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4·7 재보선 패배에 따른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분주하다. 최대 관건인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현행 공시가 9억원에서 상향하려 하고 있다. 현재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은 92.1%, 9억원 초과 주택은 3.7%이다. 종부세 기준점은 10여년 전에 만들어졌다. 따라서 불합리한 경우에 대해 부분적인 손질은 필요하다. 그러나 여권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종부세 대상을 상위 1~2%로 제한한다거나, 공시가 인상 속도조절론, 고령자·장기보유자에 대한 세제 완화 등은 부동산 정책 기조를 하나둘씩 허물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위험이 있다. 자산가치가 오르면 그만큼 세수가 이뤄지는 게 조세 정의에 맞는 일이다. 국가 경제규모가 커지면 과세 대상이 늘어나고 규모가 커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과거보다 종부세 대상 비율이 늘었..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히말라야 깊은 산속 가릉빈가 새 청청 수려하다는 그 목청 강화도 보문사 사시예불, 독경하는 젊은 스님의 샘물 같은 목소리가 꼭 그랬지요 그때 나는 대웅전 앞 큰 느티나무 아래 벌렁 드러누워 “아이고 이놈의 절 올라오는 언덕길이 장난 아니네!” 투덜대면서 팔락팔락 나부끼는 잎사귀 사이로 슬쩍슬쩍 엿보이는 흰 구름에게 그 마음을 가만히 내맡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쪽저쪽 처마들이 댕그렁 댕그렁 한 소리 시작하는 거예요 스님도 목탁을 놓고 요령을 흔들기 시작했어요 쨍그렁쨍, 댕그렁댕, 쨍쨍, 댕댕…… 이 소리 저 소리 한가운데서 나무가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지요 이렇게 수선스러운 절집은 처음이었지만 마음은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지요. ▶약력 ▶미네르바(2003년)로 등단 ▶시집 《닥터 존슨》, 《동양하숙》 등 ▶현 강원대 교..
해병대 창설 72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해병대 발전을 제언한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리적 여건 등 상륙 작전을 수행할 부대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해군 초대 총장인 손원일 제독에 의하여 1949년 4월 15일 진해 덕산 비행장에서 창설됐다. 창설한지 불과 1년 만에 6·25전쟁으로 북한군 제6사단은 마산을 거쳐 부산을 점령하려는 북한군을 진동리전투에서 막았으며 전 장병 일계급 특진하였고, 통영 상륙작전에서는 “귀신잡는 해병대”라는 영원한 애칭을 불리고, 인천상륙작전으로 북진의 발판을 마련했고 서울 탈환 작전을 통해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수은을 세웠다. 도솔산 전투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무적해병”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월남전인 1965년 베트남 전쟁..
16세기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에서 출발한 데카르트의 사유하는 인간으로서의 인간 명제로부터 21세기의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하는 욕망충족의 소비형 인간 명제에 이르기까지 이 사이에는 수많은 인간 명제가 존재할 수 있다. 그중 내가 좋아하는 명제는 ‘나는 반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까뮈의 명제와 ‘나는 반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브레히트의 명제이다. 이것이야 말로 인간다움의 정체성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삼 년 전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얘기만 들었을 때는 헛웃음으로 넘겼지만, 영혼을 끌어서라도 아파트와 주식에 매몰하는 ‘영끌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왠지 모르게 명치 끝이 심하게 저렸다. 그런데 부동산 관련 뉴스가 남한 사람들의 모든 대화를 잠식하는 오늘에..
