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아이와 이웃집 아이의 성적이 1·2위를 다툰다고 하자. 다만 이웃집에서는 학교 공부만으로 만족하는데 비해 우리는 매일 다섯 시간씩 별도로 더 시켜야 한다면 우리 아이 성적이 결코 자랑스러운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이 꼭 그 모양이다. 세계 여러 나라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우리나라는 늘 성적이 좋긴 하다. 최근에도 수위를 차지했고 일본이 2위, 핀란드가 3위였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핀란드나 일본은 그 성적이 사교육과 무관하거나 사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오히려 점수가 떨어졌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하루에 5시간씩 공부를 더 했을 뿐만 아니라 사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점수가 높았다. 일본이나 핀란드는 특수한 경우 외에는 사교육을 하지도 않지만 학교 수업이 성적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반해 우리는 민망하게도 학교 수업은 그 성적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러한 경향이 앞으로 관련 분야에 반영된다면 그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직접적인 영향 분석은 이미 나와 있다. PISA가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3년마다 수학·언어·과학 분야
‘불 속에 구워내도 얼음같이 하얀 살결/ 티 하나 내려와도 그대로 흠이 지다/ 흙 속에 잃은 그 날은 이리 순박하도다.’ 백자를 시의 주제로 삼아 백자가 지닌 단아한 아름다움을 예찬하기로 유명한 시조시인 김상옥의 연시조 ‘백자부(白磁賦)’중 일부다. 조선 백자는 고려청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전통 자기다. 그 중에서도 넉넉한 보름달 같다고 해서 흔히 ‘달 항아리’라 일컬어지는 백자대호(白磁大壺)는 특히 그렇다. 물론 비색의 고려청자 또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지만 순백과 절제의 미라는 또 다른 한국의 멋를 표현하고 있어 나라 안팎 가치의 평가가 매우 높다. 달 항아리는 관요(官窯)에서 만든 백자 대호 중 대체로 높이 40㎝ 이상인 대형 원호(圓壺)를 말한다. 어깨, 그리고 윗부분이 둥글고 넓으면서 허리 쪽으로 길게 내려오는 입호(立壺)와 달리, 우윳빛의 풍만한 모습이 보름달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달 항아리는 티 없이 맑고 순결성이 돋보여 빛깔이 백자중 으뜸으로 친다. 조선백자 고유의 순백(純白)이 완성된 15∼16세기 설백색(雪白色) 자기가, 임진왜란 후 최고 품질의 백토를 구하기 어려워져 순도가 떨어진 회백색 자기
노을 /구석본 누군가가 그어놓은 점선에 갇혀 쇳물처럼 안으로만 안으로만 끓어오르던 그리움이 한 생이 다하여 저무는 순간, 점선 바깥으로 왈칵 쏟아져 구천九天으로 흘러가고 있다. 둥둥, 한 사람이 붉은 그리움 속으로 천천히 떠내려가고 있다. - 구석본 시집 ‘추억론’에서 사랑도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먹은 대로 되는 사랑이라면 그 아름다움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무엇인가의 강력한 견제와 통제가 있는 사랑이 더 절절하고 뜨겁다. 더욱이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면 그 사랑의 감정은 절정을 이룰 수 있다. 사랑하다가 사랑하다가 이루지 못한 사랑은 생이 다하는 순간 황홀한 불길로 활짝 타오르다가 마침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사랑이 그렇고, 생명 또한 그렇다. /장종권 시인
수원화성은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콘텐츠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본보는 그동안 수원화성 관광 진흥방안에 누구보다 깊은 관심을 갖고 심층 보도를 해왔다. 특히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앞두고 지난해부터 집중 보도를 통해 방향을 제시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며 때론 질타했다. 특히 수원 화성 안팎이 관광특구로 지정돼야 한다는 기사와 사설을 잇따라 보도했고 결국 올해 1월18일 관광특구로 지정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수원화성 성곽을 중심으로 하는 팔달산~장안공원과 연무대~팔달문 시장 일대 1.83㎢가 지정된 것이다. 관광특구로 지정됨으로써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원화성 방문의 해엔 참 많은 행사와 사업들이 벌어진다. 그중엔 수원화성문화제와 수원연극축제 같은 연례행사도 있지만 올해는 같은 행사일지라도 더 내실 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 이를테면 올해 10월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는 사상 처음 서울 창덕궁에서 출발해 한강을 건넌 뒤 수원 화성행궁에 이르는 구간에서 이틀간 옛 모습 그대로 재연한다. 지난 달에는 ‘서울-수원 간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을 위해 경기도청, 안양시청, 의왕시청, 경기지방경찰청
