 여부를 시청자가 결정하듯 투표 역시 온전히 우리의 권리다. 후보자 관련 정보를 단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진정성 있고 일 잘할 사람에게 천금 같은 한 표를 행사하자. 후보자의 아름다운 경쟁과 유권자의 지혜로운 선택을 기대한다.
“농민들은 죽어간다. 그들은 이 죽음에 익숙해져 버렸다. 아이들의 죽음, 여성들의 과중한 노동, 특히 노인들의 기아 등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제 농민들이 가난에 시달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대낮처럼 명확해졌다.” 톨스토이의 작품 《부활》에 등장하는 주인공 네흘류도프의 고백이다. 그가 말하는 “가난의 이유”란 무엇일까? “농민들의 유일한 수입원인 토지가 지주들에게 약탈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을 먹여 살릴 토지가 그들의 손에 있는 게 아니라 소유권을 행사하며 농민들의 노동력으로 먹고사는 자들의 손에 있기 때문이었다.” - 가난의 이유 그 자신도 지주이자 귀족인 네흘류도프가 과연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있다. 그는 자신의 토지 소유권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토지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을 농민들의 공공자금..
요사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3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 보다, 지지율을 올리기 매우 힘들어 보인다는 데 있다. 그 이유를 요약해 보면 이렇다. 먼저 시기적인 요인을 들 수 있다. 시기적으로 문 대통령은 레임덕으로 돌입할 때가 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은 레임덕이 없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주장은 인간의 불로장생이 가능하다는 소리와 똑같다. 권력도 인간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쟁취하면 시간이 감에 따라 노쇠해지고 사멸..
본보의 기획시리즈 ‘쌓여가는 쓰레기… 대책 없나’를 보면 경기도내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취재 기자의 표현대로라면 ‘도내 곳곳이 쓰레기 무법지대’가 되고 있다. 실제로 수원시내, 특히 구도심지 곳곳에는 분리수거를 하지 않거나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배출, 수거를 거부당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모습이 발견된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지만 경기도내 쓰레기 배출량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 환경통계현황을 보면 지난 2017년 도내 생활폐기물은 1만1605t, 2018년 1만2406.1t, 2019년 1만3196.9t이었다. 지난 2020년 폐기물 발생량은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상품을 포장했던 플라스틱 등 쓰레기 물량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지난..
신앙은 어느 시대에나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신앙(신념)의 변화이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주정꾼이, 위험하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향해 비웃으면서 횡설수설하는 것처럼, 온갖 물질욕망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은 비참한 운명에서 자신을 구하고자 하는 선각자들을 비웃고 있다. (류시 말로리) 과거 예언자들은 외쳤다. “너희는 신을 잊고 신의 뜻을 실천하는 일에서 벗어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불행이 너희를 덮치지 않았을 것이다. 너희는 신의 뜻을 따르지 않았고 허위와 기만의 세속에 빠져 진리를 외면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자연의 인내력도 한계에 다다랐다.” 이는 아직 세상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은 사람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 자연을 수천 년 전에 발명된 태엽시계 비슷한 고물로 생각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