오늘(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해상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하자 1970년 4월 22일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됐다. 환경오염, 기름 유출, 살충제 사용, 산림파괴와 같은 문제들을 방치해 지구의 가열화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UN에서 정한 ‘세계 환경의 날’과는 달리 순수 민간운동으로 시작됐다. UN은 이로부터 2년 후인 1972년에 114개국의 정부 대표가 모여 개최한 국제연합 환경회의에서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정했다. 지구의 날이 제정된 지도 50년이 넘었다. 2015년 12월엔 약 190개국 정상이 파리에 모여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대처하자며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채택했다. 참가국들은 ‘2050 탄소 중립’ ‘탄소 배출 없는 나라’ 등을 선포했다. 그런데도 온실가스는 감소하지 않고 지구 온난화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안타깝게 우리는 여전히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나라는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큰 미국과 유럽연합이라고 하지만 남 탓만을 할 때는 아니다. 전국의 환경과 기후변화 시민단체가 모인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 측의 자료를 보자. 우리나라는 전 세계 10번째 경제 강국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를 차지한다. ‘석탄을 넘어서’ 측은 에너지 다(多)소비 국가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 계획과 이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50% 줄이겠다는 목표가 필요하다”는 이들의 성명서 내용을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내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지역은 경기도다.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지역의 탄소중립, 목표 선언 넘어 실행이 중요!’보고서는 2018년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 특성에서 온실가스 총배출량(소비 기준)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써 전국 17.9%인 약 1억3000여 만 톤을 배출했다고 밝힌다. 경기연구원이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자료(2020년)를 재분석한 결과로써 경기도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서울시(5000여 만 톤)보다 2.6배나 많다.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경기도는 국가 평균 29.7% 보다 높은 50.5%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2013년 이후 감소세를 유지(2018년 폭염에 따른 일시적 증가세 제외)했다고 한다.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등 대기 중의 가스 상태의 물질이다.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하거나 재방출하여 온실효과를 유발한다. 배출된 온실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국제사회는 에너지 절약, 폐기물 재활용, 환경친화적 상품 사용, 신에너지 개발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 특성과 감축 여건, 경기도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가장 높고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은 경기도가 탄소중립을 도정(道政) 주류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 선언을 넘어 실행으로 구체화하자는 조언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 1. 춘래불사춘 지난 주말, 모처럼 바깥나들이 했다. 쥐똥나무꽃이 예쁘게 피어 발갛게 져버린 벚꽃의 아쉬움을 덜어주었고, 연둣빛 신록이 어지간한 꽃무리보다 나았다. 하지만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더러 걷기도 힘들 지경이었고, 기온마저 뚝 떨어져서 제법 추웠다. 옷을 입었다 벗기를 반복해야 했다. 동행이 죄다 춘래불사춘이라 한탄하니, 왕소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조용히 힘을 기르자던 덩샤오핑의 도광양회가 시진핑의 주동작위, 일대일로로 바뀌면서 힘을 뽐내고 있다만, 고래로 중국 한족은 외래 민족과 전쟁만 하면 졌다. 오죽하면 북쪽 사람에게 졌다(敗北)는 말이 관용어로 굳어졌을까. 한나라 원제 시절, 강성한 흉노족과 화친을 맺고자 후궁 중 한 명을 골라 시집을 보내는데, 이때 뽑힌 사람이 왕소군이다. 북방으로 끌려가야 하는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이 일어났다. 유튜버가 직캠 영상을 자신의 채널에 게재했고 이것이 군생활의 추억을 소환해 단숨에 브레이브걸스를음원차트 1위에 올렸다. 이후 jtbc 아는형님, SBS 런닝맨 등 방송무대의 핫한 출연자가 되었다. 디지털 공간에서 소비자가 만들어낸 사회현상이다.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상위에 올라야 음원 차트를 장악하던 과거와 확실히 다른 현상이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지상파TV 못지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지상파 방송이나 신문을 레거시 미디어라 부르는 학자들이 많다. 레거시란 유산,잔재 등 낡았다는 의미를 가진다. 결국 레거시 미디어란 과거의 매체이자 유산이란 말이다. TV와 신문이 헐값에 폄하되고 있다. TV와 신문을 자주보는 나도 레거시가 되어버렸다. 한마디로 철지난 꼰대라는 말이다. 우리에게 까치는 항상 정겹..