성적위주의인 학생교육의 구조적문제를 해결해 가야한다. 학생 개개인의 잠재역량을 개발해 가도록 자율과 선택이 존중되는 교육이 절실하다. 새벽부터 심야까지 획일적인 학습교육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교육기관과 교육자의 혁신적인 노력이 이루어질 때 가능해진다. 제도적 모순과 문제개선을 위한 교육자의식이 전환돼야 한다. 교육행정책임자의 사고전환도 절실하다. 20일에 전국 교육감들이 모여 세월호 참사 2년을 맞아 수원에서 열린 새로운 교육 전환을 위한 선포식을 가졌다. 학부모와 유가족 등 600여명이 참석하였다. 오랫동안 답습되어온 학교교육의 개선이 절실한 때이어서 의미가 있다. 일시적인 일회용 모임은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대안을 모색해가는 일이 우선이다. 교육감들은 입시와 경쟁의 교육에서 벗어나 공동체로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다짐했다. 이를 위해서 공공성과 민주성을 기반으로 실현될 수 있는 교육시스템구축도 논의하였다. 교육을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 시스템으로 만들며 질적인 발전방안을 연구하고 정책추진을 논의가 이뤄졌다. 공동선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육현장의 반성과 성찰을 충실히 담고 있어야한다. 새로운 희망을…
숨 /김 륭 내 안에 들어와 살 수 없는 당신은 자꾸 이상한 음악을 만들어 오고 흑단나무 바이올린도 될 수 없소 나는 당신의 선율이 아니라 전율 오래된 간장게장 속을 걸어 나온 꽃게처럼 당신의 음악은 내 뱃속까지 쳐들어 와 밥을 지어먹고 잠을 자는 것인데 언제쯤일까? 내 몸을 내가 올라탈 수 있는 그 날은, 꼭 아팠으면 좋겠다. 당신이 만들어 온 이상한 음악이나 들으면서 참 좋은 시 제목이다. 그리고 시가 좋다. 보이지 않는 숨이 생명을 이끌어 가듯이 보이지 않는 숨이 이렇게 좋은 시를 만들어내었다. 숨은 생명의 씨줄과 날줄이고 들숨과 날숨이 있지만 숨 하고 발음하면 날숨으로 발음이 된다. 인간은 육체적으로 숨을 거부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들이마시기 위해 날숨을 하고 그 다음에 들숨을 한다. 그러므로 날숨과 들숨의 리듬으로 사람은 살아간다. 어제는 아이들과 국민체조를 하는데 숨쉬기를 빼먹기에 그러면 숨쉬기를 하지 말까 하니 웃음바다가 되었다. 숨을 음악으로 자신을 숨에게 뺏기고 살기에 건재하다. 숨이란 시를 읽다가 나란 무수한 숨쉬기가 첩첩 쌓여 살아가고 내 존재가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우리나라 젊은 시인의 선두주자로 좋은 시를 보여주며 진주라 천리 길이라
어렴풋이 첫 세상의 기억은 소리였다. 짐작컨대 당시 여의도 비행장에서 개최되었던 군악대 퍼레이드였던 것 같다.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군악대의 선율은 무척이나 감미로웠다. 그 영향이 분명한 듯, 그 후 음악을 듣는 것을 유독 좋아했고 지금까지 음악과 관련된 공연 콘텐츠의 기획을 했으니까 참으로 어릴 때 그 기억의 영향은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 같다. 그런 첫 기억 때문인지 어린이와 관련된 공연 및 축제 행사를 기획할 때는 그들이 자라서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고려했다. 그것을 ‘어린이가 자라나는 문화 예술 그리고, 축제’로 정의했다. 특히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시절인 어린이에게 예술교육은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또 다른 어릴 때 기억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 가끔 의문이 든 것은 몸이 아픈데 그것을 스스로가 조절할 수 없으며, 의사의 처방을 받고 그냥 완치될 때까지 기다려야한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선택할 수 없는 조건에서 태어나서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 즉,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없고 세상은 자신의 의지를 초월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
