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사랑 /문복희 태초에 문을 열고 내가 찾은 배꼽구멍 샤갈의 마을처럼 하얀 꽃이 피어난다 달팽이 소우주 사랑? 눈을 감고 기다린다 뿌리 깊은 탄생의 씨 거룩한 평화의 방 볼 수 없는 바닥까지 길도 없이 내려간다 영혼의 거대한 감옥 깊은 울음 채워간다 어머니와 내가 한 몸이었던 것을 기억하는 배꼽. 우주창조의 빅뱅이 일어난 핵(核)처럼 누구에게나 있는 자기역사의 중심이 배꼽이 아니던가. 내 생명의 시원(始原)이었던 엄마의 흔적. 돌이켜 보면 원래 배꼽도 없는 존재처럼 근원을 잊고 살아왔다. 세상을 한 바퀴 돈 듯 지친 생애의 어느 오후 문득 아들의 배꼽에서 나를 본다. 달팽이처럼 시간을 감싸고 있는 어머니를 본다. 탄생과 이별이 공존하는 평화의 방을 본다. 떨어져 있으면서도 단 한번도 떨어져 살아서는 안 되는 사랑의 감옥에서 내 영혼의 울음이 들렸다. 시인은 왜 배꼽을 사랑하는지, 왜 우주를 배꼽에게서 찾아야 하는지 진리를 노래하고 있다. 인사도 못하고 떠나보낸 어머니처럼 나를 만드신 원초적 사랑을 떠나보낼 뻔한 나에게 배꼽사랑은 존재에 대하여 시간에 대하여 지워지지 않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윤환 시인 - 문복희 시조선집 ‘싸리꽃’
오랫동안 내려온 중소기업의 하청문제는 많은 문제를 야기시킨다. 대기업에서 수주한 공사를 부분적으로 중소기업에 하청을 주며 관리감독은 소홀히 한다. 사고의 발생방지를 위한 사전점검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중소기업계가 원청과 하청업체간의 공정거래 계약과 상생 관행이 정착될 때에 사고방지를 강화할 수 있다. 최근 지하철 정비 공사현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고로 하청업체 직원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청업체의 공사비절약을 위한 관리 소홀이 빚은 결과다. 근본적 원인은 원청과 하청업체간 만연한 갑을관계와 불공정관행의 후유증 때문이다. 최근 중소기업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사이의 갑을 논란으로 정부가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과중한 업무와 미흡한 안전관리로 중소기업 근로자는 위험에 시달린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4년 발표한 산재 위험직종 실태조사 보고서는 건설플랜드 업종에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일하는 이유가 바빠서와 원청업체 상급자눈치 때문으로 나타났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의 강화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원청·하청업체간 상생과 동반성장의 필요성을 환기시킬 수 있도록 법제정이 시급하다. 법규
현충일인 6일 수원화성의 동쪽문인 창룡문 안 잔디밭에선 조선시대 대표적인 최정예 무사집단인 장용영 무인들이 익혔던 무예인 무예24기 시연이 열렸다. 특히 이날 공연은 마상무예단인 선기대의 공연이 하이라이트였다. 무예24기는 칼, 창, 월도, 권법, 진법 등 지상무예18기와 마상무예6기가 합쳐진 최고의 군사무예다. 개인을 지키는 무예가 아니라 나라와 백성을 지키는 호국무예였다. 그래서 매년 6월6일 현충일에 특별 공연을 한다. 이번 공연에는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답게 평년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들이 몰렸다. 성벽 언덕부터 창룡문루까지 빈틈없이 들어찬 관객들은 난생 처음 보는 전통무예의 화려함과 웅장함, 그리고 때때로 보이는 비장함에 숨을 죽이다가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쳤다. 목이 쉬도록 환호했다. 염태영 시장도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단원들을 격려했다. 무예24기는 확실히 수원, 아니 대한민국의 보물이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공연이 끝나고 포토타임이 되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공연장으로 몰려나와 무사들과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이 또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요즘 전주 한옥마을엔 엄청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주로 젊은이들인데 인근 먹
