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사회부 차장으로 근무할 때 얘기다. 아침에 출근하니 문화부의 후배기자가 전날 정보석이 회사에 왔었다고 했다. 내 자리에 있던 사진을 보고 놀라며 “준구 형 안양예고 선생님 하고 있지 않나요?” 그래서 신문사로 옮겨 근무한 지가 꽤 됐다고 했단다. 절친한 후배였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서로 바쁘다 보니 10년 이상을 연락 없이 지냈던 터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그렇게 연락이 닿게 돼 요즘은 가끔 만나기도 한다. 정보석은 당시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반도일보 권순범기자’의 역을 맡았다. 신문사 장면을 경인일보에서 촬영했던 것이다. 한국이 낳은 천재 물리학자 이용후는 노벨상의 명예와 보장된 부귀영화를 버리고 조국으로 돌아왔다. 핵을 개발하는 도중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는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까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이해하기 어려운 죽음을 당하게 된다. 두 사람의 죽음으로 묻혀버린 비밀의 유산과 그것을 찾으려는 미국의 음모가 시작된다. 10여년 후, 한 기자가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끈질긴 추적을 한다. 300만부가 팔려 당시 베스트셀러가 됐으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 1월29일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결정하였다.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 잔액을 3종류로 구분하여 +0.1%, 0%, -0.1%의 금리를 각각 설정하여 운용하기로 한 것이다. 즉 시중은행이 일정금액 이상을 중앙은행에 예치할 경우 예치금액에 대한 이자를 받는게 아니라 오히려 보관료를 부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위원 9명중 5명이 찬성하고 4명이 반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많은 논란과 고민 끝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유럽 중앙은행과 스웨덴, 스위스, 덴마크 등 일부 선진국 중앙은행에서 경기진작과 자국통화가치의 유지 등을 위하여 이미 수년전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 선례가 있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인접하여 있고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고 있는 국가인 만큼 그 정책효과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중앙은행은 중앙은행이 관리 가능한 기준금리의 변경을 통해 물가가 목표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는 통화정책을 수행한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변경은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수요에 영향을 미치며 수요의 변화는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금리의 파급경로는 길고 복잡하며 경제상황
초봄 /이학성 말을 채 익히기도 전인 아이가 턱을 괴고 한참을 앉았다가 입을 열었다지요 어머니, 어머니 이리로 와보세요 햇볕이 요 꽃잎 속으로 들어가려고 해요 그래서 노랑꽃들이 스르르 입을 활짝 열었어요! 봄이 지나가려면 아직 먼 옛집 마당 - 이학성 시집 ‘고요를 잃을 수 없어’ / 하늘연못 말을 채 익히기도 전인 아이는 인생의 초봄이리라. 초봄이 바라보는 생生이란 햇볕이 꽃잎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시점이리라. 아이를 닮은 노랑꽃들은 햇빛을 받아내기 위해 스르르 입을 열어주고……. 꽃 속에서 햇빛과 뒹군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더러는 꽃을 기억할 테고 더러는 햇빛의 존재조차 잊어버렸을 테지. 이 시의 화자는 여전히 그 봄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옛집 마당의 아름다운 봄이 다 지나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기어이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다. 어른이 되어 만지작거리는 그리운 시절이다. /이미산 시인
2월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다. 4·13 총선 전 열린 마지막 국회다. 그동안 19대 국회는 ‘식물국회 무능국회 필요없는 국회’ 등 오명을 자처했기 때문에 이번 만큼은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19대 임기에서는 이제 더 이상 열릴지 않는 이번 국회는 막중한 책임감과 비장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당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과 노동개혁 관련 4개 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여야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법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번에도 여야가 민생은 제쳐놓고 오로지 정쟁과 정파적 이익을 우선해 별 소득없이 끝낸다면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수준 낮은 국회로 기록될 것이다. 설 연휴 기간동안 지역 민심을 접해본 국회의원들이라면 이제 정신차릴 때도 됐다. 선거구 획정(선거법)은 법정 시한을 이미 3개월 이상 넘겨 올해부터 현행 선거구가 무효가 된 상태다.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은 지역구도 모르고 상대 후보도 모른다. 전쟁터가 어딘지, 적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싸우는 군인들의 모습과 같다. 이러다가는 유권자들의 혹독한 심판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정치 안보 경제 등 3중고의 위기를 정치권이…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당하고 있는 이들은 물론 입주업체 대표와 임직원들이다. 뿐만 아니라 입주업체와 거래하는 업체와 하청업체도 피해를 입고 있다. 죄 없는 북한 측 근로자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개성공단에는 모두 123곳의 업체가 입주해있다. 이 가운데 경기도내에 본사를 둔 기업은 38개다. 여기에 근무하는 직원만 해도 1천580여명이나 된다. 개성공단 폐쇄조치가 조만간 풀리지 않으면 이들 기업주들은 엄청난 빚더미를 안게 되고 임직원들도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정부와 경기도 등이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정부는 입주기업의 토지이용권, 공장건물, 기계, 원료 등의 피해 보상은 없이 기존 대출이나 보증 상환 유예 및 만기 연장 등을 해주기로 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100억원 규모의 특별경영안전자금 지원 대책이 있지만 낮은 이자로 빚을 내 해결할 것을 권유하는 하책일 뿐이다. 그마저도 정부의 지원책과 중복된다. 피해를 도가 직접 나서 보전하고자 해도 법률적·행정적 근거가 없다고 한다. 남북관계의 악화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또 있다. 파주 통일촌 주민들까지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본보
남산한옥마을에 이어 오늘은 북촌한옥마을로 여행을 떠나보자. ‘북촌’은, 말 그대로 북쪽에 있는 마을을 일컫는다. 서울의 청계천을 기점으로 그 북쪽에 있는 지역이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는 곳으로, 궁궐에 출근하기 좋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예부터 고관대작을 비롯한 조선시대의 관리들이 살았던 곳이다. 한마디로 ‘조선시대의 강남’이었던 셈이다. 지금은 고관대작들이 살았던 대저택들은 흔적이 대부분 사라졌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북촌도 변화를 겪었고 지금은 대저택이 아닌 집장사들이 분양했던 작은 한옥들이 들어서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촌은 성냥갑 같은 아파트와 차별화되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이며, 과거의 역사를 바탕으로 근대를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다. 북촌 사람들의 이야기와 발자취를 따라 함께 떠나보자. 북촌여행은 북촌문화센터에서 시작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북촌의 역사와 가치를 알 수 있는 전시관과 주민 사랑방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북촌문화센터가 들어선 한옥은 궁궐을 지었던 목수가 창덕궁의 연경당을 본 따 지었다.