“광주는 늘 물 때문에 고통을 받아 왔습니다. 광주시 남종면 수청1리는 광주에서도 가장 외진 곳입니다. 팔당호가 바로 앞에 있는 곳이지만 상수도보호구역으로 개발이 제한돼 정작 수돗물을 쓰지 못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필자가 3년 전 취임사에서 했던 이야기이다. 우리 광주시는 전체 면적의 85%가 각종 공적규제(수도권·팔당유역·개발제한구역·군사시설보호구역)로 반세기 동안 희생만 강요되어 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중첩규제로 인해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께서 경기도 북·동부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3차 이전을 결정했다. 경기도의 공공기관 이전 정책은 그동안 군사시설보호구역, 상수원보호구역 등의 중첩 규제를 받아온 경기 동·북부지역에 대해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3개월이 지나도록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채 온갖 시비에 휘말려 있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권의 ‘검찰 개혁’ 캐치프레이즈의 핵심 성과다. 수십 년간 국가체제 개혁의 최고 어젠다였던 ‘고위 공직자들의 도덕성 제고’라는 막대한 사명을 띤 공수처가 출범부터 삐걱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자칫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완전히 갇히게 되면 정권 말기에 치명타로 작동될 수도 있음을 간과치 말아야 한다. 중립성과 도덕성·수사력에 대한 ‘국민 신뢰’를 하루빨리 확보하여 정상 가동돼야 할 것이다. 공수처는 지난 16일 부장검사 2명을 포함한 검사 13명을 임명했다. 정원 23명 가운데 절반가량만 가까스로 채운 셈이지만 어쨌든 수사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그림에 나오는 13명의 사람이 세상을 바꿨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항간의 우려를 불식하기에는 역부족인 형국이다. 김 처장이 피의자 신분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면담 조사하기 위해 관용차 편의를 제공한 게 들통나 ‘황제 조사’ 논란을 촉발한 것은 참으로 난감한 실수다. 아무리 야권과 기득권 집단의 티 뜯기 상어 놀음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검사와 비서관 채용 논란 역시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제대로 가동되기도 전에 상처투성이가 돼버린 상황은 국가사회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 시점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 역사에서 공수처가 어떤 존재 의미를 품고 있는지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다. 지난 1996년 1월 참여연대가 도입을 주장한 이래 수십 년 동안 입법기관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끈질긴 방해와 저항으로 출범시키지 못한 공수처가 가까스로 닻을 올린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좋은 뜻을 지닌 국가기관이라도 그 씀씀이가 올바르지 못하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는 한탄을 부르기 십상이다. 공수처가 이 난국을 헤쳐나가는 유일한 방책은 국민으로부터 ‘역시 공수처의 수사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 길 하나뿐이다. 그동안 검찰을 비롯한 사정기관이 권력에 휘둘려 못했거나 안 한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 부정을 공명정대하게 파헤치고 나라를 진정 ‘윗물부터 맑은 사회’로 가꾸어낼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수처가 ‘1호 수사’에서부터 티끌만큼의 불공정 시빗거리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여당은 지금 4.7재보선 참패의 충격 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4.7재보선이 남긴 교훈 중에서도 으뜸은 젊은이들을 필두로 이제 우리 국민이 ‘불공정’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로 참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집권 세력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공수처가 삐끗하여 국민에게 완전히 실망을 주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최악의 골칫거리로 떠오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설치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야권이 사사건건 딴죽을 치고, 검찰이 기득권적 관성으로 어깃장을 놓는 일은 온당치 못하다. 어찌 됐건 공수처 설치는 나라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진보적 자산이다. 어렵사리 만들어진 공수처가 올바르게 자리 잡는 일은 오롯이 관계자들의 몫이 됐다. 또다시 실패할 수는 없다.
우리는 1년여 간 코로나 판데믹을 겪으면서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하고 있다. 4차 유행을 우려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의 확대 추세를 감안하면 머지않아 코로나는 종식될 것이다. 코로나가 준 교훈 중의 하나는 코로나와 같은 돌출적 위기(surprise)가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것이고, 그 파장 또한 기존의 인간의 인식 범위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고민해야 할 것은 현재의 코로나 국면 수습도 중요하지만, 코로나 이후의 국제정세를 미리 상상해보고 대비하는 일이다. 인간이 미래를 예측하는 시간적 한계가 5년이라는 통설이 있고, 전문가의 예측조차 틀리는 경우기 비일비재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 길이라도 예측하는 노력은 개인의 삶이나 국가의 미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열어줄 것이다. 적어도 ‘예고된 위기’는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