‘섬마을 선생님’은 1967년 개봉된 영화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엄마 손을 잡고 보러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50~60대 중·장년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법한 영화다. 감독이 누구인지 관심이 없을 때였지만 영화를 만든 김기덕 감독을 대학에 입학하고 교수로 만났던 인연도 있다. 지금은 76세 할머니가 된 가수 이미자씨가 부른 노래는 10살인 나도 흥얼흥얼 따라부를 정도였다. 영화의 배경은 남해안의 어느 섬마을 학교지만 인천 앞바다 대이작도의 자월초등학교 계남분교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월남전에서 돌아온 의대생 명식은 휴학을 하고 섬마을로 내려가 학생들을 가르친다. 전사한 후임 권상병의 유언에 따라 섬마을 사람들을 계몽하고 진료해준다. 그러나 가르치고 치료하는 일보다 문화와 단절된 섬 사람들의 편견과 무지, 오해의 벽을 넘어서는 게 더 힘들었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처럼 농촌계몽운동과 거기서 오는 대립과 갈등을 그리며 당시 시대상(時代相)을 반영했던 영화다. 이후 섬마을 선생님을 주제로 한 드라마와 영화도 몇 편 있어 인기를 끌었다. 섬마을과 선생님이라는 제목만 보더라도 그 자체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Q: 사업장가입자가 사업자등록을 할 경우 국민연금은 어떻게 되나요? A: 종업원을 고용하지 않는 경우엔 기존 사업장가입자로 납부하는 금액만 납부한다. 종업원을 고용하는 경우 두 곳의 소득의 합이 421만 원을 기준으로 달라진다.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가 따로 사업자등록(개인사업)을 내고 그 해당 사업장에서 근로자 1인 이상을 고용하는 경우에는 둘 이상 적용 사업장가입자로 각각의 사업장에서 보험료를 납부하게 되며, 만약 사업자등록만 내고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원래의 사업장에서만 보험료를 납부하면 됩니다. 즉, 국민연금은 사업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가 중복될 때 사업장가입자가 우선입니다. 따라서 사업자등록을 낸 분이 1인 이상의 종업원을 두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업장의 가입자라면, 지역가입자로 추가 가입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1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이라면 2곳의 사업장에서 사업장가입자로 가입이 되고 각각 연금보험료를 납부하게 됩니다.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제공
나무의 방식 /박완호 나뭇잎은 나무의 고통이다. 나무는 뿌리에서 길어 올린 눈물의 유전자를 가지마다 매달린 익명의 이파리들에게 은밀히 주사한다. 실핏줄 속을 흐르는 붉은피톨들, 하지만 쉽사리 들키지 않게, 고통의 무늬는 뒷면에 양각으로 맺힌다. 나뭇잎은, 저려오는 아픔을 참아가며 여름 내내 써내려간 문장들. 가을이면 나무는, 더는 참지 못하고 나뭇잎을 붙잡았던 손을 놓아버리지만, 온 산이 핏빛으로 물드는 순간에도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는다. -시집 ‘너무 많은 당신’ 고통이 변주되지 않는다면 우리들 눈물의 유전자를 어떻게 갈아엎을 수 있을까? 고통을 무엇인가에 의탁하지 않는다면 이미 각인된 그 무늬의 흔적을 어떻게 지울 수 있을까? 시인은 나무의 방식으로 자신을 감내하는 것이다. 뿌리에서 길어 올린 눈물은 실존적 고통의 표상이다. 푸른 나뭇잎에서 보아내는 붉은피톨은 처절한 삶의 자기응시이다. 저려오는 아픔을 참으며 여름내 쓴 문장이란 그가 몸으로 낳은 시편일 터, 그래서 그는 아픔을 응축하고 버무려 따뜻한 시선의 활엽수들을 시의 숲 가득 가꾼 것이다. 그러니 시인이여, 가을이 와서 바람이 나뭇잎의 멱을 따도, 핏빛 조락이 팽배해도 나무의
무더운 여름철에 간혹 복통과 설사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식중독이나 장염의 증상일 수도 있겠지만 단순한 기능성 설사인 경우도 흔한 일입이다. 기능성 설사란 특별한 기질적 이상 즉 식중독 또는 장내의 세균감염 등에 의해 장점막이 손상되는 장염과 상관없이 일과성으로 설사가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기능성 설사는 과식, 너무 맵거나 기름진 음식과 ‘너무 차가운 물이나 차가운 과일’ 즉 수박, 참외 등에 의해서 흔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평소 위나 장의 기능이 약한 경우에 흔히 발생하며 이러한 성향의 사람에게 우리는 흔히 “속이 차다” “속이 냉하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경우는 차가운 물이나 과일 등을 식후 즉 공복이 아닐 때 소량 드시는 것이 기능성 설사를 예방하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기능성 설사에 노출되는 성향의 사람에게서 또한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이란 위염이나 궤양 등의 특별한 원인질환이 없이 복부팽만감, 통증 등이 반복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대부분 스트레스나 음식의 양이나 종류와 관련이 많습니다. 소화불량은 섭취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사고로 인한 어린이의 희생이 근절되고 있지 않다. 