지난해, 우주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귀환한 ‘키로보’라는 로봇이 기자회견을 했다. 회견 중 우주에서 본 지구는 어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키 34㎝, 몸무게 1㎏의 이 로봇은 거침없이 소감을 말했다. “지구는 청색으로 빛나고 있었죠.” 키로보는 일본이 만든 로봇으로 2013년 8월 로켓을 타고 국제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뒤 우주비행사의 말동무 역할을 했다. 고립된 우주비행사에게 정서적 지원을 할 수 있는지 실험한 것인데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다. 요즘 하루에도 몇 건씩 로봇·인공지능 관련 뉴스들이 넘쳐난다. 활용 범위가 이미 인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광범위해지고 있어서다. 산업현장의 위험한 정밀·반복 작업은 로봇으로 대체된 지 오래다. 가사를 돕는 로봇은 이미 상용화됐고 기타 분야에서는 로봇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일부 월가 증권사에선 주식투자도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 언론계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AP통신이 최근 기업실적 기사를 인간이 아닌 로봇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생각하고 판단하는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바둑황제 이세돌과의 대결 이외에 국내에서 개발한 아담이라는 로봇이 올해 중 ‘장학퀴즈’에 출연하
사시 /김경선 과녁은 언제나 삐딱했다 흔들리는 세상 점점 기울어지는 저들, 과녁이 내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때까지 각도가 조율 될 때까지 쏠리는 현상에 대해 집중한다 흔들의자 위의 눈동자처럼 빗나간 촉처럼 집중하지 못한다 명치 어디쯤에 언치 듯 박혀 삐뚤어진, 나의 기울기의 연혁은 태초이전이었다 중심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 쏠린 적이 있는가 삐뚤어진 나를 위하여 드디어! 내가 쏜 화살이 내 눈에 와 박혔다 처음부터 모든 과녁은 나였다 난 아직도 흩어진 세상을 교정하는 중이다 내 폐부 안으로 끌고 와 모든 적은 내부에 있다. 세상은 너와 나의 갈등을 부추기는 각축장이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저울처럼 나를 흔들어 한쪽으로 쏠리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과녁은 언제나 삐딱하다. 정확하게 맞춰야 할 시선은 늘 맞지 않으며 점점 흔들리는 세상이며 점점 기울어지는 저들이다. 그리하여 화자는 과녁이 내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때까지 각도가 조율될 때까지 쏠리는 현상과 흔들의자 위의 눈동자처럼 집중하지 못하는 것과 삐뚤어진 나를 위한 중심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렇게 두 눈을 모아 심혈을 기울인 시간과 직면한 후에야 깨닫게 되는 그 모든 일의 원인,
일생 모은 돈과 재산을 원하는 대로 쓰고, 세상을 떠날 때 잔여재산에 대해 상속세 내고 나머지를 자녀에게 균분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법인세 22%, 소득세 38%에 비교해 최고세율이 50%인 상속세는 큰 부담이므로 법 테두리 내에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사전증여를 하여 상속세를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한다. 첫째, 상속 10년 이상 전에 상속인에게 사전증여를 하면 고율의 상속세를 피해나갈 수 있다. 상속세율 50%에 해당하는 고액자산가가 자녀에게 5억원을 증여하면 20%의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하지만 증여가 상속 전 10년 이내에 이루어졌다면 상속재산에 포함되므로 50%의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둘째, 고령인 경우에는 기대여명을 고려하여 자녀 등 상속인이 아닌 손자·손녀·사위·며느리에게 사전에 증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상속인에게는 상속 전 10년이내 사전증여 재산이 상속재산에 포함되나, 상속인이 아닌 손자·손녀·사위·며느리 등의 경우에는 상속 전 5년 이내 사전증여 재산만 상속재산에 포함된다. 셋째
남북 간의 긴장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제 남북 간의 어떤 비상 통신도 작동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남북관계의 기본이 됐던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의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의 폐쇄라는 마지막 카드를 써버렸다. 그래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우리의 대응책이란, 이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남북 간의 대치 국면이 총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남북 간의 상황을 두고 야당은 북풍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를 앞두고 북풍 전략에 따라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무리 대통령도 정치인이고, 그래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하더라도,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엄청난 일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사용했을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이종걸 원내대표의 이런 주장은 개성공단 폐쇄의 정치적 무