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지구온난화 탓인지 오랫동안 많은 비로 피해가 속출하고, 소멸됐지만 태풍 장미까지 영향을 미치며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예상되는 태풍은 보통 위도 5도 이상의 열대 해상에서 더운 공기와 찬공기가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런데 이 태풍이 따뜻한 해역을 지나면 대량의 수증기를 빨아들여 위력이 어른처럼 성장하게 돼 많은 피해를 주게된다. 반대로 차가운 바닷물이나 수증기를 흡수할 수 없는 육지에 오르면 힘을 잃는다. 처음 열대 해상에서 발생하는 태풍의 씨앗이 추가로 에너지를 공급받느냐 여부에 따라 태풍의 일생이 결정되는 것이다. 민심도 태풍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백성의 삶이 좋아지고 평안하면 중국 요순시대 한 노인의 행복한 독백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밭 갈아 먹고 우물 파서 마시니, 임금의 힘이 나한테 무..
실로 충격적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거주시설인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에 대한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그동안의 추문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야만의 역사에 희생된 위안부 할머니들이 노후에도 엉뚱한 이들의 잇속 챙기는 앵벌이에 이용만 당하고 있었다니 분노가 절로 치민다. 한동안 세상의 치를 떨게 한 정의기억연대 의혹을 비롯해 이 비정한 부조리는 전수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은 11일 나눔의 집 운영실태에 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나눔의집을 운영해온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88억 원 상당의 관련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돈은 대부분 땅을 사는 데 쓰거나 건물을 짓기 위한 자금으로 쌓아..
2020년의 경제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 IMF 때도 어려웠지만 세계경제가 어두운 지금에도 경제가 어려워지면 사망자도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경제위기 직후 대규모 실직과 소상공인의 부도 등의 사태로 충격을 받은 이들은 스트레스 등으로 병을 새로 얻었거나 악화되기도 한다. 경제위기에 정치 사회적 혼란이 겹쳐있는 현재의 상황에는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오십 대들은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능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의 인재들이 전 직장의 브랜드 가치로 인한 후광효과의 덕을 알지 못하고 무모하게 명예퇴직을 자초하여 냉혹한 현실 앞에서 재취업이나 창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지인 중에 3년 전에 직장을 그만 둔 공무원 출신인 그는 퇴직 후 벌인 사업에 실패하면서..
여러분은 ‘청소년’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호받아야 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으로만 생각하실 겁니다. 맞습니다! 공부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입니다. 그러나 청소년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자신들을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그것들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제가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바로 전국 최초 청소년 관장 선거에 출마하면서입니다. 저는 원래 청소년 수련관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펑범한 청소년이었습니다. 그러나 학생자치회 선배의 권유로 하남시 청소년 수련관 ‘청소년 준비기획단’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청소년 시설이라는 개념조차 모르던 저는 청소년 수련관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배우고 청소년의 권리 참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하남시 청소년 수련관이 완공되고 전국의 다른 수련관과 달리 주 이용대상인 청소년의 의견 반영을 높이기 위해 ‘청소년 관장제’를 채택하여 청소년 관장선거를 실시한다는 소식에 용기 내어 입후보하였습니다. 청소년의 권리와 그를 위한 활동 공간이 필요하다고 평소에 생각해 왔기에 주저 없이 도전하였습니다. 저는 이제 곧 성인이 되지만 그동안 청소년으로 지내며 때론 힘들기도, 또 행복하기도 했던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았기에 청소년의 의견을 잘 듣고 반영시킬 자신이 있었습니다. 저는 청소년 관장선거에 입후보하면서 먼저, 어떤 공약을 제시할지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우선, 스마트 폰과 미디어에 익숙한 우리 청소년들은 생각과 소통 역시 자연스럽게 웹과 SNS을 통해 표현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역 청소년들의 현안을 웹드라마, 웹예능으로 제작하여 공유하고 소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을 첫 번째 공약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지역사회 청소년들의 네트워크 마련을 위해 단짝 선후배 연결 등을 통한 진학·진로 프로그램 등도 대표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물론, 다양한 청소년 교류는 기본이고요. 