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다. 또한 부패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틀 전 식탁 위에 밥 한 그릇 올려놓고 강원도 여행을 다녀와 보니 꽃이 하얗게 피어있다. 푸릇하고 흰 꽃이 빈 집을 지키겠다는 각오라도 한 듯 지구처럼 부풀어 있다. 습도도 높고 기온도 높다보니 먹을거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할 때이다. 도마며 행주 등 주변 환경을 청결히 하고 가족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이런 날씨엔 보리쌀 듬성듬성 섞인 밥에 새콤하게 익은 열무김치 듬뿍 넣고 고추장 한 숟가락에 들기름 조금 얹어 쓱쓱 비벼먹으면 일품이다. 식감이 좋아 눅눅해진 몸과 마음이 생기를 되찾는 느낌이 든다. 보리밥 생각을 하니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장맛비가 연일 내리던 날 보리밥 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보리밥에 칼국수를 시켜 놓고 있는데 누군가 와서 아는 척을 한다. 초면인 듯 구면인 사람이다. 미처 알아보지 못하니 본인 소개를 한다. 언젠가 우리 매장에서 피아노를 구입한 소비자다. 먼저 알아보지 못한 미안함과 아는 척 해주는 고마움이 함께 했다. 자기가 그동안 많이 아파서 못 알아봤을 거라며 민망함을 덜어주었다. 그 분도 일행이 있었고 나도 일행이 있으니 간단히 인사를 하고 각자 식사를 했다. 그 분이 먼저
1996년 3회 개인전을 수원과 서울에서 마치며, 오랜 꿈을 갖기 시작했다. 수원에서 국제미술계로 직접 가는 그림길을 만드는 것이다. 그후 일본부터 시작하여 세계각국의 전시를 참여 하던 중 2014년 35년동안 뉴욕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100회 전시회를 기획한 옴즈아트갤러리 천세련 디렉터로부터 초청 전시가 왔다. 마침 수원화성미술제를 보러 행궁재에 오신 염태영 수원시장님께 수원미술의 뉴욕 진출의 중요성을 최선을 다해 설명하여 지원을 구두로 허락을 받았다. 2015년 1월, Passion of Korea란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한국섬유예술을 개인전 주제로 삼았다. 출발하기 전날 도착한 20개의 액자는 내가 원한 두께보다 커서 포장을 하니 엄청난 크기가 되었다. 처음으로 동행자 없이 책임감을 느끼며, 홀로 뉴욕행 비행기를 타면서부터 에피소드는 시작되었다. 뉴욕뉴왁 공항에서 엄청난 크기의 짐을, 나의 아트작품인 아크릴박스라고 해명과 더불어 따로 검사까지 받으며 나왔다. 늦은밤 공항에서 천세련 선생님을 만나 뉴저지 유리공장을 개조한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작가라면 혼자서 지내야 한다며 내일 아침 10시에 보자라는 인사말과 함께 나를 건물속에 놓고…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은 역사 문헌에도 잘 나와 있다. 삼국사기에는 779년 경주지방에 발생한 지진으로 100여 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이 있으며, 고려사에도 1311년 왕궁이 무너지고 땅이 수 척(尺)이나 갈라졌다고 적혀 있다. 또 왕조실록에 기록된 조선의 지진은 1533건이나 된다. 시기는 15∼18세기에 집중되어 있다. 1565년 9월부터 1566년 1월까지 평안도에선 100여 차례나 지진이 잇달아 발생했다는 내용도 있으며, 1643년 울산 근처에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진 기록도 있다. 이 같은 사실로 보아 예부터 한반도 전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사회가 큰 혼란에 휩싸였다는 사실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지진이 무서운 것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 예측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예측 중 가장 어려운 게 지진이란 말도 있다. 수십억 년에 걸쳐 형성된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한순간에 변화를 일으켜 분출되는 것을 꼭 집어내는 게 불가능에 가까워서다. 일부 학자는 지진 예측분야를 지진학에서 아예 제외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측가능성이 너무 낮아 학문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까