어린이 등·하굣길에서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 이를 줄여보고자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음에도 그 효과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은 차량통행으로 인한 어린이 안전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초등학교, 특수학교 및 어린이집의 출입문을 중심으로 반경 300m 이내에 지정한 구역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지방자치단체장은 어린이 통행의 안전을 위해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하고 노상주차장을 폐지하는 등 사후관리를 하여야 한다. 또한 이 구역에서 자동차는 시속 30㎞ 이내로 주행하여야 한다.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주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동차사고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운전자는 어린이의 보행이 많은 곳에서는 특별히 조심을 하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다. 2015년 10월 현재 경기도 어린이 보호구역은 초등학교 1천213곳, 유치원 1천568곳, 특수학교 25곳, 보육시설 576곳, 학원 5곳 등 3천387개가 지정되어 있다. 보육시설과 학원은 학생수가 100인 이상일 경우 지정하도록 되어 있어 학교나 유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정비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경기연
오늘 국회가 열린다. 제20대 첫 국회다. 어제까지만 해도 열릴지, 안 열릴지조차 안갯속이었다. 열린다 해도 원(院) 구성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여야 3당 간 그동안 숱하게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접근은커녕 전반기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등 밥그릇싸움에만 몰두했다. 이번 국회 역시 결국은 법정 기한을 넘겼다. 한심하다.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던 불과 한달여 전의 약속을 또 헌신짝처럼 던져버리고 말았다. 이들을 어찌해야 하는지 국민들도 이제 지쳤다. ‘양치기 소년’보다도 더 거짓말쟁이들이다. 대한민국의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이 스스로 법을 어기는 모순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연한 이들이다. 5월31일 제20대 국회의 임기가 개시돼 5월분 세비도 고스란히 챙겼을 그들이다. 국회 임기 개시 이후 7일 이내에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하도록 한 규정은 14대 국회 때인 지난 1994년 6월 국회법 개정을 통해 처음 도입됐다. 그러나 국회는 그 이후 단 한 차례도 이를 준수한 적이 없다. 국회의장을 어느 당에서 할 것인가, 의장을 뺏기면 운영위. 법사위원장은 꼭 우리 당에서 해야 된다느니 하면서 두달 가까이 허송세월했다. 게다가 지리멸렬된 자기네들의 당 추스르기에
정부의 지방재정제도개편안에 대한 도내 6개 도시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 지역에는 곳곳에 이 안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있고 반대 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이 지역민들의 반대 시위가 벌어진데 이어 지방의원과 시장들의 1인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제도개편 입법예고가 오는 10일로 예상됨에 따라 11일엔 광화문에서 6개 지역 시민 수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어 전운마저 감돈다. 해당 도시의 시장과 공무원뿐 아니라 시의원, 심지어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등 종교 단체 지도자가 참여한 경기도종교인평화회의까지 ‘지방재정 형평성과 건전성을 위장한 정부의 ‘지방재정계획 추진방안’을 즉각 철회하라 촉구했다. 이들 6개 도시의 입장은 정부의 지방재정계획 추진방안이 ‘지역 세금을 정부 마음대로 주무르겠다는 발상’이라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각 지자체를 죽이겠다는 것이므로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지난 2일자 본란에서도 지적했지만 해당 6개 지자체뿐만이 아니다. 이 개편안의 수혜자가 될 수도 있는 지자체들도 반대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