이러한 저의 공약이 친구들에게 많은 표를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위 공약들을 내세우며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에 온라인으로 선거 유세를 진행했습니다. 유튜브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단시간에 저의 공약을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습니다. 투표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개발한 온라인투표 시스템을 활용하여 우려와 달리 공정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투표 당일, 유권자들이 청소년이다 보니 투표율이 낮지 않을까? 내심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89.23%의 높은 투표율로 제가 청소년 관장에 당선되어 기뻤습니다. 역시, 청소년은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인가 봅니다. 저는 청소년 관장선거에 출마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청소년 문제의 해결과 정책 실현을 위해 첫 마음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전국 최초의 청소년 수련관 청소년관장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게, 저의 공약에 공감하며 소중한 1표를 던진 하남시 청소년들을 위해, 청소년 수련관과 지역 청소년 사이의 역량 있는 메신저가 되어 1표 값을 제대로 돌려주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장마기간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곳곳에 홍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체감하지 못하지만 하천 부근이나 산에 인접하여 살고 있는 산촌이나 해안가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일 것이다. 인명 피해 소식도 들려와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요즘이다. 도로가 물길이 되고, 다리에 닿을 듯 출렁이는 흙물을 TV로 보고 있으니 1972년의 여름이 생각났다. 그 해는 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한 해 앞두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내리던 비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웃 동네와 우리 동네를 가로질러 흐르는 개천에서는 물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동네의 친구, 형들과 어울려 물 구경을 하러 둑방 위로 올라갔다. 평소에는 작은 물길이었던 개천에는 생전 처음 보는 흙탕물이 폭포처럼 흘렀고 이웃 동네와 우리 동네를 연결하는..
지긋지긋한 코로나19와 함께 장마가 50여일이나 계속되고 있다. 지금 남·북한 할 것 없이 한반도 전체가 먹구름에 덮여 있다. 삼복중에 한줌의 햇살이 이렇게 그리워지는 건 처음이다. 수해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7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대상지역은 경기도 안성, 강원도 철원, 충북 충주·제천·음성군, 충남 천안·아산 등 7곳이다. 각 지역에서도 재난지역 선포 건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도 신속히 피해 조사를 실시해, '특별재난지역'을 추가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장기간 폭우까지 미증유(未曾有)의 재난이 겹치고 있는 지금 국민들은 불안하고 우울하다. 그런데 이 와중에서도 아름다운 사람들의 향기로운 이야..
중국 헌법 제9조와 10조는 토지의 국가 소유를 명시하고 있다. 9조는 “광산, 하천, 삼림, 야산, 초원, 황무지, 갯벌 등 자연자원은 모두 국가 소유다”라고 못 박고 있다. 이어지는 10조 역시 “도시의 토지는 국가 소유다”라고 적시하고, “어떤 조직이나 개인이 침범하거나 매매, 어떤 방식으로든 전매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중국에서는 ‘국가 소유’ 토지 위에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아파트와 초고층 빌딩, 특급호텔들이 우후죽순처럼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인 중 그 누구도 중국 헌법의 ‘토지공개념’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사람들은 사용기한이 만료되더라도 개인이 수십 년간 살던 아파트를 정부가 회수해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편적으로 ‘토지공개념’이란 토지의 개인적 소유권은 인정하..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설 50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극초음속 무기는 음속(마하) 5이상의 속도를 가진 것으로 현재의 방어 시스템으로는 요격이 어려워 차세대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린다. 미군의 대표적인 순항(크루즈)미사일인 토마호크는 마하1 이하라 요격할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경우는 마하 20 이상의 속도를 갖고 있지만 비행궤적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어 방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극초음속 무기는 지구반대편이라도 1시간 안팎에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속도가 빠른데다 고도와 방향이 불규칙해 요격이 그만큼 어렵다. 서로를 회복불능의 상태로 파괴하는 대규모 핵전쟁이 아닌 한 미래의 전쟁은 속도와 정밀도를 가진 극초음속..