냉면 /김천영 문 앞에 걸어 논 냉면이라는 글자가 바람에 하얗게 흩날리던 곳 첫 월급 타 설레며 냉면을 먹던 곳 눈이 수북이 쌓인 달밤을 걸어 그대와 그 집에서 처음 냉면을 먹던 날, 왜 울면서 뛰쳐나갔는지 이제야 그 마음 알 것 같습니다 이렇게 늦게 - 시화 / 경기 민예총 시화전 / 2016년 6월 마르셀 프르스트에게 홍차에 적신 마들렌이 있다면 시인에겐 추억의 냉면이 있나보다.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에 사무치는 음식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때 그 장소에서 함께, 혹은 무슨 이유로 혼자서 쓸쓸히 먹은 음식의 맛엔 그 때의 감정이 내재해 있다. 음식 특유의 맛 속에 어떤 질감으로 남아 그 음식을 대할 때마다 곱씹히는 경우가 많다. 눈이 수북이 쌓인 달밤을 걸어 처음 그대와 냉면을 먹던 날 왜 울면서 뛰쳐나갔는지 이제서, 이렇게 늦게서야 그 마음 알 것 같다는 시인의 말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 때의 정황을 순식간에 펼쳐 놓는 냉면 한 그릇의 힘이 새삼 크게 느껴진다. /최기순 시인
한국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그 징후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일 울산 해역에서 관측 이래 5번째로 강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4년 4월1일에도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보다 강한 지진도 있었다. 1978년 기상대 관측이 시작된 이후 남한에서 관측된 가장 큰 지진은 1978년 9월 16일 충북 속리산 부근과, 2004년 5월 29일 경북 울진 동쪽 약 80㎞ 해역에서 발생했던 규모 5.2 강도였다. 역사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지진은 자주 언급된다. 779년 3월에는 지진으로 가옥이 무너지고 사망자가 100여명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땅이 갈라지고 성벽이 무너지는가 하면, 마른 하천에서 흙탕물이 솟구쳐 오르는 진도 6.5도 정도의 지진이 한반도 전역에서 빈번히 일어났다. 지진은 지금도 이 땅과 바다에서 진행 중이다. 일본이나 네팔, 에콰도르, 터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이전 건축된 민간건축물의 경우 내진설계가 거의 안 된 상태여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규모 7.0이상
결혼과 더불어 자녀양육 때문에 직장을 퇴직하는 경향이 많다. 현실은 경제구조가 맞벌이를 하여야 생활해갈 수 있게 되어간다. 이제 여성도 평생직업의 개념을 갖게 꾸준하게 일하여야 할 때이다. 과거에는 결혼과 더불어 직장을 사임하였다. 지금은 평생을 돈을 벌어야 되는 세상이다. 과거처럼 평생직장은 사라지고 변화하는 사회에 따라 일생동안 3~4번은 직장을 바꿔야 된다. 변동하는 사회를 인식하여 사전의 철저한 준비가 절실한 때이다. 여성들도 자신의 역량에 적합한 일터를 찾아야한다. 수만 가지의 직종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 노력하고 준비하여야 할 때이다. 자신의 재능과 역량에 합당한 일터에서 근무할 때에 성과도 오르고 보람과 만족을 찾을 수 있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는 올 상반기 경력단절여성 취업역량 강화 교육생이 18만189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만4천605명에 비해 9만5천584명인 13%가 늘어난 것이다. 온·오프라인 564개 전문교육 과정 가운데 온라인 과정 수강생이 17만9천972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과정 가운데는 온라인교육 꿈 날개에 도교육청과 함께 신설한
환자분들이나 알고 지내던 어르신들께서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에 하나가 있다. “허리 한번 손대면 더 망가져서 계속 수술해야 된다면서?”라는 질문이다. 척추 전문의로서 무작정 환자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척추수술의 비밀이 여기에 있다. 척추 중 특히 요추는 허리의 굽힘과 펴는 동작의 대부분을 담당하게 되는데 흔히 하부요추인 요추 4~5번 및 요추 5번~천추 1번에서 그 역할이 더욱 크다. 움직임이 많은 구조물은 인체뿐만 아니라 기계에서도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특히 요추 4~5번 부근에서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협착증 또는 전위증이 발생하기 쉽다. 그로 인해 ‘유합술’이라는 척추체간 디스크 제거와 함께 골이식 및 나사못을 통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게 된다. 이러한 수술의 원리는 수술을 통해 문제가 되는 퇴행성 구조물(디스크 및 후관절)을 완전히 제거하고 눌리고 있는 신경을 풀어주는 것인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정성을 잡아주기 위해 이전에 있던 디스크 사이에 박스모양의 지지대를 넣어주고 뒷쪽에 나사못으로 연결하여 통뼈로 만들고 움직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수술 후 눌리고 있는 신경은 풀리고, 퇴행성 변화로…