수원 KT 위즈파크 야구장의 먹거리 명물은 진미통닭과 보영만두다. 팔달구 매향동 일대 통닭거리와 장안구 장안문 주변에 각각 위치한 이들 가게는 평소에도 외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설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덕분에 유명 프랜차이즈들을 제치고 구장 내 판매점을 확보했고 관중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기메뉴로 자리 잡았다. 특히 통닭의 경우 미리 닭을 튀기지 않고 주문을 받고 바로 튀기는 방식이라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따뜻하고 바삭한 치킨의 맛을 즐길 수 있어 그야말로 인기가 폭발적이다. 한화의 홈구장에 가면 ‘야신 고로케’가 최고의 인기 간식이다. ‘야채가 신선한 고로케’라는 뜻에서 ‘야’와 ‘신’을 따와 만든 이름이지만 한화 김성근 감독의 별명과도 상통해 홈 관중들은 물론 원정 응원단들까지 필수로 챙기는 단골 메뉴가 됐다. 이밖에 NC의 홈 마산구장에는 에이스 이재학의 이름을 딴 일명 ‘이재학주스’가, 잠실구장에는 ‘삼겹살 도시락’이, 기아 홈구장엔 호두과자인 ‘타이거즈 볼’이 인기 먹거리다. 이렇듯 10개 구단의 구장에선 다양한 이색 메뉴들을 만날 수 있다. 야구 마니아들에겐 경기를 보는 것뿐 아니라 각 구장의 먹거리를 찾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한다. 취업을 통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우선이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각 곳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국민들의 깊은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35년 전에 장애인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으나 아직도 국민관심과 지원이 미미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에는 165만 명의 장애인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루어져야한다. 특히 교육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차별이 근절되어야 한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장애인의 권익 향상과 자립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420 장애인차별철폐 인천공동 투쟁단을 설립하였다. 이들은 어제 장애인차별 철폐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였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이 차별받고 있는 절박한 현실을 동정과 시혜의 문제로 바라보는 인식의 개선이 절실하다. 인천시의 장애인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하였다. 이날 투쟁단은 장애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과제로 탈 시설·자립생활 보장,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확대, 발달 장애인 지원체계 수립,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평생교육 보장, 장애인 주거권 보장 등 6대 요구안을 발표하였다. 인천시에 적극적인 해결도 촉구
본보 20일자 2면 ‘도, 공공기관 통폐합 보고회 무산’ 제하의 기사를 보면서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텅 빈 보고회장 사진을 보니 화가 난다. 경기도는 공공기관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관련 추진 사항을 경기도의회에 브리핑하는 보고회가 도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나 할 것 없이 공무원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도 별도의 기관을 만들어 선거를 도와준 측근들의 일자리를 늘리는 일이 많다. 소위 ‘위인설관(爲人設官)’이다. 국회나 지방의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시민을 대신해서 이런 일을 감시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경기도의회는 본연의 업무를 외면했다. 19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경기도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용역 과제 보고회’는 도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 중단됐다. 새누리 방성환(성남5)·고오환(고양6)·박재순(수원3)·김정영(의정부1) 의원과 더민주 양근서(안산6)·송한준(안산1)·송영만(오산1)·장현국(수원7)·김보라(비례)·최종환(파주1)·진용복(비례) 의원 등 11명만 참석했다. 이들의 이름을 여기에 기록하는 것은 경기도 유권자들이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는 공공기관 통·폐합 대상인 12개 기관을 맡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