지금 우리 한국과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질병관리 본부의 권고에 따라 정부는 소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매일 발표한다. 이 바이러스는 기도를 통해 기관지와 폐에 달라붙어 호흡곤란을 일으켜 열이 나면서 심한 통증을 가져온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과 코를 막아 원천적으로 출입구를 막아야 하며,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손을 30초 이상 깨끗이 씻어야 한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가 음성이지만 언제 변형되어 비말로 전파될지 모르기 때문에 소모임이나 외식도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 사회는 급속하게 단절 상태가 되어 서로 만날 수 없으니 비대면 사회로 변하고 있다. 나라와 나라 사이, 도시와 도시 사이, 이웃의 왕래가 막혀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지고 있다. 오직..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시상작의 표절시비에 관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올해 1월 양영희 감독이 자신이 연출한 일본 NHK 다큐멘터리 ‘흔들리는 마음’(1996)의 9분40초를 홍형숙 감독의 ‘본명선언’(1998)에서 무단 도용했다는 문제제기를 한지 6개월 만이다. 지난 7월 24일 부산영화제 공식 SNS 계정에 올라온 입장문은 크게 네 가지 내용이다. 1998년 당시 ‘본명선언’이 부산영화제 운파상을 수상할 당시의 경과와 홍형숙 감독의 윤리적 책임에 대한 인정, 수상 철회 여부, 양영희 감독에 대한 사과, 그리고 지난 2월 7일 열린 비교상영회(주최 김명화 양영희)에서 홍형숙 감독의 동의 없이 ‘본명선언’을 제공한 것에 대한 사과 등이다. ‘본명선언’ 논란은 지난 1998년, 부산영화제의 기록영화 부문인 운파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재일교포 다큐멘타리 감독 양영희가 ‘본명선언’은 주제가 자신이 만든 ‘흔들리는 마음’과 유사하며, 장면 중 일부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등의 문제제기를 하면서 불거진 문제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용을 넘어 ‘표절’ 문제로 번졌다. 두 작품을 살펴 본 모 언론사에서도 ‘표절’로 결론짓고, 영화제 측의 시상 철회와 재발방지를 위한 다짐을 요구했다. 그러나 영화제 측은 오히려 ‘표절’을 부정하며 논란을 잠재우기에 급급했다. 영화제 측의 편을 들어줄 평론가나 교수들을 앞세워 ‘주제는 비슷하지만 표절은 아니다’라는 여론을 만들었다. 이 일을 주도한 인물은 이용관 부집행위원장(당시)이었다. 이 문제가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매듭을 짓지 못한 것은 양영희 감독의 신분이 조총련계라 출입국이 제한되어 한국에 들어올 수 없었던 탓에 자료를 입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올해 1월, 양영희 감독이 다시 문제제기를 하면서 비교상영회까지 열었다. 세월이 흐른 탓인지 양영희 감독의 입장에 동조하는 영화인들도 나왔다. 일부 영화인 중에서는 양 감독의 예전 주장을 외면한 것에 대한 반성과 양심선언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부산영화제 측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아쉬운 것은, 영화제 측이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사태를 규명하기보다는 마지못해 끌려가고 있는 듯 한 인상을 주는 부분이다. 양영희 감독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홍형숙 감독도 배려하는 듯 하기 때문이다. 선정을 철회하지 않은 채 명확한 결론은 미루었다. 성격은 다르지만 ‘택시운전사’도 비슷하다. 5.18 광주사태를 처음 보도한 독일기자 위르겐 핀츠히터를 태우고 현지에 잠입한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일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는 전국적으로 1천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붐을 일으켰다. 정치에 대해선 도무지 관심이 없던 택시운전사가 현장을 목격하면서 새롭게 자각한다는 구성은 관객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 영화가 개봉될 때까지만 해도 김사복의 존재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저 직업이 택시운전사이며 독일 기자를 태우고 현지에 잠입했다는 이야기만 떠돌 정도였다. 때문에 영화의 구성은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각색되었다. 중학생 딸을 키우고 있었다거나 광주 험지까지 가게되는 중요한 이유를 제공하는 월세 사정 같은 것이다. 반전이 생겼다. 김사복의 존재가 드러난 것이다. 그의 아들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김사복씨는 1986년에 사망했으며, 직업도 일반 택시기사가 아니라 호텔에 소속된 ‘택시사업자’였다. 외국어도 영어, 일본어에 능통했고, 민주화 인사들과도 광주에 가기 이전부터 교분이 있었다. 영화속 김사복과 실존인물 김사복은 여러 가지로 다른 모습이다. 사실에 기초했다던 영화 구성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영화사 측이나 감독의 해명, 사과가 한마디 없다. 관객들은 영화가 보여주는 대로 보기만 하면 그만인가? 아니면 말고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