미켈란젤로와 쿠르베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전혀 다른 시대에 살았고, 전혀 다른 동기와 방식으로 작업했던 두 거장의 삶은 예술과 권력의 관계의 극단적인 예를 보여준다. 미켈란젤로는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로부터 시스티나 성당의 천작 벽화를 완성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누워서 그림을 그려야 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게 보였을 뿐더러, 그 넓은 천장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던 미켈란젤로는 자신은 화가가 아니고 조각가라는 말까지 하면서 처음에는 고사를 했었다. 그러나 율리우스 2세의 뜻은 완강했고 교황의 권위가 막강했던 시절이었다. 갖은 협박에 못 이겨 미켈란젤로는 하는 수 없이 천장화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그림을 구상하는 와중에도 도저히 작품을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도망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켈란젤로는 4년의 고된 작업을 감수했고 ‘천지창조’라는 위대한 작품을 완성했다. 아무리 교황의 권력이 막강했다 하더라도 그는 최고의 실력자였고 사랑받는 장인이었기 때문에 간혹 성질을 부릴 수 있었다. 벽화가 모두 완성되기까지 성당에 출입하지 않겠노라는 약속을 깨고 작업 중 교황이 방문하자 붓을 꺾
독일은 현재 국가브랜드 순위 1위다. 하지만 독일이 처음부터 상위권에 속한 나라는 아니었다. 2차 대전 후 전범국으로 낙인찍혀 국가 이미지는 유럽 내 최하위였다. 그런 독일이 1950년대 초반, ‘저먼 엔지니어링’이라는 슬로건으로 제품 우수성을 각인시키고 여기에 ‘라인강의 기적’ 스토리를 더해 국가 이미지를 재생산해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가브랜드 조사에서 당당히 세계 1위에 올라섰다. 2009년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지난 2014년, 미국을 제치고 6년 만에 재등극,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생산국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국가브랜드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나라마다 독일과 같이 슬로건을 내걸고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지난 1999년부터 ‘100% 퓨어(pure) 뉴질랜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집중 홍보 중이다. 티 한 점 없이 맑은 자연환경을 부각시킨 슬로건은 농·축산물의 신뢰로 이어져 외국인 관광객이 50%, 와인 수출량은 7배 이상 늘었다. 태국의 ‘어메이징(Amazing) 타일랜드’, 말레이시아의 ‘트룰리(Truly) 아시아’도 관광 측면에서 성과를 거둔 슬로건들이다.
양초 /프랑시스 퐁주 밤은 때때로 이상한 나무를 되살아나게 해 그 나무의 빛이 어두움으로 가득 찬 방들을 분해한다. 그 나무의 금잎은 새까만 육각에 의해 흰 대리석 기둥의 파인 곳에 태연히 붙어 있다. 초라한 나비들은 숲을 흐리게 비추는 높이 뜬 달보다는 이것을 선호하여 공략한다. 그러나 그 싸움에서 이내 불에 타고 지쳐 모두가 혼미에 가까운 광란 상태에서 전율한다. 그렇지만 양초는 첫 연기의 치솟음으로 책 위에 빛의 반짝임을 통해 독자에게 용기를 주고 - 이윽고 받침대로 기울어져 자신의 자양분 속으로 녹아내린다. - 프랑시스 퐁주 시집 ‘일요일 또는 예술가’ /솔출판사 남포 불이나 호롱불, 등잔불 밑에서 책을 읽던 세대들이 사라져가는 요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새로운 초가 다양하게 유통되고 있다. 그 옛날 촛불 아래에서는 일렁이는 그림자가 있고, 그림자 일렁일 때마다 풀벌레 소리가 꿈과 상상 가득한 세계로 우리를 데려가곤 했다. 횟대에 걸쳐놓은 옷가지가 그림자 따라 살아나 춤을 추기도 하고, 소쩍새 부엉이 울음이 창호지에 스며들면 촛불 아래에서는 낮에 잠자고 있던 신비한 그림자들이 몰려와 속삭인다. 촛불 아래에서는 저절로 깊은 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